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식 중국요리를 길 위에서 먹다.



만두, 혹은 교자처럼 생긴 인디안-차이니즈 푸드 트럭의 모모



친구들이 뉴욕에 놀러올 때마다 묻는 말이 있다. "뭐 필요한거 없어? 내가 고추장, 된장 이런 것 좀 사가지고 갈까?" 10-20년 전이었다면 모르겠지만, 뉴욕은 많은 한국인들이 살고 있고 그래서 이제 어지간한 한국 음식은 한국 슈퍼마켓에서 대부분 구입할 수도 있고, 그리운 음식은 해먹을 정도로 요리솜씨도 늘게 된다. 하지만 정말 해먹기 어려운 음식이 몇가지 있는데, 밥하기 싫을 때 툭하면 전화로 배달해먹던 중국음식 자장면, 짬뽕이 그 중 하나다. 
물론 코리아타운에 찾아가면 한국스타일의 중국레스토랑을 찾을 수 있지만, 서울에 있었다면 손쉽게 전화버튼만 눌러 10분만에 배달되는 그 달콤한 게으름을 부릴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단무지까지 꼭꼭 눌러담아주는 그런 분위기를 찾을 수 없다는게 아쉬운 점이다. 집에서 만들기에 중국요리는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불의 온도가 높아야 맛있게 자장면 소스를 만들 수 있다고 들었다).


한국스타일의 중국음식은, 한국이 아니면 찾기가 쉽지 않다. 뉴욕이나 LA처럼 한인타운이 크게 형성되어 있는 곳이 아니면 말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뉴욕처럼 이민자들이 많은 대도시에서는 아주 독특한 요리점들을 드물지만 찾아낼 수 있기도 하다. 내가 지금 소개하려는 인도스타일 중국요리처럼.

중국음식은, 그 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그 나라사람들의 문화에 맞게 그 음식 스타일을 변화하곤 하는 것 같다. 우리의 자장면은 중국 본토 레스토랑에서 팔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뉴욕에 처음 와서 인도 중국요리 레스토랑 을 찾았을 때, 우리를 제외한 모든 손님이 다 인도 사람들이었으니, 사실 인도스타일의 중국음식이라는 것도 고국의 맛을 그리워하는 인도사람들을 위한 레스토랑이었던 게 확실하다. 


하지만, 길 위의 트럭에서 인디아 타운이 아닌 맨하탄 한가운데서  '인도스타일 중국음식'을 판매한다는 것은 다른 얘기다. 이건 보다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는, 혹은 만들겠다는 이야기다. '차이니즈 머치(Chinese Mirch)'라는 이름의 이 인도스타일 중국요리 트럭은 실제로 맨하탄의 아주 유명한 인디안차이니즈 레스토랑의 트럭버전이다. 뉴욕타임즈에서도 이 레스토랑을 특별히 언급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인데, 이 작은 트럭에서는 '모모'라고 불리는 인도차이니즈 스타일의 담백한 만두를 판매한다.


점심시간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


'차이니즈 머치'의 '머치(Mirch)'라는 뜻은 힌디어로 '칠리(chili)'라는 뜻으로 매콤한 인도식 중국요리를 일컫는데, 맨하탄의 레스토랑에서는 보다 많은 종류의 메뉴를 판매하고 있고, 트럭에서는 먹기 쉬운 점심을 위해 이렇게 '모모'라는 만두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모모는 네팔, 티벳, 그리고 부탄과 동북부 인도 근경에서 주로 먹는 만두로 알려져 있고, 필링 속에 실란트로(고수)가 섞여 있어서 한국의 만두보다 향이 강하다. 따라서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을 듯. 



일단 나 역시 메뉴에 나와있는 모모 덤플링을 구입.  기본 가격에 4달러를 더하면 점심 식사 세트 메뉴가 된다고 해서 나 역시 '볼' 신청.

1. 치킨, 양고기, 두부, 시금치&치즈(이게 파닉 파니르 아닌가?) 중 하나를 고르게 되어있다. 시금치&치즈가 어쩐지 더 인도음식처럼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육식성의 나의 입맛은 치킨으로 낙점.

2. 베이스를 고르세요: 현미밥, 흰밥, 그리고 소바 면과  Thukpa 수프(티벳 스타일의 면요리라중 하나라고 한다). 나는 안전하게 소바 국수를 골랐다. 

3.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스를 선택하기. 검은 콩 소스와 만추리안 소스(Manchurian Sauce). 나는 만추리안(만주)소스를 골랐는데  인도스타일 중국음식에 자주 쓰이는 소스로 옥수수전분과 토마토퓨레,  간장 등을 섞어 만든다고 한다. 여기서는 약간 매콤한 맛으로 만들어진 소스를 주었다.




길거리 음식 어워드로 알려진 뉴욕 벤디 어워즈 2013에서 Hero가 된 트럭이라는 증명. 자랑스럽게 앞에 붙어 있다.


안에서는 잘 찐 만두를 다시 팬에 두고 기름에 살짝 프라이한다. 일본의 교자 느낌과 꽤 비슷하다, 안에 고수와 생강이 들어가 독특한 향을 만들어내는 것을 제외하면. 


이렇게 다섯개의 모모 덤플링에, 삶은 국수면 그리고 거기에 그린빈, 옥수수, 양파, 양배추, 당근이 들어간 만추리안 소스를 흠뻑 부어준다.


이렇게 재생봉투에 넣어 주니 깔끔한 점심의 분위기까지 훈훈.





일단, 고수향과 생강향이 물씬 나는 만두는 나처럼 독특한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이었고, 찐만두를 다시 팬프라이 해내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국수는 미리 삶아둔 것을 내어 주기 때문에 우리처럼 국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살짝 실망할 수 있지만, 독특한 만추리안 소스는 달콤, 매콤, 짭잘한 오묘한 맛을 준다.


가격 : 세트 볼 메뉴 10달러~11달러(1만 1천원~1만 3천원) 사이.

위치 :

Monday:

L:

Water & Wall

Tuesday: L:

47th Street, between Vanderbilt and Park

Wednesday: L:

Alternative Wednesdays at 777, 48t St. & 3rd Ave

Thursday: L:

Bryant Park next to New York Park Library, 40th St & 5th Ave

Friday: L:

56th & Broadway

그러나 대부분 트럭이 그렇듯 장소가 수시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트위터 @ChineseMirch 를 참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