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찌 뉴스보다 언제나 한발짝 미리 여행원고를 써서 넘겨버렸던 것일까.

샌프란시스코 여행기가 잡지에 실리고 나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아주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파밸리 원고를 다 넘기고 잡지에도 실리고, 이 블로그에도 차례차례 오픈한 가운데, 나파 밸리의 다나 에스테이트가 핫 이슈가 되고 있네.


이제는 와이너리마저 더러운 돈이 은닉되는 공간이 되는 것일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관광청으로부터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를 추천받지 못했고, 따라서 방문해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것은 분명 대단한 돈을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운영하는 와이너리 '잉글눅'에서 담당자가 말했다. 대부 1편과 2편으로 전세계의 돈을 몽땅 끌어모으고 나서 산 와이너리를 운영하면서 그는 자신이 만든 영화의 모든 수익금을 끊임없이 이 곳 와이너리에 부어넣었노라고. 그래서 잉글눅이 지금이 되기까지 4천 2백만 달러 이상이 투자되었노라고.


아래 참조.

http://seoulnewyork.khan.kr/12


최고급 부티크 와이너리가 아니더라도, 와이너리를 운영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단한 재력이 기반해야한다는 것은 다음 와이너리에서도 알 수 있다. 최근 2세대 오너가 가지고 있는 미국의 중가 와인 조던 와이너리(Jordan Winery)역시(참조 http://seoulnewyork.khan.kr/20 )인도네시아에서 석유재벌이 되어 돌아온 한 가족이 소노마 밸리에 있는 땅을 구입하고 와이너리를 오픈하여 몇십년에 걸쳐 일군 공간이었다 .





다나 에스테이트 와이너리 사이트에 들어가면, 이희상씨가 2005년에 이 와이너리를 구입한 것으로 되어 있다.



내가 와인 전문가도 아니고, 나파밸리에 사는 사람도 아닌데 쉽게 이야기할 말은 아니고, 또한 (가능성은 희박해보이지만) 또 이 돈의 출처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도 아직 완벽하게 밝혀진 상태는 아니라 이번 주 내로 뉴스를 지켜봐야하는 한국국민의 입장이지만 뜬금없이 드는 생각이 있다.


이런 유명한 와이너리들이 모여있는 지역은 서로가 서로를 아주 잘 알고, 여건이 힘들다고 해서 아무에게나 자신들의 농장을 파는 사람들도 아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조차 대부 1편을 찍고 구입하기 위해 덤벼들었으나 다른 회사에 의해 이미 한 번 구입실패의 고배를 마신적이 있다. 

현재 다나 에스테이트가 저택을 팔려고 내어놨다고 하는데, 물론 와이너리는 그의 소유가 아니라며 와이너리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결국 이러한 사건 사고들을 통해 분명 이후 나파, 소노마 지역에 와이너리를 구입하려는 한국 부자가 나타난다고 하면, 다들 일단 마음 내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이 아껴 키운 포도농장의 와인 역사에 오명을 씌울 수도 있을테니, 한국 사람들이라면 정치와 결탁한 더러운 돈이 아닐지, 그래서 조만간 문제가 되지 않을지 의심부터 하고 볼 것이다.

어떤 와이너리나 스캔들이 있고, 가족내의 불화가 (마치 유럽의 왕족 결투처럼) 전설이 되기도 하는 그런 동네이지만, 돈을 넣었다 뺐다, 돈세탁하는 것을 즐길 자존심없는 농부들이 아닐테니까. 와인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이 있는 농부들에게 이처럼 '우스운 돈지랄'이 어디있겠나. 그것도 예전 독재자의 더러운 뒷돈이라고 하면 그들은 부르르 떨 것이다.






재밌는 건 지금 와이너리 스태프 코너로 들어가면 전재만이 자신의 장인어른과 떡하니 'TEAM'으로 계시다는 것이다. 이름도 숨기고 싶었는지 JAE CHUN......




흠.


보르도 투어 때도 그랬고, 나파 때도 그렇고 운좋게 오래된 와이너리를 대대손손 물려받은 와이너리 재벌 등 뿐만 아니라 몰락해버린 그러나 돈은 만진 귀족, 금융업계에서 떼돈을 번 부자, 재벌, 등등이 나이 들어 와이너리를 구입해 술을 마시고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며 골프도 치고 뭐 그러면서 우아하게 보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는데.


우리 저 분은, 우리 피묻은 세금 가지고 우아하고 싶으셨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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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한 편의 소설이다

 

나파밸리에 위치한 미슐랭 3스타의 '더 레스토랑' 젊은 셰프 크리스토퍼 코스토우. 그는 깜짝 놀래키는 음식보다 차분히 앉아 이야기를 읊어주는 그런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식도락가라고 해서 다 비슷한 취향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젓갈의 맛이 변화해 깊은 맛을 내는 묵은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생한 배추의 단 맛과 향긋한 태양초 고춧가루의 신선함을 담은 사각대는 겉절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제대로 잘 삭힌 홍어에 삼겹살과 미나리를 넣고 이모님 손으로 직접 오래된 묵은지로 돌돌말아 입에 넣어주는 자양동 뒷골목에 숨어있는 삼합집을 찾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갓 잡아 막 배달된 참치를 고도의 기술로 잘 잘라 그 어떤 가공을 하지 않고 초밥으로 만들어내는, 정확한 밥알의 갯수와 생선 크기의 조화가 어우러진 스시 레스토랑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깊은 맛과 신선한 맛, 가공을 해서 완전히 새로운 맛으로 바뀌는 음식과 가공하지 않고 신선함으로 승부하려는 음식 그 둘 중 뭐가 옳은가. 그렇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그러나 최신 음식 트렌드라고 하면 말이 조금 달라진다. 후자쪽인 것이 틀림 없다. 채식위주의 식단, 건강한 식재료가 중요한 요즘에는 음식 간도 조금은 멀멀해야 하고, 최대한 식재료의 향과 질감을 살리며 트랜스포밍 하지 않는 것이 유행이다. 그 유행은 어느 정도 정당해보인다. 언제는 좋은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가만, 최근들어 특히 환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로컬 푸드의 중요성과  윤리적인 음식소비에 대한 철학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파 밸리의 음식 스타일은 이런 트렌드의 선두에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어딜 가나 로컬 음식 이야기고, 베지테리언 음식 메뉴를 어떻게 개발하고 있고, 글루텐이 들어가지 않은 새로운 음식 개발을 위해 고민하는 셰프들의 이야기가 주였다. 물론 프랑스 사람들이 그 자리를 내어준 것에 대해 발끈 할 수 있겠다. 다른 점이라면, 캘리포니아에는 상어지느러미 구입 판매 뿐만 아니라, 프와그라의 생산 및 레스토랑 판매도 역시 법령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가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욕심꾸러기 같은 측면이 분명히 있어요.  보르도는 시골이라기보다 도시적인 분위기가 더 많이 풍기고요. 캘리포니아는 전혀 달라요. 그래서인가봐요, 내가 이 곳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동부쪽에 더 많은 유명레스토랑이 있지만, 뉴욕은 미디어 산업의 덕을 많이 보고 있는게 확실해요. 내 생각에 캘리포니아 지역이 훨씬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있어요. 이 곳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좋은 재료와 음식에 대한 애정이 있어요.”

나파밸리에는 두 개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그리고 두 명의 유명한 셰프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뉴욕과 나파밸리 모두에 미슐랭 3스타를 기록한 프렌치 론드리의 토마스 켈러이고, 다른 하나는 요즘 새로운 나파밸리의 자랑으로 떠오른, ‘더 레스토랑 앳 매도우드(The Restaurant at Meadowood)’의 지금 만나고 있는 이 남자, 젊고 핸섬한 셰프 크리스토퍼 코스토우이다. 그는 30세가 되기 이전에 이미 미슐랭 스타를 획득했고, 2010, 서른 넷의 나이에 더 레스토랑에서 미슐랭 3스타의 영예를 얻게 됐다.







셰프들 가운데에는 테크닉을 현란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죠. 테크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우리 팀의 음식이 보다 센스를 창조하는 종류의 것이었으면 해요. 어떤 레스토랑은 매 음식마다 이 공이 어디로 튀어갈지, 어떻게 나를 깜짝 놀래줄지 긴장을 하게 하는 음식을 선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내 스타일은 보다 흘러가는 느낌의 것 같아요.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스토리를 담아내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요리. 셰프로서, 훌륭한 음식을 만드는 건 해내야만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그 다음은? 그건, 좋은 메시지를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놀라게 할만한 것이 아니라, 언제나 흐름이 있는,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요리.”

그러더니 그는 문득 생각이라도 난 듯, 나를 주방으로 이끌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를 정오에 만나는 것, 그건 상당히 흥분되는 일이다. 스태프들은 바쁘게 무언가를 준비하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향해 웃으면서 인사를 던진다. 이 곳의 오픈 키친 레스토랑(주방 안에 마련된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 더 레스토랑을 위한 텃밭 담당 디렉터가 주방으로 찾아와 요리사들을 만나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 막 수확해온 채소를 가지고 온 참이었다. 코스토우는 래디쉬의 단단한 알을 반으로 뚝 갈라 먹어보라고 한다. “이게 야생에서 채집한 래디쉬에요. 달죠.”

나파밸리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친구다. 셰프끼리의 교류도 많고, 농부와 셰프와의 관계는 더욱 돈독하다. 내가 요리하는 이 음식이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길러졌고 그동안 어떤 어려움과 어떤 즐거움이있었는지 세세하게 뒷 배경과 스토리를 다 알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더 레스토랑의 팀은, 단순히 키친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음식을 위해 농작하는 가든이 따로 있고, 그곳을 운영하는 사람도 이 팀의 일원이기 때문에 셰프 코스토우가 담당하는 음식은 주방이 아니라 땅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나파밸리의 커뮤니티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요. 이 곳에서는 물론 서로간의 경쟁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서로 배우고 도움을 주고 받는 상생의 관계가 더 중요하거든요. 그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 책을 하나 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다른 지역의 사람들도, 로컬 농부와 요리사가 함께 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레시피가 담긴 책을 직접 쓰고 있어요. 기획부터 글쓰기까지 스스로 내가 하지 않고는 못배기겠어서 시간이 좀 걸리고 있네요(웃음)” 

아니나 다를까, 그의 음식은 사람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반전의 내용을 담은 오페라라기 보다는, 시종일관 사람의 기분을 즐겁게 하는 왈츠곡과 같은 흐름이 있다. 처음 입을 즐겁게 하는 아뮤즈 부슈에서부터 아기자기한 장난감같은 마지막 디저트 캔디까지, 음식 재료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고 그 향과 맛을 흐뜨리지 않으면서 또 다른 소스와 재료를 뒤섞어 다양한 맛을 선보이는 재주를 가졌다. 긴 코스 요리를 맛보는 동안, 단 한 번도 내 위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단 한 번도 배가 불러 더 이상은 못먹겠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모든 코스가 끝났을 때 배가 고프지도 않았다. 심지어 인디 포크 록  밴드로 중무장한 레스토랑의 음악까지(그는 오늘 플레이 된 노래는 결혼식 리셉션에 사용했던 음악으로, 오늘 아내가 직접 저녁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에 찾아왔기 때문에 특별히 골랐다며  자신이 레스토랑의 음악까지 선곡한다고 했다.)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주방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꽤 오래전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한 끼 식사를 위해 기꺼이 500달러~1000달러의 돈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그가 살고 있는 아주 가까운 곳 어딘가에 완벽하게캐주얼한 레스토랑을 낼 생각이다. “자세하게 많은 내용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현재 준비중이에요. 내 아내와, 내 귀여운 딸과 언제나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그런 레스토랑을, 사람들이 언제나 복닥거리는 그런 싸고 맛좋은 레스토랑을 오픈할 겁니다, .”

 TV에 나와서 록스타처럼 뛰어다니는 셰프들을 한심하다고 독설을 퍼붓는 이 사람, 돈을 벌거라면 이렇게 살 필요가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 셰프가 사람들이 생각하듯 로맨틱한 직업이 결코 아니라는 사람, 도대체 왜 셰프라는 직업이 인기직종이 되었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사람, 그 사람에게 궁극적인 요리철학은 무엇일까. 시카고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요리사가 된 크리스토퍼 코스토우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창조할 수 있는 것만 창조해라. 맛있고, 유니크하고, 스마트하고, 아름다운 음식이 되는건 말이죠. . 어떤 음식을 만들 때, 나 자신을 먼저 알고, 내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를 잘 알고, 지금 이 음식 만드는 것을 기회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무언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내가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척 창조해낼 수는 없어요. 평생 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죠.” 

 

--->위는 마리끌레르 8월호 셰프 인터뷰 기사입니다.


개인적으로 근 한달간  샌프란시스코와 나파밸리를 '허니문(!)'으로 여행하고 원고를 쓰면서, 프랑스, 캘리포니아, 그리고 한국 음식 문화에 대해서 상당히 오랫동안 생각해보게 됐다.


프랑스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미식가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니 '맛'이라는 것에 대해서 굉장한 포커스를 두는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프와그라'가 동물학대라고 소리를 지른다고 한들, 물론 조금 신경은 쓰고 있지만, 프와그라가 레스토랑 메뉴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심지어 한국인이 개고기를 먹는다고 소리 높인 것은 프랑스의 모 여배우였지만, 사람들을 만나고보면 그에 대해 가장 넓은 아량을 가진것도 프랑스인들이다. 외국인들이 먹기 힘들것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음식을 맛나다고 먹는 것도 프랑스 인이다. 그들에게 음식의 '맛'과 '경험'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이 음식에 대해 '욕심이 많다 Greedy' 고 평가받는 것도 수긍이 된다.

반면 미국 음식문화에서 가장 트렌디한 북 캘리포니아쪽 사람들은, '신선함'과 '윤리'에 포커스를 많이 둔다. (프와그라를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것도 불법이다-물론 몇몇 레스토랑은 이 법령을 교묘하게 빠져나가 고객에게 접대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내가 아는 베지테리언 중 대다수는 미국인이다. 아마도 패스트푸드가 준 극단적인 성인병 때문에 '건강'에 더욱 예민하게 구는 것도 사실인 것 같고. 캘리포니아에서 베지테리언 메뉴가 없는 레스토랑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과 별다를바 없는 수준의 곳일 것이다. 그리고 글루텐 프리 메뉴가 없는 곳은 그저 괜찮은 레스토랑일 수 있다. 로컬 식재료로 만든 신선한 음식,최대한 식재료의 맛을 거스르지 않는,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그런 요리. 그리고 결국 이런 요리들은 환경문제와, 로컬 경제와도 결부된다. 그것은 결국 건강-윤리문제와 돌고 돈다.

그러니 일본 음식이 두 나라의 미식가들에게 모두 인기가 있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에게는 '살아있는 생선'을 먹는다는 '경험'과 그 생선을 장인정신으로 잘 만들어낸다는 요리법에 대한 욕심과 연결된다. 미국인들에게는 재료 자체의 맛과 위에 부담이 되지 않는 깔끔한 조리법이 먹힌다. 그 두 나라의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모두 일본식 요리법을 적용한다.

한국인들은? '맛'에 욕심이 많다. '깊은 맛' 오래된 '장'맛, 오래 끓여 나오는 육수. 등등에 욕심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와 닮은 점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깊은 맛, 감칠맛을 '소스'에서 주로 담당하기 때문에 그들이 우리의 '깊은맛'을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재료를 트랜스포밍한다.
그리고 우리 역시도 '건강'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이것은 윤리적인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음식이 스태미너에 좋은지, 이 음식이 간에 좋은지, 콩팥에 좋은지, 암을 이겨낼 수 있는지가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생각해보면 음식에 대해 가장 Greedy한 민족은 우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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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트너스 인 Vintners Inn  그리고 존 애쉬 & John Ash & Co

소노마 카운티에 위치하고 있는 작고 아담한 별 넷의 호텔. 근처의 아름다운 와이너리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테라스를 구비하고 있으며, 작은 분수대가 호텔 중앙에 자리잡고 있어 마치 이탈리아에 위치한 프라이빗한 호텔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친근하고 아름다운 공간이다. 특히 야외의 풀장에서 수영을 하면서 포도밭을 감상할 수 있고, 그 주변으로 조깅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운동조차 황홀하게 할 수 있다. 방마다 무료로 비치된 나파 밸리의 무료 와인 한 병에 벽난로를 켜면 시니컬한 사람조차 여유롭게 로맨틱함을 즐기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꼭 조깅을 즐기길 바란다. 포도밭을 즐기며 달릴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외부에 있는 작은 수영장.

유럽의 경치를 느끼기에 충분한 분위기

작고 아담한, 그리고 한가로운 호텔의 분위기. 내가 묵었던 방.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들


미국이라기보다 유럽의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무엇보다 빈트너스 인 안에 위치하고 있는 소노마 카운티의 유명 레스토랑 존 애쉬 & (John Ash & Co)레스토랑에서는 소노마 카운티 로컬 식재료를 이용해 현대적인 프렌치 아메리칸 퀴진을 즐길 수 있다. 캘리포니아의 유행이라 할 수 있는 일본 스타일의 감각이 가미된 실험적인 요소도 들어있다. 식사를 한 후에는 레스토랑과 연결되어 있는 바에서 와인 혹은 칵테일 한 잔을 하고 밤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다. 아침 식사도 가능하니, 호텔 룸 테라스가 지루하다면 레스토랑을 이용할 것.





주소 4350 Barnes Rd, Santa Rosa, CA 95403 문의 707-575-7350 www.vintnersi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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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정원을 걷다, 페라리-카라노 와이너리(Ferrari-Carano)

소노마 카운티에 위치한 페라리-카라노 와이너리는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 드라이 크릭 밸리(Dry Creek Valley), 록라이즈 마운틴(RockRise Mountain)등 총 19개의 사유지로 구성되어 있는 와이너리로 덕분에 와인의 종류도 많다. 각 지역마다 토질과 기후가 다르고 그래서 서로 다른 종류의 와인이 나오는 까닭이다. 피노누아, 메를로, 카르베네 소비뇽, 진판델, 퓌메 블랑, 샤도네 등 취향에 따라 와인 품종도 골라 마실 수가 있다.






무엇보다 페라리-카라노 와이너리의 투어가 즐거운 것은 이렇게 다양한 와인을 다양한 장소에서 마시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웰컴센터 입구에 마련된 바에서부터 한 잔을 마시기 시작하여 지하 와인저장고를 둘러본 후, 그 옆에 위치한 글래머러스한 분위기의 바에 앉아 소믈리에의 설명을 들으며 원하는 와인을 마시고, 원한다면 거대한 셀러 룸을 예약하여 친구들과 오붓한 와인나잇을 보낼 수도 있다는 것. 덕분에 저녁에 는 소노마 밸리 지역 주민들의 예약으로 자리가 꽉 차기도 한다.

대부분의 와이너리가 와인투어 예약을 받고 엄숙한 분위기로 투어를 이끌어간다면, 페라리-카라노 와이너리는 조금 더 캐주얼한 분위기의 투어를 즐길 수 있다. 그저 방문해서 와인 한 잔만 마시고 돌아가도 좋고, 가이드를 따라 한 바퀴를 돌 수도 있으며, 와인 한잔을 들고 야외로 나가 정원을 돌 수도 있다. 물론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되니 미처 여행준비를 하지 못한 와인애호가들에게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유럽식 정원과 미국식 정원을 교묘하게 합쳐놓은 산책로 때문이다. 계절마다 피는 꽃이 달라 방문할 때마다 전혀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와이너리의 정원답게, 코르크를 만드는 코르크 나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주소 113 Plaza St. Healdsburg, CA 95448  문의 707 431 2222 www.ferrari-cara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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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밸리 어디에서 잘까?


Where to Stay


매도우드 Meadowood

나파밸리 세인트 헬레나에 위치하고 있는 매도우드는 그 이름답게 울창한 숲 속에 안락한 휴식을 제공하는 나파밸리 최고의 럭셔리 리조트다. 골프는 물론이고, 테니스, 수영 그리고 아름다운 숲 사이로 나있는 조깅코스, 그리고 피로를 풀어주는 스파까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편안하고 프라이빗한 장소를 제공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실리콘 밸리 지역 상류층을 위한 결혼식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이 곳의 숙박시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울창한 숲 오솔길 사이로 프라이빗하게 지어진 오두막이 한 채씩 따로 동을 이루고 있고,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야외 테라스와 직접 나무로 불을 피워 은은한 나무의 스모크를 즐길 수 있는 벽난로가 모든 방마다 구비되어 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어정쩡한 드립 커피를 내리는 대신, 깔끔한 캡슐 네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으며 굳이 레스토랑으로 향할 필요 없이 방으로 식사를 부를 수도 있다. 스튜디오부터 가족을 위한 스위트와 로지, 힐사이드 뷰부터 숲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까지 다양한 룸 타입이 있다.

무엇보다 매도우드에는 미슐랭 3스타에 빛나는 크리스토퍼 코스토우의 더 레스토랑(The Restaurant)’이 있고 아침 식사 뿐만 아니라 매도우드 가든에서 직접 수확한 재료로만 만드는 그날의 메뉴로 다양한 다이닝을 선보이는 더 그릴(The Grill)’도 유명하다. 이 너른 매도우드에서 로맨틱한 피크닉을 하고 싶다면 원하는 장소를 선택하고 요리를 주문할 수도 있다. 특히 동선이 긴 이 공간을 이동할 때 컨시어지로 연락만 하면 메르세데스 벤츠가 당신의 오두막 문 앞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주소 900 Meadowood Lane St.Helena, CA 94574 문의 www.meadowood.com, 877-963-3646


 











All photographs by  Meadowood




웨스틴 베라사 Westin Verasa

나파의 다운타운에 위치하고 있어 밤 늦게까지 능동적으로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호텔. 샌프란시스코의 페리빌딩 파머스마켓을 성공적으로 만든 디자이너가 나파밸리에 구성한 옥스보우 마켓이 도보로 3분 거리에 있고, 바로 길 건너편에는 나파 밸리 전 지역을 도는 나파 밸리 와인 트레인이 위치하고 있다. 무엇보다 잠자리에 들기 아쉬워 한 잔 더 걸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는 이만한 장소가 없다. 자동차로 운전하지 않아도 바로 호텔 주변으로 모여있는 수많은 바와 레스토랑이 당신에게 최고급 나파밸리 와인을 서브할 테니까.

합리적이고 모던한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는 룸은 대부분 나파 강이 보이거나 나파의 구시가지가 보이는 뷰를 가지고 있어서 아늑하고 편리하다. 특히 1층에 있는 바에서는 무료로 제공하는 와이너리의  이벤트가 벌어지곤 하기 때문에 머물고 있는 동안 뱅크 카페 & (Bank Café & Bar)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지 않은지 체크해볼 것. 이외에 미팅룸은 물론, 헬스클럽, 스파, 강가로 이어지는 길 등을 잘 구비해두어 편안하게 산책 및 운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애완동물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그리고 방 안에 X-Box 등의 게임기와 DVD 플레이어등  여행길에 쉽게 지치는 아이들을 위한 제품를 구비해 가족여행객들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고 있다. 주소 1314 Mckinstry St. Napa, CA 94559 문의 707-257-1800 www.westinnapa.com





All Photographs by Westin Ver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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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가 Vottega

욘트빌의 빈티지 에스테이트(The Vintage Estate)에 위치하고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테가는 TV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맡을 정도로 미국 내에서는 유명한 셰프 마이클 치아렐로(Michael Chiarello)가 음식을 담당하고 있으며 특히 지역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레스토랑이다. 그는 파스타 등의 기본적인 이탈리안 요리 이외에도 일본스타일의 음식을 실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회를 소금바위 위에 얹어 서브하는 전채 요리같은 것이 특히 인상적이다.







주소 6525 Washington Street, Yountville, CA 94599 운영시간  오전 11:30~오후 3:00, 오후 5:00~저녁 9:30, 월요일 점심식사 시간 휴무.문의 707-754-4467 www.botteganapavalley.com

 



모델 베이커리 Model Bakery

나파지역에서 가장 인기를 많이 얻고 있는 베이커리로, 2대째 어머니와 딸이 운영하고 있는 곳. 90년 전에 오픈해 아티장 베이커리로 이름을 날린 세인트 헬레나 점과 나파 시내 옥스보우 마켓 바로 옆에 위치한 나파 점이 있다. 매도우드 같은 최고급 리조트의 레스토랑에 납품을 할 정도로 그 맛을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간단한 식사로 좋을만한 샌드위치와 베이커리 종류가 다양해 아침과 점심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 이 곳의 잉글리쉬 머핀은 잊지 말고 꼭 먹어볼 것.





모데





주소 St. Helena : 1357 Main St. Saint Helena, CA / Napa: Oxbow Market 644 1st St. Bldg B, Napa, CA 문의 707 259 1128(나파점) www. Themodelbak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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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밸리 음식의 특징은, 신선한 로컬 식재료만 사용해서 만든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천혜의 환경에서 자란 채소와 방목해서 키운 동물, 낚시로 잡아올린 생선까지 어디 하나 나무랄데가 없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라면 몰라도 나파밸리에서는 김치와 고추장 생각이 덜 난다. 위에 결코 부담을 주지 않는 깔끔한 음식과 와인, 나파밸리는 식도락의 도시다.

 


라토크 La Toque

미슐랭 1스타에 빛나는 프렌치 레스토랑. 이 곳의 셰프인 켄 프랑크(Ken Frank)는 나파 지역 농부들과의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받는 최상급 식재료만을 이용해 현대 프랑스 퀴진을 제공하고 있다. 라토크에서는 그가 제공하는 음식에 당신이 직접 다양한 와인을 고를 수도 있지만  처음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셰프가 그날 그날 알아서 준비하는 셰프 테이블 테이스팅 메뉴(Chef’s table tasting menu)의 음식과  그의 음식에 소믈리에가 권하는 와인 페어링을 함께 할 것을 권하고 싶다.  라토크에서 특히 주목하게 되는 메뉴는 아귀의 간으로 만든 안키모. 캘리포니아에서는 법적으로 레스토랑에서 프와그라(Foie Gras)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셰프 켄 프랑크는 이를 대체할 음식으로 거위 간과 가장 맛이 비슷한 아귀 간 요리를 서브하고, 프와 그라에 거부감이 없는 고객들에게만 무료로 프와 그라를 대접함으로써 두 요리를 비교하도록 하고 있다. 이 곳의 와인 페어링은 무척 인상적인데, 그는 단지 그 마리아주를 와인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사케를 서브하기도 하는 등 실험적이고 재미난 일을 주도하고,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나파밸리 지역에서 생산된 것만 사용하는 것과 달리, 자신의 음식과 맞는다면 프랑스의 부르고뉴든, 소테른의 스위트와인이든 가리지 않고 이용한다. 셰프 테이블 메뉴는 140달러~180달러 정도, 3가지 요리와 디저트는 74달러,  4가지 요리와 디저트 90달러, 베지터블 메뉴 85달러,  와인 페어링은 48달러~95달러 정도로 18%  서비스 및 세금 불포함 가격. 그러나 미국의 여느 레스토랑과 달리, 팁을 받지 않는다.


아뮤즈 부슈. 한입에 쏙. 그러나 이 레스토랑에서 셰프 테이블 메뉴에 와인페어링을
함께 하면.... 나중에는 배가 터질 지경이 될 것이다.

켄 프랑크 역시 일본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와인 이외에도 사케 등이 음식과 궁합만 맞는다면 페어링된다.

캘리포니아의 법 때문에 프와그라는 레스토랑에서 판매되지 못한다. 때문에 그 대안으로 만드는 음식이 아귀의 간. 내 경우에는 한국의 경리단길에 위치한 레스토랑 '댄디핑크'에서 먹어본 경험이 있는데 살짝 생선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프와그라처럼 부드럼게 넘어간다.

셰프 켄 프랑크는 직접 나와서 우리에게 아귀의 간 맛이 어땠는지를 물었다.
우리들의 분위기를 살피고는, 무료로 대접하는 프와그라를 선보이며 두 맛을 비교하게 한다.

끝이 없이 이어지는 음식의 향연.




음식과 함께 나오는 와인페어링까지 다 하고 나면 비틀비틀, 헤롱헤롱. 라 토크는 웨스틴 베라사 호텔에 위치하고 있으니, 이왕이면 호텔 예약도 함께


주소 1314 McKinstry Street, Napa, CA 94559 운영시간 오후 5:30부터 오후 11:30까지(전화 예약도 이 시간만 가능)  문의 707-257-5157,  www.LaToque.com 


PS. 웨스틴 베라사 호텔과 라토크 레스토랑은 모두 나파 시내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건너편에는 와인트레인을 타는 역이 있고, 주변에는 옥스보 마켓(파머스 마켓)이 위치하고 있다. 또한 주변에는 다양한 바가 있으니 시내 구경도 하고, 식사 후에는 한잔 더!를 외치며 2차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리끌레르 8월호에 실린 나파밸리기사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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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끌레르 8월호에 실리는 나파밸리 및 소노마밸리 투어 기사를 이 곳에 옮기도록 한다.



Sideways, Napa & Sonoma

 

나는 어떻게 와인이 그렇게 진화해왔는지, 어떻게 매번 내가 병을 열 때마다 지난번에 열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이 나는지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아요. 왜냐하면 와인은 실제로 살아있기때문이에요. 그건 계속해서 진화하고 복잡미묘함을 얻어요. 그리고 정점에 다다르고 나면, 다시 천천히 피할 수 없는 쇠퇴의 길을 걷죠. 무엇보다, 맛이 정말 죽이잖아요!”   -영화 <사이드웨이>

 




파리의 심판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와인업계의 일화가 있다. 신대륙 와인을 편견에 사로잡혀 불신하던(여전히 그리 다른 것 같지는 않지만) 프랑스의 와인애호가들이 1976년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화이트와인 뿐만 아니라 레드와인까지 모두 1위를  캘리포니아와인에게 내어준 파리 테이스팅사건이다. 물론, 캘리포니아 와인은 싸다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미국이 시끄럽게 발벗고 나서 홍보한 효과도 있었고, 오랜 기간 숙성이 필요한 프랑스 와인이 몇년 되지 않은 빈티지였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분명 도도하고 콧대 높은 프랑스 와인 자존심에 상처를 낸 것은 확실해보였다. 어쨌든 덕분에 캘리포니아 와인은 전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이는 이후 <와인 미라클(Bottle Shock)>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

서로 이웃하고 있는 나파밸리와 소노마 밸리는 새로운 문화에 민감하고 진보적이며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합리적인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로 대변되는 북 캘리포니아의 지적인 토대 위에 아름다운 숲과 들판, 언덕과 산들로 둘러싸여 여유로움이 가득한,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친근하고, 합리적이며, 겸손하고, 아름답고, 여유로운 와인 산지이다. 특히 나파 밸리는 이제 수많은 와인애호가들을 불러들이며 새로운 스타일의 식도락 관광지로 거듭났고, 70년대 이후로 많은 와이너리들이 부티크 와이너리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지역 농부들과 최고급 레스토랑간의 연계를 통해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문화와 환경운동을 함께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놀라운 점이다. 그래서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를 여행하면서는 미국하면 떠오르는 그 흔한 패스트푸드 전문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와인트레인을 타고 가다 세인트 헬레나 고등학교 앞에 있는 KFC하나를 발견하고 환호를 질렀을 정도다. 와인트레인의 홍보담당자가 말했다. “왜이래, 여긴 나파밸리잖아.”) 나파밸리가 넓은 평원과 낮은 언덕들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라면, 소노마 밸리는 조금 더 높은 협곡을 많이 가지고 있다. 불과 한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있는데도, 가는 길이 구불구불 굴곡이 많이 져있어, 와인산지로 조금 늦게 발전을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덕분에 여름 휴가 기간과 주말이면 자동차로 꽉 메워지는 나파밸리와는 달리, 소노마 밸리는 훨씬 여유롭고, 친밀하고, 소박하다. 여전히 포도밭 대신 다른 종류의 농작물을 재배하는 미국농촌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고. 나파 밸리와 소노마 밸리를 달리다보면, 언덕 능선을 타고 일렬종대로 아침출근을 나서는 블랙앵거스 소떼들과, 노을의 색이 물드는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미국과 사랑에 빠지기 아주 쉽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잉글눅(Inglenook)

사실 영화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루더포드 지역의 와이너리를 구입할 때는 본격적인 와인판매사업을 할 생각이 없었다. 어린 시절, 금주법의 기간동안 뉴욕 할렘지역의 공동주택에서 살며 조부모가 가족 와인을 만드는 것을 직접 보면서 자란 그는, 조부모가 물려준 추억과 유산을 잇고 싶을 뿐이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대가족 가장답게 늙은 어머니,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패밀리 와인을 만들며 휴가를 보내는 것도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었다. <대부> 1편으로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떠오른 그는 패밀리 와인을 만들 와이너리 헌팅을 하던 중, 1975, <대부> 2편까지 찍은 돈으로 현재 잉글눅의 일부 땅과 맨션을 구입했다. 하지만, 이 곳의 역사와 와인이 너무 훌륭했던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루더포드 이웃에 살던 로버트 몬다비가 놀러와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나파 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땅을 샀다는 걸 아시나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잉글눅 입구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나파밸리 와이너리 잉글눅


핀란드 출신의 선장이었던 구스타프 니바움(Gustav Niebaum)이 오랜기간의 연구 끝에 골라낸 이 비옥한 토양 위에 처음으로 와이너리 잉글눅이 탄생했다. 그는 심혈을 기울여 와인을 생산했고, 유럽 스타일의 와인공정을 도입하여 캘리포니아 지역 최고의 보틀 와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빠르게 발전하던 캘리포니아 와인에 큰 제동이 걸린다. ‘금주법이 시행된 것이다. 당시 미국 전지역의 와이너리는 문을 닫아야만 했고, 다른 종류의 농업으로 전환해야만 했다. 그러나 니바움의 후손들은 와인에 대한 애정을 접지 못했다. 카톨릭 교회에 납품하는 것은 법적으로 인정되었기에 근근이 와인을 생산했고, 그의 손자조카 존다니엘의 와인은 최고의 질을 자랑할 정도였지만 결국 그들도 경제난에 부딪혀 대부분의 포도밭을 팔게 됐다. 이후 인수한 이 곳의 주인들은 질 좋은 포도주를 만들겠다는 전 주인과의 약속을 깨버리고 값싸고 돈이 될 법한 와인을 만들며 이 비옥한 토양의 진가를 알아주지 않았다. 코폴라가 이 곳을 인수하게 되었을 때, 어쩌면 몬다비는 그가 이 곳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구입한 땅뙈기를 시작으로 그는 잉글눅 예전을 명성을 되찾기 위해 주변의 땅을 사모으기 시작한다. 이곳을 가이드해주던 PR매니저가 저 멀리에 있는 포도밭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기 저 쪽 땅은 <드라큘라>로 번 돈으로 산 거고,  저 쪽은 <대부 3>로 샀고…” 코폴라의 와이너리는 그의 영화 역사와 함께 커졌다. 패밀리 와인을 만들려던 그가 처음으로 판매를 위해 고급 와인을 생산한 후 거기에 루비콘(Rubicon)’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이런 말을 했다. “결국, 나는 루비콘 강을 건너고 말았구나.”

코폴라의 와이너리는 한동안 루비콘 에스테이트로 불리다가 최근에서야 본래의 이름 잉글눅을 되찾았는데 이곳에도 영화감독의 와이너리답게 숨은 이야기가 있다. 그동안  잉글눅은 포도밭이 판매되고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름을 다른 회사가 쓰고 있었기 때문에 잉글눅의 대다수 땅을 가진 코폴라로서도 사용할 수가 없었고, ‘잉글눅와인은  그저 저렴한 와인 중 하나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2004년 한 와인 옥션에서 1941년의 잉글눅 와인이 2 4천 달러 이상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잉글눅이 싸구려 박스와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 전통과 역사가 잊혀지고 끊겨서는 안된다는 걸 알았다. 결국 그는 이름과 트레이드마크 모두를 구입해  니바움과 최고의 와인메이커였던 그의 후손 존 다니엘의 한을 풀어주었다. 40년 동안 4 2백만 달러를 쏟아부어서 말이다.

잉글눅에는 카베르네 소비뇽의 우아하고 엄숙한 와인 루비콘잉글눅 캐스크(Inglenook Cask)’, 그리고 화이트 와인잉글눅 블랑카노(Inglenook Blancaneaux)’ 이외에 주목할만한 중가 와인으로 진판델로 만든 에디지오네 페니노(Edizione Penino)’가 있다. 자신의 어머니 이탈리아 코폴라의 생신날에 맞춰 선물했다고 하는 이 와인은, 나폴리의 음악가였던 외조부 프란체스코 페니노를 기리며 그의 음악회사 이름과 로고를 직접 따서 디자인했다. 이 진판델 와인은 코끝까지 퍼지는 향긋한 맛으로 부드러운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소피아 코폴라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을 때 축하파티에서 대중에게 처음 선보였던 와인은 소피아 블랑 드 블랑(Sofia Blanc de Blancs)’. 그녀의 이름이 붙은 로제, 화이트 와인이 세 개나 될 만큼,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도 각별하다. 이탈리아인들은 다 이렇게 가족사랑이 지극한걸까?  


                     그가 소장하고 있는 영화 속 의상과 각종 영화와 관련한 물품들


그의 영화 <터커>에 나왔던 바로 그 자동차. 기억하십니까?!


비록 와인 투어에 즐겁게 참여할 수 없는 비알콜애호가라 할지라도, 이 곳에서만큼은 행복하다. <드라큘라>에 나왔던 의상이라든지, <터커>에 나왔던 바로 그 자동차처럼 코폴라영화 박물관이 와이너리 내에 있어 취기가 도는 상태에서 즐겁게 전시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와이너리는 이웃도시 소노마에도 있다. 앞으로 잉글눅과 소노마에 위치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와이너리는 그 역사를 계속 성공적으로 써 나갈 것 같다. 그리고 소피아 코폴라가 그 명성을 대신하게 될 때 어떤 맛으로 승부하게 될지도 꽤 궁금하고. 와인 테이스팅과 와이너리 투어가 함께 이루어지는 잉글눅 익스피리언스는 90분 정도 이루어지며 1명당 50불 정도다


주소 1991 St. Helena Highway, Rutherford, CA 94573  문의 707-968-1161 www.inglenook.com 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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