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화려한 뉴욕 거리 외출






끔 우리는 별것도 아닌 아주 사소한 것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곤 한다. 뭣하러 굳이 그러한 소소한 논쟁을 벌이느냐 나는 피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람들 간의 그 작은 차이가 결국 우리 각 개인의 성격, 취향, 취미 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니 그러한 논쟁을 구경하거나 참여하는 것은 일상의 소소한 재미가 된기도 한다. 스스로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음식을 싫어하는지 남에게 뭐 그리 중요한 사건이라고 우리는 자신만의 특제 라면 비법을 이야기하고 듣느라 시간을 보내는 걸까. 세상살이란 때로는 그렇게 가볍고 쉽고 별것 아닌 것인지도 모른다.


몇 년 전, 모 TV프로그램에 한 배우가 나와서 '고작' 찐 감자를 소금에 찍어 먹느냐 설탕에 찍어먹느냐를 두고 한참을 이야기 했는데, 생각해보니 난 한 번도 감자를 설탕에 찍어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 날 감자를 삶아서 설탕에 찍어 먹어보니 그게 또 색다른 맛인 것이다. 이렇게 어울릴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였다. '고작' 찐 감자에 설탕이냐, 소금이냐 하는 건데.

고등학교 때, '웬디스(Wendy's)'가 광화문에 크게 있었을 때는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을 찾아가서 프렌치 프라이 위에 올려주는 녹은 치즈에 열광했다. 어느 패스트푸드점에서나 파는 프렌치 프라이였는데, 케첩 대신 치즈를 녹여 올려주었다.  그 치즈 드레싱이 나에겐 맛의 혁명과도 같았다.  그 뿐인가 미국패밀리레스토랑이 오픈했을 때 먹었던 '웨지감자'와 '베이크 감자' 거기에 샤워크림을 사뿐히 올려주었을 때 느꼈던 놀라움.


'고작' 뉴욕 길거리 카트에서 파는 감자 하나 소개하자고 인생의 가벼움, 충격 어쩌고 저쩌고 오버하는 것 같지만(오버지만), 사실 우리에게 먹는 즐거움만큼이나 일상적이고 (또한 모순적으로) 놀라운 것도 많지 않다. 날씨 얘기하는 것만큼 대화의 좋은 소재이기도 하고!

따뜻하면 제일 좋겠지만, 차가워진다고 해도 먹기 어렵지 않은(목이 조금 메이는 것 빼고는) 감자가 길거리 음식으로 자주 이용되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이렇게 날씨가 차가워지고 나니 따뜻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을 먹고 싶다는 마음도 간절해지고.



포테이토 하우스는 지난 가을 오픈해서 이제 막 몇달 지난 새내기 길거리 카트 브랜드가 되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좋은 코멘트를 올리면서 조금씩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사실 간단하게 베이크 한 감자에 치즈, 버터, 옥수수, 올리브를 넣는 것은 기본. 




▲ 사진출처: potatohousenyc 트위터


참치, 닭고기, 연어, 게살, 양배추, 애호박, 가지, 버섯, 비트, 해초, 피클, 사워크림 중 두 가지 샐러드를 고를 수 있다. 나는 이 중 닭고기와 애호박을 골랐다. 이외에 샐러드를 더 추가하려면 하나당 1달러씩 붙는다.

그리고 소스를 고를 수 있는데 랜치, 이탈리안, BBQ, 블루치즈 등이 있고, (블루치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지만) 나는 핫소스&머스터드를 추가.



▲ 아마도 가장 중요한 단계는 베이크한 감자를 꺼내서 잘게 칼과 포크로 잘 다진 후 그 열기로 버터와 치즈를 잘 녹아들어가게 하는 것.



▲ 우리에게 친절한 이 아저씨는 조지아(그루지아)에서 이민 오신 분이라고 한다. 모스크바에서 몇년 살았던 남편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 조지아, 등 구 소비에트 국가를 비롯한  동유럽에서는 감자를 길거리 음식 재료로 꽤 많이 이용한다고. 물론 이렇게 화려하지 않지만...이라고 덧붙였다.

▲ 갈은 치즈를 잘 넣어서 비비시는 중. 역시 감자와 치즈는 찰떡궁합!!!

▲ 내가 원한 토핑 주키니(호박)과 치킨 샐러드에 올리브, 옥수수 등의 기본 토핑을 넣고 핫소스와 머스타드를 뿌리시는 중. 아마도 주키니는 토마토를 넣어서 익힌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새콤달콤한 게 꼭 스파게티 소스같기도 했다.


이정도면 남자들에게는 사이드 간식으로, 여자들에게는 점심식사로 훌륭한 듯. 나는 토핑 하나도 떨어뜨리지 않고 싹싹 비워먹었다.

역시, 감자의 변신은 언제나 무죄.

물론 이걸 먹으면서 나는 또 내내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팔던 알감자 볶음을 떠올렸지만.


위치: 그들의 카트는 위치를 자주 바꾸는 편이기 때문에 매일 트위터를 참고할 것. 오픈한지 얼마 안된 카트라서 매우 친절하다. 트위터 @potatohousenyc

가격: 7달러부터 토핑 추가에 따라 가격이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