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오기 전, 한달간의 한국행을 계획하며 남편과 나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결혼하고 지금까지 우리는 거의 떨어져 지낸 적이 없다. 일단 한국에서 결혼 한 후, 그는 학교를 졸업했고,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느라 24시간 함께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곧 신혼여행을 근 두달간 함께 다녔다.

뉴욕에 정착해서 그는 자신의 비즈니스 오픈을 위해 방 한칸을 홈 오피스로 꾸며 집에서 일을 하고 있고, 나 역시 거실에서 잡지사 일이나 이렇게 블로그질, 그리고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우거나 <브레이킹배드>를 아주 열심히 시청했던 것이다. 그러니 생각해보면 우리는 근 반년을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보냈다. 참으로 진정한 신혼생활이었다. (큰 싸움 없이 잘 지냈으니, 서로를 칭찬할만도하다.


그래서 한국에서 '콜'이 왔을 때, 나나 그나 슬프다, 아쉽다의 느낌보다는 '어떤 느낌일까?'의 호기심이 더 강했다. 게다가 21세기 테크놀러지 덕분에 나는 매일같이 화상채팅으로 그와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곤 하니...뭐 그닥.... 사람들이 '보고 싶겠다~~~~'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라고 하면... 우리는 덜 사랑하는 걸까? ;)


게다가 요리를 못하는 남편을 위해 아침 점심 저녁을 차렸던 나는(아침은 보통 내가 늦게 일어나서 패스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부모님 댁에 머물며 게으른 딸 역할로 돌아온 덕에 많은 시간을 나에게 재투자 할 수 있었다는 것!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하루 이틀, 가끔씩 집에서 쉬어줘야 했던 나는 지금 이렇게....





뜨개질 삼매경중.


재작년 크리스마스, 남편을 위해 목도리를 뜨기도 했지만, 대부분 급한 성질머리로 중도하차하곤 했었는데, 결혼이라는 안정감이 나를 조금 더 진득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나를 완성하고 나서 오늘 다시 단주(www.danju.co.kr)이라는 뜨개질 스튜디오로 달려가서 한아름 뜨개실을 사오고 말았다(가격대는 조금 비싸지만, 실이 훌륭해서 만들고 나면 아주 흡족하다). 사오고 나서보니 내가 목도리를 네개 더 만들려고 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마음은 크리스마스까지 시부모님과 부모님을 위해 만들겠다... 인데. 이 비싼 실이 아까워서라도 다 떠야할텐데 말이다.


마치 남편없는 외로움을 허벅지에 바늘을 찔러가며..... 지내는 것 같아. 스스로 현모양처 롤 플레잉을 즐기고 있는 중. 추석까지 고고고!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