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위스콘신의 작은 도시  Westbend출신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은 인천에서 보냈지만) 서울에서 자란 나는, 언제나 '촌놈'이라고 그를 놀려댔다. 그는 자신이 시카고에 처음 갔을 때 받았던 대도시에 대한 문화충격을 곧잘 이야기하곤 했는데, 나는 미국의 소도시가 가진 풍경은 어떤건지 항상 궁금했었다. 우리는 미국 하면 뉴욕, 샌프란시스코, LA같은 큰 도시들만 떠올리니까. 그 거대한 대륙이 가진 서로 다른 성격들을 결코 알리가 없다. 가끔 미국 영화를 보면 등장하는 서로 다른 기운들, 마치 이 주와 저 주는 다른 나라인 것 처럼 사람들의 성격도, 스타일도 다 달랐으니 궁금한 것은 당연했다. 

나는 중학교 때까지 인천에서 살았기 때문에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주인공들이 고속도로를 타고 인천->서울로 넘어갈 때의 그 기분을 잘 안다. 심지어 그 시절에는 아주 유명한 영화가 아니면, 인천에서 개봉을 하지 않는 영화들도 꽤 많았으니 우리는 서울에 비해 문화적으로 많이 굶주려 있기도 했다.




위스콘신에 도착한 나는, 이 광활한 평원과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하늘과 예쁜 구름, 이런 것에 감격했다. 넓은 잔디 정원을 가진 집들이 나란히 위치한 그런 동네. 하루 종일 밖에 앉아 있으면, 강아지 데리고 산책하는 이웃 주민 열명을 겨우 만날 수 있는 그런 조용한 동네. 1~2시간 (결코 막히지 않는 교통사정) 달려 옆 도시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그런 곳. 

자동차에 앉아 드라이브 스루 맥도날드와 KFC에서 점심을 사오고, 멕시칸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는 그런 풍경. (1주일만에 2킬로가 붙은 것은 다 이 때문이다.)심지어 스타벅스까지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는 그런...



무한히 펼쳐지는 광활한 평원을 몇시간째 달리고 있다니!

시카고에서 돌아오던 어느 날 밤, 나는 노루 한 가족(총 네 마리)가 우리 자동차 앞 고속도로로 뛰어들어와 기겁을 했다. 다행히 사고는 피했는데, 노루 한 가족이라니.

미친듯 도망치는 노루의 엉덩이를 바라보며, 아, 진짜 여긴 청정지역이구나!

그럼에도 남편은 한국 여행을 했을때 곳곳에 산이 보이는 한국의 지형이 아름답다고 연신 외쳤다는데, 역시 사람의 마음이란 언제나 갖지 못한 것을 바라는 법인가 보다.



<한시간 정도를 달려 도착한 친구네 집 근처 다운타운...인데 길 위에 사람은 우리들 뿐>





<파란 하늘... 자외선 차단 지수 높은 로션은 필수다>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