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화려한 뉴욕 거리 외출






끔 우리는 별것도 아닌 아주 사소한 것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곤 한다. 뭣하러 굳이 그러한 소소한 논쟁을 벌이느냐 나는 피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람들 간의 그 작은 차이가 결국 우리 각 개인의 성격, 취향, 취미 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니 그러한 논쟁을 구경하거나 참여하는 것은 일상의 소소한 재미가 된기도 한다. 스스로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음식을 싫어하는지 남에게 뭐 그리 중요한 사건이라고 우리는 자신만의 특제 라면 비법을 이야기하고 듣느라 시간을 보내는 걸까. 세상살이란 때로는 그렇게 가볍고 쉽고 별것 아닌 것인지도 모른다.


몇 년 전, 모 TV프로그램에 한 배우가 나와서 '고작' 찐 감자를 소금에 찍어 먹느냐 설탕에 찍어먹느냐를 두고 한참을 이야기 했는데, 생각해보니 난 한 번도 감자를 설탕에 찍어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 날 감자를 삶아서 설탕에 찍어 먹어보니 그게 또 색다른 맛인 것이다. 이렇게 어울릴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였다. '고작' 찐 감자에 설탕이냐, 소금이냐 하는 건데.

고등학교 때, '웬디스(Wendy's)'가 광화문에 크게 있었을 때는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을 찾아가서 프렌치 프라이 위에 올려주는 녹은 치즈에 열광했다. 어느 패스트푸드점에서나 파는 프렌치 프라이였는데, 케첩 대신 치즈를 녹여 올려주었다.  그 치즈 드레싱이 나에겐 맛의 혁명과도 같았다.  그 뿐인가 미국패밀리레스토랑이 오픈했을 때 먹었던 '웨지감자'와 '베이크 감자' 거기에 샤워크림을 사뿐히 올려주었을 때 느꼈던 놀라움.


'고작' 뉴욕 길거리 카트에서 파는 감자 하나 소개하자고 인생의 가벼움, 충격 어쩌고 저쩌고 오버하는 것 같지만(오버지만), 사실 우리에게 먹는 즐거움만큼이나 일상적이고 (또한 모순적으로) 놀라운 것도 많지 않다. 날씨 얘기하는 것만큼 대화의 좋은 소재이기도 하고!

따뜻하면 제일 좋겠지만, 차가워진다고 해도 먹기 어렵지 않은(목이 조금 메이는 것 빼고는) 감자가 길거리 음식으로 자주 이용되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이렇게 날씨가 차가워지고 나니 따뜻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을 먹고 싶다는 마음도 간절해지고.



포테이토 하우스는 지난 가을 오픈해서 이제 막 몇달 지난 새내기 길거리 카트 브랜드가 되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좋은 코멘트를 올리면서 조금씩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사실 간단하게 베이크 한 감자에 치즈, 버터, 옥수수, 올리브를 넣는 것은 기본. 




▲ 사진출처: potatohousenyc 트위터


참치, 닭고기, 연어, 게살, 양배추, 애호박, 가지, 버섯, 비트, 해초, 피클, 사워크림 중 두 가지 샐러드를 고를 수 있다. 나는 이 중 닭고기와 애호박을 골랐다. 이외에 샐러드를 더 추가하려면 하나당 1달러씩 붙는다.

그리고 소스를 고를 수 있는데 랜치, 이탈리안, BBQ, 블루치즈 등이 있고, (블루치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지만) 나는 핫소스&머스터드를 추가.



▲ 아마도 가장 중요한 단계는 베이크한 감자를 꺼내서 잘게 칼과 포크로 잘 다진 후 그 열기로 버터와 치즈를 잘 녹아들어가게 하는 것.



▲ 우리에게 친절한 이 아저씨는 조지아(그루지아)에서 이민 오신 분이라고 한다. 모스크바에서 몇년 살았던 남편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 조지아, 등 구 소비에트 국가를 비롯한  동유럽에서는 감자를 길거리 음식 재료로 꽤 많이 이용한다고. 물론 이렇게 화려하지 않지만...이라고 덧붙였다.

▲ 갈은 치즈를 잘 넣어서 비비시는 중. 역시 감자와 치즈는 찰떡궁합!!!

▲ 내가 원한 토핑 주키니(호박)과 치킨 샐러드에 올리브, 옥수수 등의 기본 토핑을 넣고 핫소스와 머스타드를 뿌리시는 중. 아마도 주키니는 토마토를 넣어서 익힌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새콤달콤한 게 꼭 스파게티 소스같기도 했다.


이정도면 남자들에게는 사이드 간식으로, 여자들에게는 점심식사로 훌륭한 듯. 나는 토핑 하나도 떨어뜨리지 않고 싹싹 비워먹었다.

역시, 감자의 변신은 언제나 무죄.

물론 이걸 먹으면서 나는 또 내내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팔던 알감자 볶음을 떠올렸지만.


위치: 그들의 카트는 위치를 자주 바꾸는 편이기 때문에 매일 트위터를 참고할 것. 오픈한지 얼마 안된 카트라서 매우 친절하다. 트위터 @potatohousenyc

가격: 7달러부터 토핑 추가에 따라 가격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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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언니들이 만들어주는 도시락





국에서 회사를 다닐 때 내가 가진 직업은 밤샘, 야근이 일상화된 그런 것이었다. 그래서 초보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선배들이 제일 먼저 하는 질문은 "남자친구 있냐?"이고 yes라는 답이 나오면(특히 비슷한 나이 또래의 남자친구라면), "흠, 조만간 헤어지겠군."이라고 겁을 주는 것이었다. 연애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기도 하거니와, 새로운 사회와 직장의 분위기가 남녀 권력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많았기 때문이다.


가 됐든 나 역시 그런 케이스의 예외는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들이 어린 후배인 나에 대해 관심이 가진 것은 남녀관계라기보다 나의 먹성과 식성이었다. 첫 번째 야근과 첫 번째 회식에서 보여준 나의 남다른 고기 사랑이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그 후로도 몇 년 동안 우리 팀에 내 아래로 후배가 오랫동안 들어오지 않은 관계로, 막내의 일거수일투족 놀리게 되는 사회생활의 특성상, 나의 먹성은 꽤 오랫동안 선배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덕분에 감히 막내인 주제에 '부장님, 야식 먹고 싶어요'를 외쳐도 괜찮은 상황이 되었고, 언제나 '족발'아니면 '치킨'을 주문하는(솔직히 별다른 야식 거리도 없지 않나. 가끔 맥주에 골뱅이를 회사로 배달하는 것 빼고) 나의 메뉴 선택 습관에 모두들 익숙해졌다. 그래서 내가 사무실에 없는 날 치킨을 먹고 나면 모두들 회의실에서 고기를 뜯으며 '우리 **가 없네'하고 친히 생각해주시기도 했었고, 치킨이 조금 남아 버리려고 하면 "얘, 그거 버리지 마, 내일 아침에 **가 해치울지도 모른다." 라는 다정한 상사들의 말씀으로(가끔은 혼자 사는 나더러 집에 가져가서 먹으라고 하시는 등) 나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몇 번이고 베지테리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해봤지만, 고기가 없는 식단은 상상이 되지 않고 최근에 돌아다니는 '오리털 깎는 동영상'을 보면서도 오리털 재킷과 이불의 따뜻함을 놓칠 수가 없는 나는 '약한' 인간인 것이다. 여 튼 나는 한국의 대부분 치킨집들을 아주 잘 알고 있고(혹은 알고 있을 거라 모두들 기대했고) 특히 배달 치킨의 신메뉴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논할 자신이 있었다. 중국집 깐풍기의 소스에 대해서도 1시간 이상 떠들 수 있었고, 동네 바비큐 치킨집(경리단길 입구에 있는 이태원 바비큐라고 있었는데, 정말 맛있다.) 아저씨와는 얼굴을 보면 인사를 하게 될 정도였다. 하 지만 미국에 와서 아쉬운 건, 동네마다 널려 있어야 할 프라이드 치킨집이 많지 않다는 것, 치킨은 야식이 아니라 하나의 요리로만 인식한다는 것 등등. 고작해야 길 위에서 치킨 케밥을 먹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재미가 없었다. 비안 당(Bian Dang)을 만나기 전까지는. 


지난 늦여름 예쁜 트럭의 모습 때문에 찍어두었던 비안 당.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나도 먹고 싶었지만, 이미 내 손에는 다른 트럭 음식이 잔뜩 들려 있었고.




그런데 며칠 전 이렇게 파크 애비뉴와 렉싱턴 애비뉴 사이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뉴욕에 살면서 좋은 점은 지역별로 서로 다른 맛과 메뉴를 가진 중국음식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레스토랑을 찾으려면 맨해튼 곳곳을 뒤져야 하거나 아니면 아예 퀸즈 쪽으로 나가 플러싱으로 찾아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타이완(대만) 도시락 스타일을 팔고 있는 비안 당은 주로 53번가, 파크 애비뉴와 렉싱턴 애비뉴 사이, 혹은 때때로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쪽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니 이 어찌 좋지 아니한가. 내가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혼자 중얼대자 언니가 묻는다 "중국말 할 줄 알아요?" 미안, 전 한국인이라서. :) 


닭고기 혹은 돼지고기가 유명하다고 하니, 나는 무조건 치킨으로. 밥 위에 치킨 다리라고 하니 어쩐지 더 행복해진다. 나는 치킨 가슴살보다는 다리, 날개를 더 좋아하는 타입. 

이렇게 소담스럽게 도시락을 만들어주는데 투명한 뚜껑 사이로 드러나는 저 커다란 닭다리!

중국 향신료의 향이 나는 대만식 프라이드치킨에, '재스민 라이스'라고 불리는 가느다란 태국식 쌀로 만든 밥, 그리고 겨자잎 장아찌, 중국식의 갈은 돼지고기 소스를 밥 위에 얹는다. 소스는 조금 짭조름한데 아마도 중국식 간장, 그리고 전분가루 등을 넣은 소스가 아닐까 한다. 특히 겨자잎으로 만든 중국식 피클이 꽤 인상적인 향을 냈다.


특히 메뉴 중에 Zong Zi 중국식 타말이라고(타말은 중남미식의 쌈 음식을 이야기한다. 잎에 싸서 찌고 삶는 스타일) 써 있어서 중남미식 퓨전인 줄 알았는데, 중국식 쌈 음식이라고 해서 하나 또 구입. 모양이 삼각김밥처럼 되어있다. 아시아에서 이런 주먹밥 스타일은 쉽게 운반할 수 있는 점심으로 쉽게 발전하는 것 같다. 


이렇게 대나무 잎으로 밥을 싸고 끈으로 풀리지 않도록 칭칭 동여맨 뒤 쪄내는 방식.

역시 예쁜 도시락 패키지 안에 넣어준다. 재활용 100% 하기로.

대나무 잎을 벗기고

이렇게 보기에는 살짝 떡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안에는 쫀득쫀득한 밥이 무언가를 가득 담고 있다.

풀어헤치니 그리 예쁘지는 않지만, 다양한 음식들이 들어있다. 삼겹살, 중국식 소시지, 중국 요리 때 꼭 나오는 중국 땅콩, 말린 새우, 완두콩, 무, 버섯 등등이 들어가 있어서 일종의 영양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격도 4달러 정도로 착한 편.


위치 및 스케줄

하지만 자주 변화하기 때문에 트위터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트위터@biandangnyc


가격: 일반 도시락은 7달러~9달러, 사이드 메뉴 3달러~5달러 정도. 

그렇다고 해도 1만 5천원도 안되는 돈으로 어마어마한 양을 배달해주는 한국 프라이드치킨이 나는 어쩐지 그립다. 여기 간장 치킨은 한국보다 가격이 훨씬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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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놀이터, 홈디포(Home Depot)에서 먹는 이탈리안 소시지


미국에 처음 이사 와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집을 구하러 다닌 일(아, 비싼 뉴욕의 집세여!), 그리고 가장 재미있었던 일은 그 집을 예쁘게 꾸민 일이 아니었나 싶다. 

한 국에는 내년에 오픈한다는 저렴하고 괜찮은 IKEA 물건을 정당한 가격(한국에서는 프리미엄 가격이 너무 심했다.)에 잔뜩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즐거웠고 이외에도 이곳에서는 인기가 많은 가구점인 westelm이나 crate & barrels 등의 신선한 가구점들을 돌아다니며 우리가 쓸 침대며 책상, 작은 숟가락 하나하나까지 구입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우리는 '혼수'나 '예단'같은 걸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결혼식만 훌쩍 해치우고 온 상태였고, 시부모님을 생각하며 맞춰드려야 하는 결혼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저 우리의 경제상황에 맞춰 집을 꾸미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또한 그 장점이 바로 단점이었으니, 주머니에 찔러넣어 주는 부모님의 돈 없이 큰 가구들을 덜컥 살 수가 없었다는 것. 아무리 세를 사는 입장이지만 처음으로 시작하는 신혼살림을 예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우리의 주머니 사정을 우왕좌왕하며 계산을 하고 또 하곤 했다. 결국, 남편의 제안으로 '홈디포(HOME DEPOT)에 가게 되었는데. 이 어마어마한 크기(아마도 코스트코 정도, 혹은 더 크지 않을까)의 쇼핑몰 안에는 각종 공구들은 물론이고, 집을 짓고 꾸미는 데 필요한 모든 것 문짝, 문고리 하나하나부터 페인트, 벽돌, 시멘트, 나무까지 없는 게 없다!





시 간과 힘만 있다면, 그리고 땅이 있다면 집 한 채 이곳에서 다 지을 수 있을 정도다. 진짜다! 그렇게 나를 놀라게 하고, 나를 가장 흥겹게 한 미국의 쇼핑몰로 자리 잡고 있는 홈디포. (패션)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 남자들조차 이 쇼핑몰에서는 뛰어다니며 사랑한다 하여, 몇몇 여자친구들은 이곳을 '남자들의 놀이터'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완벽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집 인테리어를 그저 두고 살다가 최근 선반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고 결국 우리는 다시 홈디포를 찾았다.


나무를 사면 크기에 맞추어 잘라주기까지 한다.


힘겹게 노동을 하고 나왔더니 배가 출출하다. 홈 디포 우드사이드 점과 같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Rocco's'는 자신의 집을 꾸미다가 온 사람들, 혹은 집과 관련한 공사 노동자분들이 일하다가 막 뛰어 나온 모양새로 줄을 서 있는 한국의 '기사식당'과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외관 사진은 www.tripadviser.com 사진


이미 지난번에는 필리 치즈 스테이크처럼 유명한 미국인들의 샌드위치를 소개했는데, 이곳은 필리 치즈 스테이크만큼이나 이탈리안 소시지가 유명하다.

사 실 미국에서 '소시지'하면 한국에서 상상하는 소시지가 아니다. 돼지 창자에 간고기가 잔뜩 들어가 있는 뚱뚱한 녀석인 이탈리안 소시지나 독일식 큰 소시지들을 '소시지'라고 부르고, 한국에서 우리가 먹는 것을 보통 '핫도그'라고 부른다. 

이탈리안 소시지는 이렇게 생겼다.



물론 슈퍼마켓에서 파는 것은 훨씬 작은 사이즈로 나뉘어있기는 하지만 보통 이렇게 큰 순대 모양이다. 가끔 집에서 간단하게 바질페스토 파스타를 먹을 때 이탈리안 소시지를 함께 삶아 먹곤 한다(잘못하다 태울까 봐). '로코스'에서는 두 가지 맛을 파는데, 달달한 맛, 그리고 매운맛을 판매하고 있다. 달달한 맛이라고 해서 단맛이 나는 것은 아니고, 너무 짜지도 너무 달지도 않은 고기의 맛을 만들어준다고 할까. 어쨌든 나는 언제나 로코스에 올 때처럼 '매운맛'을 선택하였고, 이렇게 속까지 잘 익혀서 구워주니 즐겁지 아니한가. 역시 소시지는 삶는 게 아니라 기름에 볶아먹어야 한다! 



▲여러 가지 메뉴가 있지만,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필리 치즈 스테이크와 이탈리안 소시지.

 

▲이렇게 많은 소시지를 끊임없이 구워내고 있는 로코스. 사람들의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어서 계속 구워내는 모양.

▲양파와 피망도 계속 구워낸다. 왼쪽은 아직 덜 익은 소시지와 양파. 오른쪽은 익은 것들.


▲생각보다 크기가 꽤 커서 반으로 뚝 잘랐는데도 하나를 다 먹으려면 한참이 걸린다. 개인적으로 이탈리안 소시지의 광팬이라서, 우걱우걱 콜라와 함께.

▲양파, 피망이 잘 캐러멜라이즈드 되었다. 나는 그 위에 머스터드와 케첩을 투하!


▲양파를 좋아하지 않는 남편은 소시지만 넣어 먹고 있지만, 소시지 자체가 워낙 두텁고 맛있어서 그 자체로도 볼만하다. 그리고 라지 사이즈를 골랐다


▲소시지 옆에서 빵도 살짝 구워주시고.

▲구입하고 바로 가게 안 스탠드에서 먹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그냥 들고 어디론가 사라지신다. 딱 봐도 오늘 집 고치다 뛰어 오신 분들. 여자 손님은 나 혼자?! 자랑스럽다.


뉴욕에는 홈디포 매장이 여러 군데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집에서도 가깝고, 이탈리안 소시지를 먹기 위해서라도 우드사이드점을 주로 간다. 또한, 맨해튼에서 다리를 건너야 하는 귀찮음이 있는데도 굳이 이곳에서 구입하는 어퍼 이스트 사이드 뉴요커 친구를 알고 있다. 오로지, 로코스 이탈리안 소시지를 먹기 위함이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우리는 사포질을 하고 기름을 먹여 거실에 이렇게 선반 세 개를 만들었다.




새로 산 참나무 냄새가 은은하다. 이 노동을 끝내고 나니 한국의 곱창, 막창, 순대가 문득 먹고 싶은 건 다 이탈리안 소시지 탓이다!

위치: 5010 Northern Blvd, Long Island City, NY 11101


가격: 이탈리안 소시지 7~10달러(크기별로 가격차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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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뉴욕의 바로 그 '크로넛'






지난봄, 신혼여행을 마치고 막 뉴욕으로 이주했을 때 뉴욕의 가장 큰 핫 뉴스는 '도미니크 안셀 베이커리(Dominique Ansel Bakery)'의 크로넛이 었다. 뉴스마다 새벽 혹은 그 전날 밤부터 밤새고 앉아 이 빵집이 오픈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긴 행렬을 다루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몇몇 시트콤에서 '크로넛'을 소재로 이용하기까지 하면서 이 센세이션은 더욱 커졌다.

<투 브로크 걸스>의 크로넛 에피소드 :

https://www.youtube.com/watch?v=BKhgi9wQ5N0

지만 음식에 대한 사랑이 정말 대단하지 않고서는, 그리고 새벽부터 일어날 수 있는 강한 정신력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그리고 몇 시간이고 길거리에 눌러앉아 기다려도 '창피하지 않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배짱이 있지 않고서는 이 뉴욕의 명물 '크로넛' 하나를 맛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주변 뉴요커 친구들도 '크로넛 맛있대' 하는 사람은 있어도 '나 크로넛 먹어봤어'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뉴욕의 길거리 음식' 에디션을 오픈하고 나서 크로넛을 소개하지 않는다면 제 본분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는 죄책감과 새벽부터 일어날 자신이 없어 나중으로 나중으로 미루던 게으름 사이에서 있던 나는 며칠 전 월요일 이 둘 모두를 극복해내고야 말았다.


크로넛 구입기

씨도 오락가락 낮 온도가 5~7도를 기록하기도 했다가, 10도를 넘기기도 했다가 하는 요즘 뉴욕의 날씨에 새벽부터 세 시간 정도를 기다리기 위해서 나는 전날 밤, 장갑 및 목도리, 히트텍, 어그부츠까지 꼼꼼히 준비하고, 알람을 새벽 네 시로 맞추어두었다. 남편은 이 짓을 꼭 해야 하냐며 조금씩 투덜댔고, '정 네가 못 가면 혼자 컴컴한 새벽길에 나가야지 뭐'하고 성냥팔이 소녀처럼 말하는 내 마지막 말에 백기를 들었다.

 

4:00 AM 새 벽 네시에 일어나자, 비가 꽤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포기하고 다시 드러누워 자 버릴까 하다가 '월요일 아침이니 뉴요커들은 이미 포기. 게다가 비가 오면 뉴욕 관광객들도 나처럼 포기하려 할 것'이라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준비를 시작.

5:20 AM 남편도 일어나 함께 준비하고 커피 두 잔을 들이킨 후 로어 맨해튼으로 지하철을 타고 출발! 

6:00 AM 한 블록 전에서부터 저 멀리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게 보였다. 베이커리의 불은 꺼져있었지만, 바로 옆 와인 가게의 은은한 불과 가로등이 그나마 우리를 반겨줬다.



▲새벽 여섯시 우리 바로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대략 15명 정도. 비가 내린 후고, 월요일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날은 조금 더 많을 것으로 예상.



▲ 해가 뜨고 시간이 지나니 (날씨가 따뜻해져서) 급작스레 사람들이 늘어남. 그리고 7시쯤 되면 이렇게 기다리는 고객들을 위한 간단한 설명 표지판이 세워지고, 표지판이 있는 앞과 뒤를 나누어 한 그룹씩 입장하게 한다. 운이 좋게도 남편과 나는 바로 첫 번째 그룹 맨 끝이 되었다.


 

▲ 시간이 늘어질수록 점차 지쳐가는 사람들. 비로 인해 젖은 바닥이고 뭐고 일단 앉고 보는 젊은 처자들.


7:30 베이커리에서 한 언니가 나와 설명을 한다. 크로넛은 도미니크 안셀 베이커리에서 힘들게 개발한 것이고, 한 달에 한 번씩 새로운 맛이 나오는데,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오직 한가지 메뉴라는 것. '오리지널 맛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라고 거듭 설명. 그리고 한 명당 두 개 이상은 살 수 없다. 그래서 남편과 나는 총 4개를 구입할 수 있다는 간단한 덧셈을 해 봄.  물론, 도넛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것도 원하면 살 수 있다고 말씀해주심. 


사실 도미니크 안셀 베이커리의 디저트 패스트리는 이미 크로넛이 나오기 전부터 꽤 유명했고 DKA라고 크로넛 이전에 개발한 제품도 꽤 인기가 많다. (혹시라도 아침에 서두르기 어려운 사람들은 솔드 아웃된 크로넛 대신 DKA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간단한 간식을 나눠주는 귀여운 센스. 오늘은 작은 마들렌을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8:00 드디어 오픈. 가게로 진입!




▲가게의 내부




▲시각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디저트의 세계. 나중에 오게 되면 디저트를 구입하는 것도 좋겠다.





▲이것이 바로 도미니크 안셀의 패스트리 텍스처 연구를 보여주는 DKA. 역시 절찬리 판매 중!




▲도미니크 안셀은 아침부터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관리하고 있다. 처음 문을 열어준 것도 바로 이분.


▲마카롱도 이렇게 다양하고 




▲여기저기 구경하는 사이, 주문의 시간이 다가왔다. 음, 크로넛 두 개씩 두 명, 총 네 개랑 DKA 하나, 커피 두 잔요 했는데 30달러가 훌쩍 넘어버리는.. 흠흠 조심해야지.




▲열심히 도넛을 만들고 있는 현장 목격.





이렇게 작업현장을 살짝 지나면 베이커리 바로 뒤편으로 작은 정원이 나온다.


▲고작 두 개 사는 건데 이렇게 박스 안에 잘 넣어주는 크로넛.




▲박스를 열면. 짜자잔. 이렇게 크림이 예쁘게 올라가 있는 크로넛 두 개가 나온다. 


11월의 맛 : 소금 맛이 나는 Dulce de Leche (우유로 만들어진 캐러멜화된 크림 같은 것을 말한다고 한다.)

(5월– Rose Vanilla; 6월– Lemon Maple; 7월- Blackberry Lime; 8월- Coconut; 9월 -  Fig Mascarpone; 10월-  Apple Creme Fraiche. 11월- Salted Dulce de Leche.)

남편이 빨리 대강 찍고 먹자고 성화. 새벽 네 시부터 밤잠을 설치고 온 만큼 배가 너무 고프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DKA




▲버섯처럼 생겨서 앞으로 돌려놓으면 이렇다.

 


▲그러나 역시 크로넛




▲한 입 베어 문 크로넛의 속 안은 이렇게 층층이 레이어가 겹쳐져 있고, 안에도 같은 크림이 스며들어 있다.

크로넛은 바삭함과 폭신함, 거친 겉과 보드랍고 촉촉한 속, 그리고 짭짤한 고급 소금의 맛에 크림과 설탕의 달달한 맛처럼 서로 정반대되는 것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입안으로 퍼져 들어갔다! 정말 오길 잘 했구나!

겉 은 도넛처럼 바삭하고, 안은 잘 만든 크루아상처럼 폭신한 이 기발한 아이템을 만들어 낸 도미니크 안셀은 프랑스 파리 북부에서 자라난 프랑스 인이다. 포숑(Fauchon)에서 패스트리를 배우고 이집트부터 쿠웨이트까지 전 세계를 돌며 포숑 오픈을 위해 힘쓰던 그는 이후 유명한 뉴욕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다니엘(Daniel)에서 패스트리 셰프로 6년간 일하며 명성을 얻었다. 자신만의 베이커리 도미니크 안셀 베이커리를 오픈한 그는, 특히 대단한 레이어를 자랑하는 크루아상으로 오픈 때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DKA는 크로넛 이전부터 만들어 팔았던 이곳의 유명 패스트리이기도 한데 




역시 그 텍스처가 겉은 바삭하고 내부는 폭신하면서도 쫀득쫀득하게 달라붙는 게 일품이다. 그 이후 뉴욕의 명물이 된 크로넛의 텍스처를 다시 한 번 비교해보자면 




이렇게 한 층 발전한 느낌! 개인적으로는 역시, 구하기 어려운 크로넛이 좋다는. 


하루에 몇백 개 정도만 만들어내기 때문에(크로넛 하나가 만들어지려면 총 3일이 걸린다고 한다.) 아침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을 만들어내는 도미니크 안셀 베이커리는 겨울이 되면서 조금 사람이 줄어든 모양이긴 하지만 여전히 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팁을 이야기하자면, 특히 월요일이 다른 주중이나 주말보다는 줄이 훨씬 짧다는 것. 운이 좋으면 아침 10시쯤 남아 있는 경우도 어쩌다가 있으니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꼭 카운터에 물어보시라는 것(10시에 구했다는 한 사람의 놀라운 경험기를 본 적이 있다.). 굳이 크로넛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 달아서 하나 이상을 먹지는 못했는데, 그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찬가지였다. (아니면 먹을 수 있는데 아까워서 친구나 가족을 주려고 챙겨가거나) 빵이라면 언제나 환영인 남편도 하나 이상 먹지 못해서 집에 두 개를 가져와 점심때 디저트로 또 얌얌. 참고로 이 크로넛은 8시간이 지나면 기름도 스며들고 바람도 쏙 빠져서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먹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도 '크로넛'이라는 이름을 달고 곳곳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어느 곳에서도 도미니크 안셀 베이커리의 크로넛 맛을 흉내 낸 곳은 보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곳곳에서 모방되어지고 있는 크로넛 때문에 자신들의 크로넛에 이름을 이렇게 붙였다.


위치: 189 Spring Street (between Sullivan and Thompson) New York, NY 10012
문의 :(212)219 2773


가격: 크로넛 하나에 5달러(총 2개까지 구입가능), DKA 5.2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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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겨울, 로맨틱하게 길거리 음식 즐기기 





11 월을 전후하여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큰 명절(?)이 세 가지 있다. 10월 말의 할로윈데이, 11월 말의 추수감사절, 그리고 12월의 크리스마스. (물론 12월 31일의 New Year's Eve가 있기는 하지만 1월 1일로 넘어가는 날로 살짝쿵 패스)


지 난 할로윈데이에 동네의 어린 꼬마들이 예쁜 코스튬을 하고 집집을 방문하고 동네 가게들을 돌아다니는 진광경이 펼쳐졌는데, 나조차도 설레고 흥분되는 그런 날이었다. 어렸을 때 '단 것은 안돼!'하는 엄마 때문에 우리는 케이크가 풍부하게 제공되던 친구의 생일을 기다리곤 했었던 건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고,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 이 어린이들에게 온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두 손 가득 쥐어주는 캔디를 마음껏 모으는 할로윈데이가 어찌 즐겁지 않았겠나.


그런 할로윈데이가 지나갔다. 축제가 끝나면 서운함과 아쉬움만 남는 법이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개성을 만들어보기 위해 안달했던 그런 축제가 지나갔으니 동네가 다시금 조용해지겠군.. 했던 것은 오산! 이 제 곧 맛있는 명절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는 '추수감사절'과 뭐니뭐니해도 '크리스마스'가 남아있는 것이다! 특히 할로윈데이가 지나고 나면 모두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와 가족들의 선물을 생각하느라 매일을 보내게 된다.


현 재 브라이언트 파크(Bryant Park)에는 '홀리데이 마켓(Holiday Market)' 명절 장이 선 상태다. 겨울 동안 가족들, 친구들에게 할 선물과 겨울용품을 사라는 의미다. 그리고 물론 매년 그랬듯 그 한가운데 아이스링크가 이렇게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다.






브라이언트 파크 이외에도 링컨센터, 센트럴파크의 아이스링크가 유명한데 개인적으로는 도심 한가운데에서 높은 빌딩 숲 사이로 서쪽으로 툭 하니 터져 있는 길을 바라볼 수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의 링크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사실 지난주 이곳에서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뉴요커들의 발길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만약 뉴욕의 겨울을 잠시라도 들를 일이 있다면 브라이언트 파크 링크에서 영화처럼 로맨틱한 한 때를 보내기를 추천한다. 여름에 동네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나면 '츄러스'가 당기듯, 한껏 찬 바람을 맞으며 얼음을 지치고 나면 출출하기 마련이다. 그래서일까, 이 홀리데이 마켓 중 한 칸에 자리 잡은 프레즐 숍이 더 반가웠던 것은. 



<THE BAVARIAN FOOD COMPANY> 잔뜩 쌓여 있는 프레즐을 보니 침이 꿀꺽 넘어간다. 



이 렇게 만두 모양으로 생긴 건, 엠파나다(Empanada)라고 패스트리 안에 고기 등이 들어가 있는 것. 일종의 고로케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패스트리가 보드랍고 버터가 많이 들어있어서 사뿐히 먹기에 좋다. 나는 치킨 엠파나다를 하나 골랐다.



그리고 트러플(송로버섯) 체다치즈 프레즐. 아마도 송로버섯 오일을 이용한 것일 것이다. 설마 그 비싼 트러플을 썼을 리는 없고.


친절하게 이것저것 알려주는 아저씨.

날이 추우니 엠파나다와 프레즐을 살짝 데워서 주실 예정.





이외에도 독일 스타일의 점심 식사를 판매하는 모양이었다. 독일식 소시지 판매.





이렇게 손바닥만 한 엠파나다.

남편 얼굴 크기만큼 큰 프레즐.


속 안은 잘 갈은 치킨을 패티로 만들어 넣은 모양새다.


아 저씨 말씀에 따르면 이 홀리데이 마켓은 11월부터 1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매일 나와계실 것이라고 하니 겨울에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러 올 사람, 브라이언트 파크를 한 바퀴 돌 사람, 그리고 홀리데이 마켓에서 겨울에 필요한 용품들을 살 사람들은 한 번 들러봐도 좋을 듯.

위치: Bryant Park 40번가와 42번가 & 5th 애비뉴와 6th 애비뉴 사이에 있는 공원


가격: 프레즐 5달러, 엠파나다 3.5달러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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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길 위에서 수블라키를 만나다.





뉴 욕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남편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데, 그들이 우리의 신혼여행에 대해 물었다. 우리는 한국의 짐을 미국의 시부모님댁으로 부친 후, 미국 중부와 서부 일대를 한 달간 여행하고 나서 정착하기 위해 동부로 온 상태였다. 특히 나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베이지역의 음식에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고, 베지테리언 음식뿐만 아니라 글루텐 프리 음식에 열광하고 있는 서부 지역의 음식 트렌드, 그리고 환경친화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완전히 반해서 뉴욕에서 살지 않고 샌프란시스코에 살 걸 하며 후회하고 있던 차였다. 사실 대부분의 음식 트렌드는 서부에서 넘어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뉴욕보다는 날씨가 아름답고 좋은 로컬 음식 재료를 구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가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사는 유대인 변호사 친구(정말 매우 전형적인 뉴욕의 중산층을 대변하는 직업, 인종, 동네까지!)는 나의 의견을 어느 정도는 동조하면서도 뉴욕의 다양성이 얼마나 다른 음식문화를 만드는가에 대해서 강조했다. 그리고 나에게 몇몇 좋은 레스토랑과 함께 뉴욕 길 위의 트럭푸드 몇 군데를 추천해주었다. 그중 당시 그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것이 바로 '수블라키 트럭'. 처음에는 발음이 너무 어려워서 몇 번이나 다시 물었다. '수.블.라.키' 그는 자신의 회사 앞에 이 트럭이 오는 날은 나가서 혼자 세 개 이상을 사 먹는다고 했다.





그리하여 초가을 날의 주중에 나는 맨해튼 길 위에 나가 수블라키 트럭을 찾아 헤맸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인기 트럭임을 확인했다.

 

수블라키는 케밥처럼 불 위에 잘 구운 그리스식 꼬치고기를 칭하는 말인 모양인데, 여기서는 보통 '피타'라는 빵 속에 그릴한 고기, 채소, 소스 등등을 넣어 싸서 먹는 랩 형태의 음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봉투까지 사진을 찍고, 너무 맛있어 보여서 훌떡 먹어버리고서야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다행히 먹고 있던 프렌치프라이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페타 치즈와 맛있게 튀겨낸 감자와 허브 가루가 일품. 체다 치즈를 녹여 만든 소스에는 먹어봤는데 이렇게 페타 치즈와도 하모니를 이룰 줄은 몰랐다.


▲메뉴 사진 출처: 수블라키GR 트위터


고 기를 고를 수 있는데, 소고기, 치킨, 돼지고기와 베지테리언을 위한 고기 없는 수블라키도 마련되어 있다. SGR은 조금 더 매콤한 맛의 수블라키로 마찬가지로 고기 선택이 가능한데 사진에서는 치킨과 돼지고기만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 렇게 사진 한 컷을 놓친 것은 아까웠지만, 그만큼 나는 이곳에 다시 가야 한다는 명분이 생긴 것이기도 했다. 트위터로 어디로 갈까 기다리다가 날씨가 추워졌으니 레스토랑까지 오픈했다는 수블라키GR의 로어 맨해튼의 레스토랑을 엿보기로 했다. 트럭으로 성공해 오픈한 레스토랑은 도대체 어떻게 다를까? (레스토랑은 음식가격 15퍼센트 이상의 팁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내부는 블루 컬러와 아이보리 컬러가 지중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데, 내부가 조금 어두운 관계로 사진에서 컬러를 담아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게다가 점심시간을 한참 넘긴 5시 즈음이라 손님이 없어 보이지만, 점심에는 왁자지껄하다.

 




이 레스토랑에는 바가 있는 것이 인상적. 그리스 손님이 칵테일 한잔, 낮술하고 계시는 중. 그리스 사람들도 워낙 친절해서 한잔을 걸치며 내내 우리와 세계 각 곳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고기를 숯불에다 지글지글 굽고, 피타 역시 적당한 불 온도 위에서 잘 구워내고 있다. 레스토랑에서는 이렇게 케밥 메뉴도 팔고 있다.





▲ 소고기 케밥(수블라키)이 들어간 수블라키 피타





이 렇게 부끄럽지만, 살짝 속을 열어보면 안에 케밥, 그리고 감자튀김, 토마토(양파는 뺐다.)가 들어가 있고 하얀 사워소스가 페타 안에 돌돌 말려있다. 이 소스를 '차치키(tzatziki)'라고 부르는데, 요거트를 이용한 소스로 그리스, 터키 음식 등에 많이 들어가는 소스로 알려져 있다.





매 운맛도 하나 시켰는데 모양은 같아서 부끄러운 수블라키 속살 모양은 패스. 하지만 매콤한 맛이라고 해도 소스만 매콤한 것처럼 혀가 얼얼하게 맵지는 않았다. 조금 매콤한 고추 향이 나는 정도랄까? 심지어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남편조차 '안 매워' 한국어로 한마디.





다른 샌드위치나 햄버거 심지어 부리또조차 한입에 넣고 나면 여기저기 떨어지고 난리가 나는데, 수블라키는 내 입에 똑 떨어지게 크기가 적당하다.


레스토랑의 메뉴는 조금 더 많지만, 피타로 돌돌 말린 수블라키 메뉴는 비슷하다.





그리고 레스토랑 외관 분위기는.





밖으로 나오니 해가 떨어지고 있다. 요즘 뉴욕은 서머타임도 끝났고, 해도 일찍 진다. 밤에 예쁜 전구를 켜놔서 더욱 유럽의 분위기가 물씬.


한 가지 팁: 레스토랑에서는 서비스 팁을 내야 한다. 보통 15퍼센트니까, 만약 수블라키와 프라이만 먹을 생각이라면 트위터로 오늘의 수블라키 트럭을 찾아볼 것.


위치

1) 수블라키GR 레스토랑: 116 Stanton Street, NYC

2) 수블라키 GR 트럭

트위터 @souvlakitruck로 매일 바뀌는 위치를 확인할 것. 보통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시간을 위해 영업하니 아침 11시쯤 트위터로 확인!


가격 수블라키 5달러~6달러, 그리스 감자튀김 5달러, 샐러드 8달러, 파이 9달러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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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파크 앞에서 벨기에 국왕 부부가 인정한 와플 한 조각?


오 늘 아침(한국으로 따지면 어제) 이곳 뉴욕에는 눈이 펑펑 내렸다. 한국만큼 영하로 뚝 떨어진 기온은 아니지만, 제법 바람도 불고 쌀쌀했던 오늘 아침 눈을 뜨니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 뉴욕의 아름다웠던 가을도 끝나가는 모양이다. 




▲ 집 앞에 흩날리던 눈발


며 칠 전, 가을과 겨울의 어중간한 경계에 있는 이 날씨에 센트럴 파크를 찾았다. <뉴욕의 가을>이라는 영화제목까지 있는 것처럼 뉴욕의 가을은 한국 가을과 비슷하게(개인적으로는 한국 가을을 훨씬 좋아하지만) 아름다운데, 어마어마하게 큰 센트럴 파크의 나무들이 색색으로 물드는 걸 보면, 뉴욕에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요즘은 밖에 앉아 피크닉을 하기는 조금 쌀쌀하다. (물론 한국 사람들보다는 열이 3도 이상은 높아 보이는 외국인 청년들은 여전히 해만 나면 벌렁 드러눕곤 하지만) 예전처럼 돗자리를 펴고(봄, 여름, 가을 이런 공원에 나오면 갑자기 어디서 구했는지 큰 천하나를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내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도 요즘에는 가방에 립스틱 넣듯 얇고, 가볍고 큰 천을 꼭 넣어가지고 다닌다.) 긴 시간을 보내며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들은 확연히 줄었다.


하지만 본래 날씨가 추워질수록 떡볶이와 어묵이 먹고 싶듯이, 이곳 뉴요커들도 추워질수록 밖에서 겨울에 어울릴만한 달달하고 따뜻한 디저트를 구해 간단히 먹고 싶어한다. 사람 마음은 어디나 다 같은 모양이다. 센트럴 파크의 늦은 오후, 온도가 확연히 내려간 시간,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와플 카트 앞으로 모였다. 사실 와플 앤 딘지스(Waffle & Dinges)는 센트럴 파크 말고도 곳곳에 카트나 트럭을 볼 수 있는데, 흔히 '리틀 도쿄' 거리라고 불리는 Astor Place에 큰 트럭을 본 적이 있다. 센트럴 파크에 갈 때마다 볼 수 있는 이곳은 카트로 운영된다. 



벨기에의 국기가 펄럭이고 아이스크림의 모형이 함께 한다.



와 플의 종류도 다양하다.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와플, 아이스크림이 사이에 낀 와플 샌드위치 등도 먹고 싶긴 하지만 이제는 밖에서 먹기엔 조금 추운 때. 그래서 나는 리에주 와플(Liege Wafle)과 미니 와플리니(mini wafelini)를 선택.



그리고 토핑을 선택할 수 있다. 1가지 토핑은 무료, 그리고 두 번째 토핑은 1달러 추가, 그리고 무제한 와플 토핑은 2달러, 아이스크림 한스쿱 당 2달러.


리에주에는 메이플 시럽을 그리고 작은 와플리니에는 딸기와 바나나를 선택해서 1달러를 추가!






벨 기에의 와플은 1964년 뉴욕에서 있었던 세계 박람회 때 처음으로 미국 사람들에게 선을 보이며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2011년 자갓(Zagat)이 선정한 최고의 푸드트럭이 됐고, 심지어 벨기에의 왕세자와 왕세자빈(몇 달 전 국왕과 왕비가 되었다.)이 친히 들러 승인까지 해 준, 벨기에를 대표하는 뉴욕의 최고 와플 가게로 자리매김하였다. 




생각해보니 몇 년 전, 한국에 동네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날 때 이 와플 메뉴가 카페의 트렌디한 메뉴이기도 했었는데 요즘에는 예전만큼 보기 쉬운 것 같지는 않다. 와 플이 생각만큼 쉬운 요리는 아닌 것 같다. 어떤 카페에서는 속까지 다 익지도 않은 축축한 와플을 주기도 했고, 어떤 카페 반죽은 부드럽지 않고 퍽퍽하기만 해서 과일과 생크림만 먹었던 기억도 난다. 맛있는 와플은 적당히 쫄깃한 감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리에주와 미니 와플리니의 크기 차이. 배가 많이 고프지 않을 때, 혹은 약간의 다이어트를 생각한다면 와플리니를(그러나 저 토핑 어쩔 것인가!)





쫄깃하고 적당히 촉촉했던 와플&딘의 와플. 겨울날 한입 덥석 물고 싶지 않나?



센트럴 파크 한 바퀴를 돌고, 문득 배가 고파진 다른 나라의 관광객들도 모두 와플을.


위치: 시내 곳곳에 카트 및 트럭이 위치하고 있으니 사이트 및 트위터를 참고할 것. 센트럴 파크 근처 및 내에만 세 개의 카트가 있다.

센트럴 파크 동쪽 방향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카트의 주소 Grand Army Plaza, New York, NY

웹사이트 http://www.wafelsanddinges.com

트위터 @ waffletruck


가격: 3달러~10달러(와플의 크기 및 토핑, 아이스크림을 추가하는 것에 따라 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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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티크 호텔에 입점한 인텔리젠시아


언젠가부터 별 몇개짜리 호텔에 묵었다는 이야기보다 파리 **부티크 호텔에서 자봤어 하는 것이 훨씬 세련되게 들리기 시작했다. 10년전 쯤인가 덴마크에 있는 독특한 디자인의 호텔이 블로그를 통해 사진이 좌악 돌았었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의 패션하우스 스타일을 대변하는 부티크 호텔을 오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홍콩의 무슨 호텔도 필립스타크가 디자인 했다고 꼭 간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뭐가 됐든 부티크 호텔은 단순히 '비싼 호텔' 이 아니라 어떤 모호한 종류의 '스타일 호텔'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별 다섯개 짜리 호텔이 단순히 어떤 '부'의 상징이라면 부티크 호텔은 일종의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상징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한국에서 '부티크 호텔'이라고 호들갑스럽게 홍보하는 곳들 중 대다수는 그저 독특한 디자인에 포커스를 맞추는 경우가 많다(심지어는 화려한 테마 룸을 갖춘 모텔일 뿐 부티크 호텔이라는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곳들이 더 많다). 


커피숍 이야기를 하려다가 너무 부티크 호텔에 이야기를 치중하는 것 같지만, 스텀프 타운과 인텔리젠시아가 부티크 호텔 로비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부티크 호텔에 대한 개념 정의가 필요한 것 같다. 뉴욕의 유명한 부티크 호텔의 로비를 가면  '부티크' 호텔이란 단순히 '테마'호텔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를테면 스텀프 타운이 위치하고 있는 에이스 호텔(ACE HOTEL)의 로비를 들어가면, 낮에는 컴퓨터를 들고와서 간단한 식사 혹은 음료를 먹으며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는 젊은 청년들(혹시 나와 같은 프리랜서 라이터? 아니면, 논문을 쓰는 학생? 그도 아니면 세련된 작가?)이 있고, 오후 퇴근 시간에 가보면 일렉트로닉 라운지 음악이 흘러나오고 갑자기 멋지게 차려입은 젊은 남녀들이 간단하게 아페리티프 같은 것을 마시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인텔리젠시아가 위치한 '더 하이 라인 호텔의 로비' 마치 패션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이 미팅을 하는 분위기였다. 


허드슨 호텔의 루프탑 바에 우연히 들른 적이 있는데, 그 곳의 바에는 조용하고 우아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대신, 맨하탄의 젊은 친구들이 패셔너블하게 옷을 입고 앉아 맥주를 마시고, 타코를 먹으며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어쩌면, 호텔은 '부유한 1%'를 타깃으로 해야, 그들을 단골 고객으로 맞아야 돈을 더 많이 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대신 부티크 호텔은 '문화적인  젊은이들 10%'를 자신들의 장소로 끌어모은다. '성공하고 싶고 부자로 살고 싶은' 사람들 대신, 작가, 뮤지션, 화가, 패션디자이너, 그도 아니면 그에 관심이 있는, 문화적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오픈하고 젊은 감성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그 문화적, 지적 분위기를 토대로 새로운 고객을 끌어모은다. 단순히 부가 아니라 문화를 함께 향유하는 중산층 이상의 고객. 그러면서 부티크 호텔은 라이프 스타일을 함께 판매한다. 그래서 그들이 자신들의 호텔에 뉴욕에서 가장 '힙'한 바, 클럽, 커피숍 등을 오픈하려 하고 그러한 문화사교모임을 끌어들여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호텔의 '룸'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됐다.


호젓하고 럭셔리한 그래서 사람들이 범접하기 어려운 분위기의 호텔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부티크 호텔에 가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 그 도시의 가장 힙한 것, 세련된 분위기, 젊은 라이프스타일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만약 출장 중 잠깐 시간이 되는데 가이드 북은 없다면, 그 곳에 묵을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지역의 가장 유명한 부티크 호텔을 찾아라. 그러면 일단 재밌는 몇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테니까.


지난번에 소개했던 포틀랜드 출신의 스텀프 타운은 에이스 호텔에 위치하고 있다.



에이스 호텔에 위치하고 있는 스텀프 타운의 모습



그리고 오늘 나는 시카고의 아주 유명한 커피숍 인텔리젠시아의 뉴욕 지점을 소개하려고 한다. 일단 인텔리젠시아는 호텔 '더 하이 라인'의 1층 로비에 위치하고 있다.

일단 더 하이 라인 호텔은 에이스 호텔보다 훨씬 호젓하게 느껴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에이스 호텔은 들어가자 마자 바로 로비가 펼쳐진다면, 더 하이 라인 호텔은 입구에는 작은 정원이 있기 때문이다.


약간 흐린 날씨에 불이 총총총.


가을이라 더 예뻐보이는 정원에는 앉을 수 있는 테이블도 있지만 날씨가 추워서 오늘은 아무도. 그리고 멀리 인텔리젠시아에서 운영하는 트럭도 입구에 예쁘게 서있다. 테이크 아웃 손님들을 위한 곳.

이곳에 숙박하기 위한 손님을 위한 자전거인 듯 하지만, 디스플레이의 느낌이 더 강한 것 같다.



입구에서부터 두 명의 청년이 나를 반겼는데, 아마도 아무나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들어가니 소파에 앉아 미팅을 하는 사람도 있고, 마련된 컴퓨터에서 인터넷 체크 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사실, 내 생각에 나름대로 여기저기서 본 흑인 모델 언니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차마 카메라를 들고 막 찍을 수 없었다는 사실. 그리고 스텀프 타운에서는 한국타운이 멀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한국인이나 아시아 인들을 많이 확인 할 수 있었는데 인텔리젠시아에서는 단 한 명의 외국인이나 관광객도 못 봤다. 보다 로컬사람들 중심적이고, 보다 업스케일의 세련된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느낌이다.


에이스 호텔에 비해서 아주 작은 로비이기는 했지만, 날씨가 따뜻한 때 온다면 정원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마시는 패션피플들을 많이 만나게 될 것 같다.





과테말라 커피빈 한 봉지를 사고,

오늘은 핸드드립 대신 라떼 한잔으로.

위치: 180 Tenth Avenue (at 20th Street) New York, New York 1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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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남자, 좋은 연애



   "오빠,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래. 오빠는 배처럼 떠나면 안돼" "이거 왜이래, 오빠 믿어." 과연 저 연인들은 지금도 잘 만나고 있을까? 소살리토에서, 예쁘고 젊은 커플을 보았다.


갈수록 연애가 어렵기만 하다. 나쁜남자는 매력적이고 착한남자는 매력이 없다고 한다.  차라리 백마탄 왕자에 대한 판타지가 있을 때가 나았던 것 같다. 좋은 남자, 좋은 연애는 도대체 과연 있기나 한걸까?


우울하다. 잡지의 연애 관련 칼럼, 연애 관련 게시판, 이제는 연애를 논하는 케이블TV의 프로그램까지 불안한 여자의 마음이 가득하다. 그러다보면 이 세상에는 온통 내 뒤에서 바람을 피거나 내 마음을 좌지우지 컨트롤하는 나쁜 남자가 가득한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밀당의 고수가 되지 않으면 연애에서 손해보는 당사자가 될 거라고 권력의 밸런스를 잘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연애란 도박판이라서, 우리가 여기서 타짜가 되지 않으면 실패라도 할 것처럼 겁을 먹는다. 지금 네가 내민 그게 장군인지, 아니면 차와 포를 다 내어주는 건 아닌지 재고 따져봤느냐고 돌려 묻는다. 친구들은 능력도 좋고 배경도 좋은 그런 남자, 내 마음을 한번에 녹일 것 같은 그런 매력적인 남자, 지금 당신이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그 남자가 과연 정말 좋은 남자가 맞냐고 확인하라고 한다.


연애는 어렵다. 그래서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나쁜 남자를 길들이는 방법은 이렇다느니, 제발 그런 연애의 판타지에서 깨어나라느니, 왜 그렇게 너는 주는 것밖에 못하냐며 딱하다고 한다. 제발 좀 영리하게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대부분, 이러한 충고가 우리의 상황에도 적절히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자주 스스로를 피해자의 논리 속에 가둬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약육강식의 연애라는 필드 위에 그는 여자를 사냥하는 하이에나로, 나는 맑은 눈망울을 하고 언제 잡혀먹힐지 모르는 사슴으로 말이다.


AB 1년 정도 연애했다. 솔직히 미인이라고 할 수 없었던, 게다가 여성스러운 애교라고는 결코 찾아보기 어려운 무덤덤하고 예민하지 못했던 A에게 B (어떤 의미에서) 실질적인 첫 남자친구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의 성격답게, 그리 소란스럽지 않게 연애를 평화롭게 유지하고 있던 어느날(나는 그녀가 친구들에게 연애 상담을 해오는 것도 보지 못했고, 그녀는 친구들의 연애관련 질문에도 그리 흥미로운 이야기를 늘어놓는 타입도 아니었다), B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겠다고 했다. 2년 정도의 코스를 마치고 돌아올 것이라는 거였다. 둘 다 서른 살 즈음 되었을 때고, 집안형편이 그리 나쁜 것도 아니니  B A에게 청혼을 해서 함께 유학을 갈 만도 했다. 하지만 BA에게 청혼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헤어지려는 것도 아니었다. A보다도 오히려 나를 비롯한 주변의 친구들이 흥분해서 말했다. “청혼을 안했어? 지금 나이가 몇인데 그냥 갔다 오겠다는 거야? 네가 무슨 이 나이에 다시 군대간 남자 기다려야 하는거니? 말이 돼?”

, 케이블 TV의 마*사냥 이었다면 벌써 초록불 꺼버리고, 이건 끝난 관계라고 결론을 내렸을 거다. 하지만 A는 생각보다 더 멍청했다. “어차피 나는 여기 아직 직장이 있으니까 좀 아깝기도 하고, B도 공부에 집중을 해서 좋은 성적으로 돌아오고 싶대.” “? 관둬 관둬. 무슨 열녀 났니? 비전 없다 그녀석. 그 나이에 다들 결혼해서 안정감있게 공부하고 싶어하지 누가 혼자 타지에서 외로움에 떨며 공부하려고 하냐? A, 끝내, 그냥. 나중에 상처받지 말고. 네가 아직 연애를 잘 몰라서 그래.” 하지만 그녀를 말리는 우리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A가 이 연애의 권력게임에서의 약자라고 여기는 마음이 분명히 있었다. B는 나쁜 남자라는 룰, 논리 안에 쏙 하니 맞아 떨어졌다.


어쨌든 (우리에게) 영리하지 못한 A는 기다렸고, B는 우리들의 우려와 달리 다른데 한눈 팔지 않고 정말 공부만 열심히 하고 A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왜 다들 나더러 걱정하라고, 최악을 생각하라고, 남자친구를 닥달하고 사랑을 시험해보라고 한 걸까? 나는 괜찮은데 그 우려와 걱정이 날 더 그렇게 만드는 것 같았어. 내가 별거 아니라서 B에게 인증을 받으라고. 난 사실 2년동안 이렇게 떨어져 지내는 것도 나름대로 재밌고, 애틋하게 지낼 것 같았는데, 다들 아니라고 하니까 정말 그런가하고 아주 잠깐 생각하기도 했어.” 


CD를 그의 가게에서 만났다. D는 신촌에서 바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한 밴드에서 기타도 치는 일과 취미를 밸런스있게 잘 운영할 줄 아는 남자였다. 무뚝뚝한 상남자의 매력이 있는 그 주변에는 여자들도 많이 따랐다. 그러나 그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보다, 그가 쉽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것이 C를 더 불안하게 했다. 결국 그녀는 친구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D와 정면돌파를 하려 했다. "너 나랑 지금 사귀자는 거야, 말자는거야? 나를 좋아하기는 해?" 솔직한 대화를 통해 알게 된 것은 D가 아직 마음을 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 뿐이었다. 그녀의 자존심은 결국 두 달만에 헤어져!’를 먼저 외치도록 했지만, D에 대한 애정이 자존심보다 더 컸다. 실연 후 한달 만에 다시 만나자고 매달려 힘들게 D를 돌려세웠다. C는 이 나쁜 남자 D 때문에 여전히 괴로웠지만, ‘솔직한 대화를 매일 지속한다면 이번엔 DC에게 헤어져!’라고 외칠 것을 알았고 그건 진짜 끝이 될 것이었다. 그러나 어렵사리 다시 연애를 지속하고 6개월쯤 지났을 때, 처음으로 DC를 질투하는 사건이 생겼다. 그 이후 D는 확연히 다른 남자가 됐다. “그 때 알았어. D는 그저 시간이 좀 필요했던 거야, 맘에 드는 여자와 친해질 시간. 나와 감정의 밀당을 하려던 게 아니라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나는 그걸 못참고 안달복달했던거지.” 그 이후 CD는 큰 싸움 한 번 없이 3년이라는 연애를 했고, 우리는 나쁜 남자의 조건을 갖출 뻔 했던 D가 실제로는 자상하고 좋은 애인이라는 걸 알았다. 두 사람이 헤어지고 나서도, 우리들은 D를 그리워했고, C에게 애인이 없는 기간에는 가끔 그의 바에 찾아가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평화로운 무뚝뚝한 미소를 머금고 우리를 대한다. 게다가 그에게 다음 공식 여자친구가 생기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생각해보면 극한 이기주의에 휩싸여서 자신 옆에 있는 여자친구의 마음 하나 챙겨주지 않는 나쁜 남자들, 꼭 피해야 할 바람둥이 녀석들도 있다. 하지만, 둘러보면 주변에는 좋은 남자도, 좋은 연애도 있다. 연애란 결국 결혼이라는 최종선을 향해 달려가는 트랙 위의 달리기라고 생각하고, 그 남자가 나랑 과연 결혼까지 갈만한 인간인지 아닌지 따져보느라 자꾸 숨이 턱에 찼던 건 아닐까. 그래서 연애라는 달리기 자체도  즐기지 못한 채 결승선까지 들어가기 전에 지쳐 넘어진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연애는 게임이라는 스스로가 만든 굴레에서 벗어나고 나는 희생자가 될 지도 모른다는 무의식적인 태도에서 여유로워진다면 적어도 연애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좋은 남자랑 잘 되서 잘 사귀고 있다는 '재미없는' 얘기는 연애 게시판이나, 연애 컬럼이나, 연애 프로그램엔 안나온다.


참고 : (마리끌레르 연애 칼럼으로 실렸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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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점심으로도, 디저트로도 훌륭한 크레이프!




photographed by  Kim Young Min


파리에는 크레이프 레스토랑이 모여있는 유명한 길이 있다. 그래서 파리 여행할 일이 있을 때는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는 죠슐랭 크레프리에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들러서 먹고 가곤 했다. 굳이 크레프리에 가지 않더라도 파리 곳곳의 길 위에서 크레이프를 파는 스탠드가 꽤 많아서, 가난한 여행객인 나는 바게트 샌드위치 만큼이나 크레이프를 많이 먹곤 했다.

바게트는 겉이 딱딱하다. 그래서 처음 먹을 때는 꼭 입천장을 긁히곤 한다. 그 딱딱함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일상이 답답하고 새로운 해답을 찾기 위해, 돈이 넉넉지 않음에도 여행을 홀로 떠났을 때 먹는 경우에는, 한국에서는 여행 to do 리스트 중 하나였던 '바게뜨를 먹기'가 급작스레 나 자신을 불쌍하게 하는 아이템이 되기도 한다. (눈물에 젖은 바게뜨를 먹어본 적이 있는가!? ㅎㅎ 게다가 먹고 체하면...!) 그러니 괜히 청승떨 것 같은 날은 부드럽고 달달하고 때로는 짭잘하게 간이 잘 된 크레이프를 먹어야 한다!


어쩌다, 이렇게 갑자기 파리의 이야기를 꺼냈을까? 물론, 프랑스에서 맛본 음식을 다른 곳에서 결코 비교하려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래도 크레이프 만큼은 미국도 나쁘지 않다. 특히 트럭용 음식으로 꽤 괜찮은 메뉴다.

지난 여행 중, 힙스터들의 도시라고 알려진 포틀랜드를 방문했을 때도, 나는 꽤 유명하다는 크레이프 트럭에서 첫 끼를 해결했다.


포틀랜드의 섹시한 힙스터 언니가 만들어주던 크레이프.


하지만 뉴욕에서는 생각만큼 많은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이용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 트럭 <The Crepes Truck>을 찾았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6th Ave 와 7th Ave 사이 50st에 보통 세워져 있어서 관광객이더라도 쉽게 찾을 수 있다.



photographed by  Kim Young Min

photographed by  Kim Young Min


멀리에서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화려한 트럭의 컬러와 '프랑스 관광 트럭'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이는 그림들.



먼저 반죽을 올리고! (그 사이 우리에게 포즈하시는 청년!)

초콜릿(아마도 누텔라?)을 죽죽 발라주고.


photographed by  Kim Young Min  내가 주문한 스트로베리와  초콜릿이 잔뜩 들어간 크레이프 만들고 계심.




크레이프는 보통 두 종류의 맛으로 나뉜다. 감칠맛(Savory)와 달달한 맛(Sweet).

Savory에는 주로 햄이나 치즈, 야채등이 들어가서 개인적으로 샌드위치 대용으로 급한 점심 용으로 더 알맞다는 생각이 들고, Sweet는 보통 버터, 설탕, 잼, 초콜릿, 과일 등이 들어가 식사를 한 후의 디저트나 간식 등으로 더욱 알맞는 것 같다.


사진출처: The Crepes Truck



위의 것이 햄과 스위스치즈, 로크포르치즈, 샬롯과 타임이  들어간 크레이프. 프랑스야외영화제에서 이 트럭이 초대되서 먹었는데, 너무 허겁지겁 먹어버린 바람에 멍청하게도 사진을 찍지 못하였지만....(가끔은 블로깅보다 먹는 것에 너무 열중하게 될 때가 있다. ㅠㅠ) 개인적으로 나는 샌드위치보다 크레이프를 더 좋아한다. 이외에도 훈제 연어, 치킨 등이 들어간 Savory 크레이프가 있다.



사진출처: The Crepes Truck 에서 예쁘게 찍은 스트로베리& 초콜릿


그리고 내가 직접 받은 현실 모습의 스트로베리&바나나&초콜릿 photographed by  Kim Young Min

이 이외에도 달달한 메뉴로는 사과와 시나몬을 넣은 크레이프, 라즈베리 잼에 레몬, 아몬드를 넣은 크레이프 등이 인기다.


물론, 맛은 꽤 훌륭. 단지 점심을 조금 살살 먹어야, 이 어마어마해보이는 칼로리를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오늘도 동네 한 바퀴 뛰어야 하나? 날로 늘어가는 이 뱃살은 누가 책임져 줄 것인가?! 뉴욕 땅의 기운이 여자는 살을 찌우고 남자 살은 뺏어간다더니... 사실인 것 같다.


위치 보통 6th Ave 와 7th Ave 사이 50st에 주차하고 있지만, 종종 파킹이 어려울 때는 근처로 이동하고 하니 트위터로 위치를 확인하고 문의할 것.

https://www.facebook.com/thecrepestruck

트위터 @TheCrepesTruck


가격 6달러~8달러(약 7천원~1만원)


ps.오늘 사진이 정말 예쁜 이유는 포토그래퍼 후배 Kim Young Min의 사진실력 덕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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