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남편과 연애할 때, 그의 외국인 친구들이 가끔 '한국 아줌마 ajumma '라는 말을 비아냥대듯 사용하면 불쾌했었다. 그건 woman도 lady도 madame도 아닌 하나의 그룹명 고유어 ajumma.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창피'라는 단어는 들어본 적도 없는 것처럼 빈자리를 향해 뛰어들고, 주말 코스트코에서 지하로 내려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카트 중간을 사정없이 비집고 들어와 먼저 내려가겠다고 싸우고 우기는 아줌마, 맞다. 그들의 불평이 틀리지 않았기에 더 불편한 단어였다. 
한국 사회의 여성으로 태어나, 집안에서 남편 자식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면서도 아등바등 그들을 위해 희생하는 아줌마에 대한 딸로서의 가슴 아픈 이해가 있었기에 가끔 '아줌마!'하고 소리지르고 싶어도 세 번 네 번 참고(뭐 대부분은 싸우면 '쪽팔려서'였겠지만) 봐드리기도 하고, 때로는 '아줌마, 이러시면 안됩니다'하고 나름대로 예의바르게 공중도덕을 지키시길 권하면서 우리는 함께 살아왔다. 
남성중심주의의 사회에서, 그리고 개발도상국으로서의 한국에서 가장 큰 희생을 했던 어머니 세대의 '뻔뻔한 행동'을 1%의 이해없이 ajumma라 부르며 낄낄대는 외국인이나 한국 남자들을 보면 항상 쏘아붙이게 된다. ajumma hair에 대해서는 더더욱(파마 값, 커트값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머리에 달라붙는 센 파마를 한 어머니들의 마음을 너희들이 알 턱이 있냐).
아마도 저 시위에 나서서 끔찍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아줌마들, (아저씨 대신 아줌마 부대를 내세웠다는게 참) 그분들 역시 우리 세대를 위해 나름대로 돈 아끼고 희생하며 여기까지 오신 분들일 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믿고 있는 이상한 정의와 대의(?)가 얼마나 다른 가족과 세상을 상처주고 있을지 알면서도 '뻔뻔함'으로 지켜왔고 버텨왔듯 저 자리에 계신 것일테다.
난 저 분들이 어쩐지 지하철에서 가방던지고, 없는 자리를 엉덩이를 들이밀고 앉으려고 했던, 그러나 우리가 '쪽팔려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던 바로 그 분들 같기도 해서 마음이 더욱 불편하다. 아마도 저기서 남의 자리 빼앗는 거, 줄 새치기 하는 거, 그거와 뭐가 다르랴 하고 계실지도 몰라 너무 속상하다. 외국인들이 낄낄대며 말한 그 부정적 의미의 'ajumma'들을 더이상 부정할 수 없어졌다는게 너무 분하다. 세월호 유족들에게 상처주는 행동이라는 것 이외에도 저분들이 스스로의 존엄성을 저렇게 훼손하고 계시다는 게 너무 슬프고 아프다. 
앞으로, 한국에 돌아가서, 혹은 이 곳 한인 사회에서, 스스로 '창피함'이라는 단어 자체를 잊고 살아가고 계신 불쌍한 아주머니들이 내 줄을 새치기 하신다거나 없는 자리에 엉덩이를 들이밀 때 말씀드려야겠다. '지금 뭐하시는 건가요?' 하고, 버럭. 우리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시며 창피함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리셨을 그분들을 위해, 살짝 힌트를 드리는 거다. 어머니, 이제 창피함은 챙기셔도 됩니다, 하고.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