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한국도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분위기는 물씬하겠지만, 이곳처럼 들떠있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주말에는 유니온 스퀘어에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돌다가 사람들 사이에서  미아가 될 뻔 했다. 온갖 종류의 재미있는 물건들이 가득해서 남편도 친구도 잃어버린채 모자도 써보고, 가격도 물어보고 목걸이도 걸어보다가.



그 와중에도  결정적으로 감동받은 것이 있었으니.



마켓 한 가운데서 공짜로 시를 지어주는 한 청년을 발견했던 것. 갑자기 <비포 선라이즈>에서 젊었던 미국인 에단 호크와 프랑스인 줄리델피가 한 독일 시인에게 영어로 된 시를 구입하던 그 장면이 문득 떠올라서 더 로맨틱하게 느껴지기까지. 앞에 있는 아가씨는 이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는데, 타자기를 앞에 두고 독수리 타법으로 고민하고 있는 이 젊은 시인이 참 인상적이었다. 


할로윈데이가 다가오기 전부터 크리스마스 램프들이 도시에 이미 설치되기 시작했고, 할로윈의 축제가 끝나자마자 도시 구석구석 이 겨울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무엇보다 한국의 명동을 생각나게 하는 5th Ave.의 숍들은 각자 자신의 브랜드를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로 증명하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관광객이건 뉴요커건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 화려한 분위기에 또 다시 발길을 멈추고 휴대폰과 카메라를 들이민다. 덕분에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는 무렵이면 차로만큼이나 적지않은 보도 정체가 일어나곤한다.



5th Ave 한가운데 매달려있는 아름다운 눈꽃송이.



건너편 티파니에서 아침을 하는 것보다, 불가리에서 저녁을 하는 건 어떨까?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백화점 디스플레이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매 디스플레이마다 새로운 아트와 디자인의 영역을 보여주는 Bergdorf Goodman 을 빼놓고 지나가면 섭섭하다. 뉴욕에 처음 왔을 때는 거의 어마무시한 펑크 이상의 대담한 펑크 스타일 디스플레이로 내 혼을 쏙 빼놓았던 이 백화점은 정말 고급 백화점인 탓에, 다소 수수하게 옷을 입고 들어가기 민망한 그런 곳이다.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아 이 백화점이 내세운 건 'Holidays on Ice'시리즈 . 크리스마스 뿐만 아니라, 독립기념일, 할로윈데이, 발렌타인데이 등을 겨울 시즌 동화속 분위기로 예쁘게 담아냈다.







▲사진이 뒤집힌게 아니라, 뒤집혀 있어요.


▲발렌타인데이

▲미국독립기념일

▲할로윈데이


▲그리고 이렇게 어마어마한 오트쿠튀르 의상들을 막.


그러나 나는 고작 이렇게 집에 작은 트리로 만족하고 있는 중.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