그렇다. 나는 외국인과 결혼했다. 그것도 (파란눈은 아니지만) 하얀 피부를 가진, 인종으로는 백인 코카서스 남성과 결혼을 했다.

요즘에는 국제결혼도 많고, 세상이 많이 변했고, 뭐뭐 하지만, 여전히 나는 소위 '노멀'한 여자는 못된다. 어머니는 내가 외국인과 사귄다는 것을 안 이후에, 비록 서른 다섯이 넘은 처녀인 딸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결혼을 하라고 하거나, 요즘 연애는 하느냐고 묻거나, 하지 않으셨다.

내가 외국인과 사귄다고 하면, 친구들은 외국인과 사귀면 '문화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질문을 '언어 차이는 어떻게 극복하느냐'보다 먼저 했다.

그만큼, 외국인과 사귄다는 것은, 이 사회에서, 가족 사이에서 그리 달갑게 받아들일 일은 못되었나보다.

때로, 광화문을 함께 걸을 때 뒤에서 '쯧쯧'하는 어르신의 목소리도 곧잘 듣곤 했다. 근현대사를 통틀어 외국인과 사귀는 여자는 그리 좋은 행실을 가진 여자는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외국인과 결혼했다. 

운이 좋았다. 서른 일곱이라는 한국 나이가 되자마자 결혼을 했으니, 부모님은 나의 연애사에 더이상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운이 좋았다. 2013년이라는 해는 생각보다 많은 외국 선생님을 대한 사람들로 하여금 적어도 소위 '양공주'라는 나쁜 단어로 나를 부르게 하지 않았다. 운이 좋았다. 삶이 조금 단조로워지기 시작한 30대 후반의 나의 친구들은 내 삶을 신선한 활력으로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리고 오해를 좀 풀자면

나는 외국인과 결혼한 것이 아니라, 나를 잘 이해해주고, 나를 가장 잘 토닥여줄 수 있는 그런 남자를 만나서 결혼했다.

그리고 외국인, 하면 떠올리는 브래드 피트나 조지 클루니처럼 잘생긴 남자랑 결혼한 것도 아니다.

내 남편은 190 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머리 숱도 많이 없다(아니 거의 없다고 봐야 할까).

솔직히 말하면

이제 내 나이 서른 일곱. 결혼이나 연애를 핑크빛으로 생각할 나이도 지났고, 사람들의 눈에 들기 위한 소위 '조건들'을 따지지 않는다. 조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서른일곱이 되도록 혼자 살면서 만들게 된 나만의 규칙을 거스르지 않을 사람을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문화차이? 그렇다, 느낀다. 그런게 있기는 있다.

그런데 그 문화차이가 우리를 멀어지게 하기 보다는 더욱 즐겁게 한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들이 된다.

그런 작은 이야기들을, 여기서 해볼까 한다.


솔직히 나는 문화차이보다, 언어차이, 키차이를 더 많이 느끼지만. :)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