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오늘은 미국의 콜럼버스 데이, 대부분의 회사가 하루 쉬는, 그런 휴일이다. 한국은 이미 15일이 되었겠지만 이곳 동부는 아직 14일인 관계로, 2013년 10월 14일은 콜럼버스 기념일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짐작하는대로 이 날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인데, 이 때 이곳 미국에서는 이 기념일을 전후해서 쇼핑세일을 많이 실시하는 편이다.


뭐, 우리들이 알고 있는 콜럼버스에 대한 내용은 대략 이렇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 더 많은 것을 알고자 하는 인간의 지적 욕망을 결국 실현한 그런 사람. 저 지구 끝으로 가면 벼랑에 떨어져 죽는 것이 아니라 둥글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일정부분 증명해낸 그런 탐험가(물론 그 거리 조절을 잘못해서 아메리카가 인도인줄 알았지만). 이미 5백여년전에 죽은 그 남자가 진정으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그러한 도전정신 자체를 인정할 수는 있겠다. 



예전에 세비아에 여행했을 때 찍은, 세비야 성당 안에 있던, 콜럼버스의 관. 이 안에 유해가 아주 조금 있다고 하는데. 뭐 이건 믿을까 말까한 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인들의 콜럼버스 데이에 대한 생각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아니, 콜럼버스라는 사람이 대변하는 도전, 탐험의 이야기가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다. 유럽 제국주의적 침략의 대표적인 인물이, 아메리카 대륙의 영웅이 된다는 것에 대해 하워드 진과 같은 역사학자는 이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현재 많은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콜럼버스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에 불만을 가지고 끊임없이 콜럼버스 데이가 다가오면 이 축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하워드 진은 그 유명한 저서, <민중의 역사>에서 미국 대륙의 콜럼버스 시절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책이 너무 길다면 <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 역사>를 추천) 콜럼버스는 처음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해서 아라와크족가 마주친다. 그리고 이런 일지를 남긴다.

"그들은 우리에게 앵무새, 솜뭉치, 창 등 여러가지 물건을 가지고 와서 유리구슬이나 방울과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바꾸었다. 그들은 체격이 좋고 용모가 수려한 건장한 사람들이었다. 무기를 알지 못하는 비무장 상태인 그들에게 칼을 보여주자 그게 뭔지도 몰랐던 그들은 칼날을 쥐다가 다치기까지 했다. 철을 사용하지 않았던 그들은 등나무로 창을 만들었다. 그들은 좋은 노예가 될 것이었다. 우리는 50명의 병사만으로 그들을 정복하여 마음대로 부릴 수 있었다."


황금을 찾아 아메리카 대륙을 찾아왔던 콜럼버스는 그들에게 우호적으로 대한 인디언들에게 칼을 겨누고, 그들을 노예로 만들었으며, 그들의 문화를 파괴했다. 항해를 지원해준 왕과 여왕에게 황금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만 했지만 찾지 못한 콜럼버스는 그 빈 배 위에 대신 노예를 가득 채웠다. 대부분은 배 위에서 감금 중에 죽었다. 그는 이렇게 기록했다.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모든 잘 팔릴 노예들을 계속해서 공급해주자"


하워드 진의 책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에서 그의 인터뷰록 중에 이런 말도 있다.

" 콜럼버스에 대해 글을 쓰거나 강연을 할 경우, 그가 대양을 가로질러 미지의 바다라는 위험에 몸을 던지는 비범한 일을 했다는 사실을 숨기거나 빼먹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중략).. 하버드의 역사학자 새뮤얼 엘리엇 모리슨이 자신의 콜럼버스 전기에서 실제로 행한 방식은 이렇습니다. 콜럼버스는 대량학살을 저지르긴 했지만 불가사의한 뱃사람이었다, 그는 서반구에서 이 섬들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비범하고도 특별한 일을 했다, 이렇지요. 여기서 뭘 강조하고 있습니까? 그는 대량학살을 저지르긴 했지만... 훌륭한 뱃사람이었다. 저라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그는 훌륭한 뱃사람이었지만, 사람들을 극도로 끔찍하고 잔인하게 다뤘다. 이렇게요. 이런식으로 똑같은 사실을 갖고 서로 다른 두가지 방식으로 말하는 거지요.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우리는 자기의 편견을 보여주는 겁니다. 저는 우리의 편견을 역사에 대한 인도적 관점이라는 방향으로 두는 게 좋다고 믿습니다. "

실제로 미국에서는 90년대 <민중의 역사>가 나온 후 대규모의 시위가 있었고, 신대륙 발견 500주년 기념일에는 항의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역사책 속에서, 심지어 우리의 역사책에서조차 콜럼버스는 영웅으로 기록되고 있고,  21세기의 젊은 세대들은 SNS등을 통해 이 상황을 시니컬하게 비판하고 있다.



친구 중 한명이 페이스북에 올린 누군가의 트윗 멘션(아마도 미국의 코미디언 인듯)


"내 생각에 ,콜럼버스 기념일 세일이라는 의미는, 그냥 내가 가게로 들어와서 뭐든 내가 원하는 걸 집어가라는 뜻인거 같은데"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