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세일 지름신을 모셨다. 그러나 백화점 직원의 실수, 나는 어떻게 보상받나?


얼마전 한국 뉴스를 보니까, 외국브랜드들이 한국에서 얼마나 높은 가격에 팔리는지에 대해 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이다. 수입 제품의 가격이 터무니 없이 높다보니, 그와 경쟁하는 국내 브랜드의 가격도 높아진 것도 현실이고, 그래서 백화점은 생전 푸드코트 이용하러 가는 거 이외에는 거의 해본적이 없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허울 좋은 세일 기간에는, 30퍼센트를 한다고 해도 여전히 가격이 높다. 그러다보니 몇몇 외국 중저가 브랜드가 세일다운 세일에 들어가면 모든 사람들이 몰려 하루만 늦어도 살만한 물건이 싹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일단 '세일'은 진정한 '세일'이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50%정도가 되고, 일부 대중브랜드(갭, 제이크루, 바나나 리퍼블릭 처럼) 중 이미 30%세일을 크리스마스 이전에 진행하고 있던 브랜드들은 기존 세일 가격에서 40%를 더 해주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에 J.Crew에 들어가서 꽤 질이 좋은 울 스웨터와 카디건을 골랐는데 세일 가격이 총 110달러 정도 였다. 그러나 계산대에서 언니가 자 70불요, 하는 바람에 오히려 내 쪽에서 가격이 틀리지 않았는지 물어본 경험이... 이럴 줄 알았으면 하나 정도 더 넣는 건데.




그리고 파티 시즌(이곳 새해 전날 파티를 위해 파티드레스를 한번 주욱 팔아주고 나면)이 끝나면, 1월에 매주마다 점점 내려가는 가격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대중적인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브랜드가 세일을  같은 시즌에 하기 때문에 만약 이미 점찍은 옷이 있었다면, 세일 시작과 동시에 바로 구입해야 자신의 사이즈를 골라갈 수 있는 것.





여하튼 그리하여...

미국에서는 지름신을 상대적으로 멀리하던 중(뉴욕의 집세가.....ㅠㅠ), 겨울 세일을 맞이하여 기다리던 몇가지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블루밍데일 백화점으로 향했다.


위의 스웨터 두벌, 그리고 작년부터 벼르고 벼르던, 무릎위로 올라오는 Over the Knee부츠.

무릎 위로 슬쩍 올라오기 때문에 나처럼 나이가 들며 무릎이 슬쩍 시려오는 분들에게는 안성맞춤이자, 어쩐지 조금 더 패셔너블해보이는 것같은 묘한 이 녀석!

이게 마지막 남은 녀석이라며 나를 한껏 부추기는 직원까지 있으면.......!!!!!! 여자들은 알겠지만, 나중에 반품하러 오더라도 살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금은 마지막 세일 기간 중이기에.

스트레스 받던 일도 많고 해서 나를 위한 선물이라며 마음을 먹고 구입을 하였는데...게다가 눈이 펑펑 와서 길도 미끄러운 그 뉴욕의 길을 터덜터덜 큰 쇼핑백을 들쳐업고 지하철을 타며 집으로 왔는데...




집에 와서  박스를 열어보니....

오른쪽만 두 짝!!!!!!!!!!!

너무 화가 났다. 몇달을 고민해 스토어에서도 한동안 들었다 놨다 하면서 망설이다 결국 카드를 내밀었고,  남편에게 할 변명까지 머릿속으로 구상하며 한껏 들떠 집으로 왔건만, 지금 당장 신을 수가 없다니. (쇼핑이란 모름지기 '지금 당장 바로' 입고 신고 해야 하는 것이란 말이다. 남편들은 모르겠지만 ㅠㅠ) 게다가 미국은 한국처럼 서비스정신이 그리 투철하지 않아서 분명 제대로 된 사과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택배로 보냈다가 택배로 받은 적이 있기는 한데, 이 곳은 한국 택배처럼 그리 빠르지도 않고, 가격도 비싸고, 퀵서비스 같은 것은 기대도 할 수 없고... 뭐 그렇기 때문에...

한마디로 나는 이 무거운 부츠를 다시 들고 백화점으로 가야한다는 말이렸다. 


결국 다음날, 나는 잔뜩 화가 나서, 두 짝 중 한짝만 봉투에 넣고 백화점을 찾았다. 아, 더 억울한 것은 나에게 판 직원이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불평을 할 수 없었다는 거다. 결국 다른 직원에게 사정설명을 하고...'좀 짜증나네요' 한마디 했지만.... 물론 이 직원 자기가 한 일도 아니라는 표정으로 사과 한마디 없고(우리나라 같으면 회사 차원에서 사과해줄텐데 말이다).

왼쪽 부츠를 찾아서 온 직원이 나에게 묻는다. "혹시 영수증 가지고 왔나요?" 아니, 뭐 내가 설마 거짓말이라도 할까봐?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꺼내 주자 그가 덧붙였다.

"고객불편에 대한 보상으로 10% 추가할인 해드릴게요."라며 알아서 할인!


솔직히 내가 한국 백화점을 오랫동안 이용하지 않아서 모르는 건지도 모르지만, 한국에서도 추가할인을 받아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이렇게 대박 겨울 세일 중인 백화점에서 10% 추가할인까지 해주다니... 마음같아선 춤이라도 출 판이었다.

 
그날 어쩐지 돈을 번 것 같은 기분에 내려오다가 다른 코너에서 스커트 하나를 구입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쩝.... 일부 옷에다가 훔쳐가지 말라고 붙여둔 마그네틱볼이 떡하니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아니, 2014년 액땜인가.

하지만 이번에는 그 직원이  어이가 없었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마그네틱만 뚝 떼어주고 "봉투필요해요?"하고 묻는 것이다.

이번에는 당당하게 말했다. "아니, 이게 다인가요? 저는 이것 하나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그 큰눈을 깜박대며 아가씨가 말한다. "그럼, 뭘?"

"내가 알기로 블루밍데일에는 고객불편 추가 할인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한참을 여기저기 알아보던 그녀가 매니저의 승인을 받았는지 할인을 해주고는 영혼없는 목소리로 봉투를 건네주면서 말했다. "미안요."

50% 할인 중인 스커트를 60%로 할인 받았으니, 영혼없는 목소리여도 참자.


그러니, 혹시라도 미국에서 이렇게 백화점 직원의 실수가 있는 경우에는 당당하게 말해도 된다. "고객불편 추가 할인은 없나요?" 하고. 직원이 모르는 경우도 간혹 있으니, 매니저를 찾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렇게


살짝 더 저렴해서 예쁜 아이를. 집에 보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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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로 두고 싶은 가게, 빈티지 스리프트 웨스트(Vintage Thrift West)




최근 유명하다는 뉴욕의 빈티지 가게에서 실망하고 돌아온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제품에 비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탓이다. 빈티지에 열광하는 전세계의 패션피플들이 뉴욕으로 몰려들어 가격을 올려버린 탓일까? 게다가 빈티지 스타일, 펑키 스타일은 어쩐지 맨하탄 서쪽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빈티지 가게를 발견한 것은 우리들만의 비밀로 하자. 좋은 공간, 좋은 아지트가 유명해지면 피곤해진다. 지난해 4월에 오픈해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이 가게에서는 손님들의 탄성이 자주 터져나온다. 택도 떼지 않은 샤넬 백이 890달러에 판매되기도 했다. 오늘 나는 역시 사용한 흔적이 없고 택까지 달려있는 에스카다의 새빨간 가죽 백을 90달러에 사려는 참이다. 상태가 아주 훌륭한 빈티지 샤넬, 생로랑 스카프는 75달러에 판매되고 있고, 마치 사라제시카 파커가 입었던 것 같은 코요테 빈티지 모피코트는 250달러다. 이렇게 좋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이 공간이 유태인단체가 운영하는 비영리 기업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기부를 통해 받는 제품으로 이 곳 수익의 일부는 또 다시 자선사업으로 쓰인다. 이미 이스트빌리지에서 10년 넘게 운영해온 빈티지 스토어의 오랜기간 노하우로, 고급브랜드만 모아 몇달 전 웨스트빌리지에 걸맞는 고급 빈티지 가게를 오픈한 것이다. 그러니 부탁이다, 우리들만의 비밀로 하자.








주소 286, 3rd Avenue 영업시간 월요일~목요일 오후 1~오후 9, 금요일 오후 12~해가 질 때까지,  토요일 휴무, 일요일 오후 12~오후 7  문의 212 871 0777


Posted by NYCbride

이제 뉴욕에서 살기 시작한지 몇달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한 때 패션잡지에 다녔던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친구들이 놀러온다고 하면, 어디가 '쿨한 공간'인지, 어디가 먹을 때 좋을지, 분위기가 좋은지, 그리고 특히 '쇼핑'은 뭘 하는게 좋은지, 어디서 하는게 좋은지 알려줘야할 것 같은 그런 직업정신이 솟아오른다.


하지만, 나는 이제 더이상 쇼핑에 관심이 없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아, 나의 돈이 나만의 돈이었던 싱글시절이 가끔씩은 그립다....! :))데이트를 하다가 옷가게에 들르는 일은 점점 줄어들게 됐다. 하지만, 매일 이렇게 블로그를 업데이트 하는 척 하며, 아마존, 블루밍데일, 노드스트롬, 등등의 백화점 사이트에 눈도장을 찍는 혼자만의 '아이쇼핑'을 잊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데리고 가도 나는 죄책감이 없고 그 역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공간이 있으니, 바로 벼룩시장이다. 특히 맨하탄의 헬스 키친에 위치한 벼룩시장은 앤티크 가구, 카메라 등부터 시작해서, 빈티지 옷과 장신구에 이르기까지 없는게 없으니, 구입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몇시간이고 걸어다니는 재미가 있다.

남편은 오래된 카메라와 전축, 그리고 잔뜩 쌓아놓은 중고 LP판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고, 나는 겨울 코트에 달기 위한 빈티지 브로치를 찾느라 서로를 잃어버리곤 했다.



일요일, 맨하탄에 위치한 헬스 키친. 쇼핑객과 판매하는 셀러들을 위해 길을 막아두고 있다. 타임아웃이 선정한 최고의 앤티크 퍼니처 스트릿이 바로 이곳.


토요일과 일요일날 오픈을 하기 때문에, 여행오는 사람들이라면, 느릿느릿 브런치를 먹고 어제 마신 술 해장겸 한 바퀴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이곳을 한바퀴 돌고 나면, 한국에서 동네 카페를 내는 사람들이나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얼마나 이곳에서 작고 귀여운 소품을 많이 사갔을지 알 것 같다. 

예전 첼시에 위치하고 있었던 아넥스 빈티지 마켓이 이곳으로 옮겼기 때문에 아직도 예전 가이드북을 보고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헬스키친에 가면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타임스퀘어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 이 곳으로 천천히 걸어와도 좋을 것 같다.


위치: 9Av와 10Av 사이, W39 St.에 Hell's Kitchen Flea Market이 위치하고 있다.

오픈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