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살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다. (나에게는) 한국에서의 '가을' 과일이 최고라는 것, 하지만 미국에서는 '여름'과일이 최고라는 것. 

한국에서는 불과 2주일이면 사라져버리는 살구를 여기서는 여름까지 한달 이상 볼 수 있고(내가 살구와 복숭아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이다) 황도 복숭아는 지금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사과를 사랑한다면야, 미국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과가 있으니까 좋기는 하지만, 역시 배는 한국 배가 최고일 뿐만 아니라 가을이 되면 쏟아지는 가격이 싸고 맛이 좋은 단감, 홍시, 귤이 이곳에서는 흔하지가 않다는게 문제. 아시안 마트를 가거나, 아시아 사람이 많이 오는 코스트코나 가야 감을 만날 수 있다. 물론 2천원에 다섯개씩 주는 단감은 찾아볼 수도 없고 ㅠㅠ

적어도 이 동네에서는, 감을 결코 볼 수가 없다.


우리집은 맨하탄에 위치하지 않아서 집에 뒷뜰이 딸려 있다.

총 세 그루의 큰 나무가 있는데, 하나는 아직 어린 나무라서 열매가 열리지는 않고,

하나는 지난 여름 무화과 나무라는 것을 확인했다. 주인아저씨가 무화과를 한아름씩 매번 주시는 통에, 우리집에 식품건조기가 없었다면, 아까운 무화과를 다 먹지도 못하고 음식쓰레기로 만들뻔했었다.



 이렇게 말려서 오랫동안 두고두고 먹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한그루의 나무는 도대체 뭐지? 나뭇잎이 넓직한게 감나무 같기는 한데....

심지어 우리집에 놀러온 미국인 친구(그러나 한국에서 몇년 동안 살았던 텍사스 출신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설마, 저거..... 감나무야?"



한국에 있을 때,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온 한 친구가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심지어 'persimmon'이라는 단어조차 익숙하지 않아서 영어를 하면서도 '감'이라고 감을 칭하곤 했다.


"내가 처음 한국 왔을 때, 샌드위치랑 샐러드 만들려고 가게에 가서 토마토를 샀어. 그래서 집에 와서 칼로 썰었는데 안에 씨가 잡히더라. 감이었어. 나는 그냥 토마토 색깔이 조금 다른가보다 했지. 감이라는 거 나 한국에 와서 처음 봐."


그래도 미국인들은 '감'을 알고 있기는 한 모양인데, 그리 친숙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내 남편도, 내가 굳이 사지 않는 한, 자신의 손으로 그 과일을 직접 사본적이 평생 단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 감이, 그런 감이, 우리집 뒷뜰에 있다.

오늘 주인 아저씨가 벨을 눌러 나를 불러내서 한아름 감을 안겨주시면서 내가 이게 뭔지 모를까봐 어떻게 먹는지 덧붙여 말씀하셨다. 

"오늘 먹지 말고 며칠 후에 말랑말랑해질때 먹어요!"




흑흑. 진짜 감격. 오늘따라 한국의 가을 하늘이 그리워지는구나. :)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