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잠깐 아주 사적이지만, 기분 좋았던 이야기를 하나 하고 넘어갈까 한다.

한국에 가기 전, 나는 갑자기 좀 바빠졌다. 결혼하자마자 미국으로 그냥 넘어왔기 때문에, 결혼식에 와준 분들에게 감사인사도 못했고 해서 작은 성의표시라도 할 요량으로 마음을 먹고 있었다. 덕분에 선물은 사지도 못했는데 맘만 좀 바빠졌다. 거기다가 몇몇 잡지사의 원고 청탁이 있어서(아주 감사히도)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급하게 마무리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은 미국의 패션디자이너 레베카 밍코프를 인터뷰 하고 돌아왔다(마리끌레르 2-액세서리 전문 잡지를 위한 것). 합리적인 가격의 고급패션라인을 자랑하는 레베카 밍코프가 한국에 론칭을 한다고 한다.


레베카 밍코프를 잠깐 설명하자면, 미국의 디자이너로 핸드백과 슈즈가 특히 너무 비싸지 않은 가격에(나에게는 여전히 비싸지만) 판매되고, 한국여성들처럼 시크한 페미닌함을 보이고 싶은 여성들에게 잘 어울리는 제품으로 이미 몇몇 해외구매대행사이트를 통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었다.




미국 글래머 매거진에 나온 그녀의 기사. (레베카 밍코프 코리아 제공)

딱 봐도, 뉴욕스타일의 예쁜 언니인데, 직접보면 모델 뺨도 때릴 것 같은 스타일에 외모, 몸매를 자랑한다.


어쨌든, 그녀의 인터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마리끌레르2를 꼭 참고하시기 바라고, 오늘 얘기하고 싶은건 인터뷰하기 전, 내 액세서리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레베카 언니께서 '나 이 펜던트 맘에 든다'하고 칭찬해준 것을 좀 자랑할까 싶어서다.

물론 사람들끼리 만나면, '어머, 만나니까 정말 예쁘시네요!' '머리결이 너무 고우세요!' '오늘 그 드레스 어디서 샀어요?, 나도 사고 싶다!'라는 입에 발린 칭찬이 익숙한 이 바닥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조금 시니컬한 뉴요커 패션디자이너 언니가, 특히 액세서리에 강한 것으로 소문이 난(핸드백, 슈즈, 주얼리 등) 언니가 내 그리 비싸지 않은 목걸이에 관심을 보여주시다니, 뭐 어깨가 좀 으쓱할밖에.


꼭 자랑하겠다기 보다, 이 펜던트는 사실 내가 구입한게 아니라, 위스콘신의 작은 도시 웨스트벤드에서 살고 계신 우리 시어머니가 지난 크리스마스 선물로 직접 해외배송을 해주셨기 때문이다. 그때는 서류상으로 혼인신고를 해놓기만 한 상태라, 실질적으로는 결혼식 전이었지만, 어쨌든 법적으로 내 시어머니가 되신 후 해준 의미있는 선물이었다.







특히나 펜던트는 '드림'이라고 뒤에 씌여져 있고, 이렇게 펜던트 안에 원하는 참을 구입해서 넣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시어머니는, 내가 프랑스 파리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 책을 좋아한다는 것, 여행과 음악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을 그동안 나와 화상채팅을 하며 꾸준히 이해해주시고 이렇게 '손혜영의 꿈'이라는 이름으로 선물을 보내주셨던 것이다.


이게 실제로 얼마나 비싼건지 나는 잘 모르지만(아마 아주 비싼 건 틀림없이 아닐테다 우리 시집식구들의 선물 철칙은 '결코 비싼 것을 사주지 않는다'기 때문에, 매해 크리스마스나 생일 때가 되면 3만원 이하의 선물을 고르느라 오히려 더 힘들다), 상대방의 장점과 꿈을 이해하고 해주신 이 선물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러니 레베카 밍코프님께서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셨을 적에, 나는 "이거 우리 시어머님이 사주신거예요, 호호"하고 자랑을 하며 뿌듯했던 것이다. 어쩌면 패션디자이너인 그녀는 자신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위해 눈여겨 본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 소품이 나에게는 그냥 펜던트가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시어머니의 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가 되어 더욱 좋았다고 할까.


미국남편을 만났다고 해서 '시월드'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뭐, 시월드의 부정적인 의미를 제하고라도, 내 부모님, 내 가족이 아닌 서로다른 문화권의 가족과 친해지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꼭 '외국인' 시어머니라서가 아니라, 그냥 우리 '시어머니'는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신다. '내가 샤넬 백 하나 사줄테니 나한테 평생 고마워하고 잘해라' 하는 시어머니보다, '이거 내가 널 생각하면서 산 길거리 목걸이란다'(심지어 길거리 목걸이도 아니고)라고 웃어주는 시어머니가 정말 고맙다.

그렇다 오늘은, 그냥 좀 자랑질이었다. 9월에 브루클린에서 열리는 북페어 때문에 시어머니가 뉴욕에 놀러 오시는데, 나는 한국으로 떠나버린다. 그럼에도 여전히 잘 다녀오라고 웃어주시는 우리 시어머니, 좀 자랑해도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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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한 편의 소설이다

 

나파밸리에 위치한 미슐랭 3스타의 '더 레스토랑' 젊은 셰프 크리스토퍼 코스토우. 그는 깜짝 놀래키는 음식보다 차분히 앉아 이야기를 읊어주는 그런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식도락가라고 해서 다 비슷한 취향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젓갈의 맛이 변화해 깊은 맛을 내는 묵은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생한 배추의 단 맛과 향긋한 태양초 고춧가루의 신선함을 담은 사각대는 겉절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제대로 잘 삭힌 홍어에 삼겹살과 미나리를 넣고 이모님 손으로 직접 오래된 묵은지로 돌돌말아 입에 넣어주는 자양동 뒷골목에 숨어있는 삼합집을 찾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갓 잡아 막 배달된 참치를 고도의 기술로 잘 잘라 그 어떤 가공을 하지 않고 초밥으로 만들어내는, 정확한 밥알의 갯수와 생선 크기의 조화가 어우러진 스시 레스토랑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깊은 맛과 신선한 맛, 가공을 해서 완전히 새로운 맛으로 바뀌는 음식과 가공하지 않고 신선함으로 승부하려는 음식 그 둘 중 뭐가 옳은가. 그렇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그러나 최신 음식 트렌드라고 하면 말이 조금 달라진다. 후자쪽인 것이 틀림 없다. 채식위주의 식단, 건강한 식재료가 중요한 요즘에는 음식 간도 조금은 멀멀해야 하고, 최대한 식재료의 향과 질감을 살리며 트랜스포밍 하지 않는 것이 유행이다. 그 유행은 어느 정도 정당해보인다. 언제는 좋은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가만, 최근들어 특히 환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로컬 푸드의 중요성과  윤리적인 음식소비에 대한 철학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파 밸리의 음식 스타일은 이런 트렌드의 선두에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어딜 가나 로컬 음식 이야기고, 베지테리언 음식 메뉴를 어떻게 개발하고 있고, 글루텐이 들어가지 않은 새로운 음식 개발을 위해 고민하는 셰프들의 이야기가 주였다. 물론 프랑스 사람들이 그 자리를 내어준 것에 대해 발끈 할 수 있겠다. 다른 점이라면, 캘리포니아에는 상어지느러미 구입 판매 뿐만 아니라, 프와그라의 생산 및 레스토랑 판매도 역시 법령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가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욕심꾸러기 같은 측면이 분명히 있어요.  보르도는 시골이라기보다 도시적인 분위기가 더 많이 풍기고요. 캘리포니아는 전혀 달라요. 그래서인가봐요, 내가 이 곳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동부쪽에 더 많은 유명레스토랑이 있지만, 뉴욕은 미디어 산업의 덕을 많이 보고 있는게 확실해요. 내 생각에 캘리포니아 지역이 훨씬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있어요. 이 곳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좋은 재료와 음식에 대한 애정이 있어요.”

나파밸리에는 두 개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그리고 두 명의 유명한 셰프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뉴욕과 나파밸리 모두에 미슐랭 3스타를 기록한 프렌치 론드리의 토마스 켈러이고, 다른 하나는 요즘 새로운 나파밸리의 자랑으로 떠오른, ‘더 레스토랑 앳 매도우드(The Restaurant at Meadowood)’의 지금 만나고 있는 이 남자, 젊고 핸섬한 셰프 크리스토퍼 코스토우이다. 그는 30세가 되기 이전에 이미 미슐랭 스타를 획득했고, 2010, 서른 넷의 나이에 더 레스토랑에서 미슐랭 3스타의 영예를 얻게 됐다.







셰프들 가운데에는 테크닉을 현란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죠. 테크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우리 팀의 음식이 보다 센스를 창조하는 종류의 것이었으면 해요. 어떤 레스토랑은 매 음식마다 이 공이 어디로 튀어갈지, 어떻게 나를 깜짝 놀래줄지 긴장을 하게 하는 음식을 선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내 스타일은 보다 흘러가는 느낌의 것 같아요.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스토리를 담아내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요리. 셰프로서, 훌륭한 음식을 만드는 건 해내야만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그 다음은? 그건, 좋은 메시지를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놀라게 할만한 것이 아니라, 언제나 흐름이 있는,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요리.”

그러더니 그는 문득 생각이라도 난 듯, 나를 주방으로 이끌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를 정오에 만나는 것, 그건 상당히 흥분되는 일이다. 스태프들은 바쁘게 무언가를 준비하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향해 웃으면서 인사를 던진다. 이 곳의 오픈 키친 레스토랑(주방 안에 마련된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 더 레스토랑을 위한 텃밭 담당 디렉터가 주방으로 찾아와 요리사들을 만나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 막 수확해온 채소를 가지고 온 참이었다. 코스토우는 래디쉬의 단단한 알을 반으로 뚝 갈라 먹어보라고 한다. “이게 야생에서 채집한 래디쉬에요. 달죠.”

나파밸리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친구다. 셰프끼리의 교류도 많고, 농부와 셰프와의 관계는 더욱 돈독하다. 내가 요리하는 이 음식이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길러졌고 그동안 어떤 어려움과 어떤 즐거움이있었는지 세세하게 뒷 배경과 스토리를 다 알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더 레스토랑의 팀은, 단순히 키친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음식을 위해 농작하는 가든이 따로 있고, 그곳을 운영하는 사람도 이 팀의 일원이기 때문에 셰프 코스토우가 담당하는 음식은 주방이 아니라 땅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나파밸리의 커뮤니티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요. 이 곳에서는 물론 서로간의 경쟁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서로 배우고 도움을 주고 받는 상생의 관계가 더 중요하거든요. 그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 책을 하나 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다른 지역의 사람들도, 로컬 농부와 요리사가 함께 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레시피가 담긴 책을 직접 쓰고 있어요. 기획부터 글쓰기까지 스스로 내가 하지 않고는 못배기겠어서 시간이 좀 걸리고 있네요(웃음)” 

아니나 다를까, 그의 음식은 사람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반전의 내용을 담은 오페라라기 보다는, 시종일관 사람의 기분을 즐겁게 하는 왈츠곡과 같은 흐름이 있다. 처음 입을 즐겁게 하는 아뮤즈 부슈에서부터 아기자기한 장난감같은 마지막 디저트 캔디까지, 음식 재료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고 그 향과 맛을 흐뜨리지 않으면서 또 다른 소스와 재료를 뒤섞어 다양한 맛을 선보이는 재주를 가졌다. 긴 코스 요리를 맛보는 동안, 단 한 번도 내 위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단 한 번도 배가 불러 더 이상은 못먹겠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모든 코스가 끝났을 때 배가 고프지도 않았다. 심지어 인디 포크 록  밴드로 중무장한 레스토랑의 음악까지(그는 오늘 플레이 된 노래는 결혼식 리셉션에 사용했던 음악으로, 오늘 아내가 직접 저녁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에 찾아왔기 때문에 특별히 골랐다며  자신이 레스토랑의 음악까지 선곡한다고 했다.)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주방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꽤 오래전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한 끼 식사를 위해 기꺼이 500달러~1000달러의 돈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그가 살고 있는 아주 가까운 곳 어딘가에 완벽하게캐주얼한 레스토랑을 낼 생각이다. “자세하게 많은 내용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현재 준비중이에요. 내 아내와, 내 귀여운 딸과 언제나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그런 레스토랑을, 사람들이 언제나 복닥거리는 그런 싸고 맛좋은 레스토랑을 오픈할 겁니다, .”

 TV에 나와서 록스타처럼 뛰어다니는 셰프들을 한심하다고 독설을 퍼붓는 이 사람, 돈을 벌거라면 이렇게 살 필요가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 셰프가 사람들이 생각하듯 로맨틱한 직업이 결코 아니라는 사람, 도대체 왜 셰프라는 직업이 인기직종이 되었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사람, 그 사람에게 궁극적인 요리철학은 무엇일까. 시카고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요리사가 된 크리스토퍼 코스토우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창조할 수 있는 것만 창조해라. 맛있고, 유니크하고, 스마트하고, 아름다운 음식이 되는건 말이죠. . 어떤 음식을 만들 때, 나 자신을 먼저 알고, 내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를 잘 알고, 지금 이 음식 만드는 것을 기회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무언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내가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척 창조해낼 수는 없어요. 평생 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죠.” 

 

--->위는 마리끌레르 8월호 셰프 인터뷰 기사입니다.


개인적으로 근 한달간  샌프란시스코와 나파밸리를 '허니문(!)'으로 여행하고 원고를 쓰면서, 프랑스, 캘리포니아, 그리고 한국 음식 문화에 대해서 상당히 오랫동안 생각해보게 됐다.


프랑스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미식가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니 '맛'이라는 것에 대해서 굉장한 포커스를 두는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프와그라'가 동물학대라고 소리를 지른다고 한들, 물론 조금 신경은 쓰고 있지만, 프와그라가 레스토랑 메뉴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심지어 한국인이 개고기를 먹는다고 소리 높인 것은 프랑스의 모 여배우였지만, 사람들을 만나고보면 그에 대해 가장 넓은 아량을 가진것도 프랑스인들이다. 외국인들이 먹기 힘들것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음식을 맛나다고 먹는 것도 프랑스 인이다. 그들에게 음식의 '맛'과 '경험'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이 음식에 대해 '욕심이 많다 Greedy' 고 평가받는 것도 수긍이 된다.

반면 미국 음식문화에서 가장 트렌디한 북 캘리포니아쪽 사람들은, '신선함'과 '윤리'에 포커스를 많이 둔다. (프와그라를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것도 불법이다-물론 몇몇 레스토랑은 이 법령을 교묘하게 빠져나가 고객에게 접대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내가 아는 베지테리언 중 대다수는 미국인이다. 아마도 패스트푸드가 준 극단적인 성인병 때문에 '건강'에 더욱 예민하게 구는 것도 사실인 것 같고. 캘리포니아에서 베지테리언 메뉴가 없는 레스토랑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과 별다를바 없는 수준의 곳일 것이다. 그리고 글루텐 프리 메뉴가 없는 곳은 그저 괜찮은 레스토랑일 수 있다. 로컬 식재료로 만든 신선한 음식,최대한 식재료의 맛을 거스르지 않는,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그런 요리. 그리고 결국 이런 요리들은 환경문제와, 로컬 경제와도 결부된다. 그것은 결국 건강-윤리문제와 돌고 돈다.

그러니 일본 음식이 두 나라의 미식가들에게 모두 인기가 있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에게는 '살아있는 생선'을 먹는다는 '경험'과 그 생선을 장인정신으로 잘 만들어낸다는 요리법에 대한 욕심과 연결된다. 미국인들에게는 재료 자체의 맛과 위에 부담이 되지 않는 깔끔한 조리법이 먹힌다. 그 두 나라의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모두 일본식 요리법을 적용한다.

한국인들은? '맛'에 욕심이 많다. '깊은 맛' 오래된 '장'맛, 오래 끓여 나오는 육수. 등등에 욕심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와 닮은 점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깊은 맛, 감칠맛을 '소스'에서 주로 담당하기 때문에 그들이 우리의 '깊은맛'을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재료를 트랜스포밍한다.
그리고 우리 역시도 '건강'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이것은 윤리적인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음식이 스태미너에 좋은지, 이 음식이 간에 좋은지, 콩팥에 좋은지, 암을 이겨낼 수 있는지가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생각해보면 음식에 대해 가장 Greedy한 민족은 우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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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차 가고 벤츠 온다

 

지긋지긋한 나쁜 남자, 이제 폐차장에 보내버려라. 이제는 벤츠를 뽑을 차례다.

 

연애 원고 하나만 써주세요.” 카톡으로 온 담당 에디터의 메시지다. 안정된 결혼생활, 그것도 신혼생활은 사람의 감성을 무디게 만드는 면이 없지 않아 몇달 전만 해도 내 마음을 뒤숭숭하게 했던 드라마도 그 어떤 이별 노래도 보살이 된 듯 아 이 어린 녀석들, 허허하고 무념무상의 도를 터득하게 된지 오래. 사람의 가슴이 조물조물 꿈틀꿈틀대는 감정에서 멀어진 나로서는 간만의 연애원고 청탁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제는 벤츠남을 만나는 법그리고 내 남편이 벤츠남에 가까운 것 같아서라는 참고 내용.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수많은 잘생긴 배우들이 뜬다. 하지만 신조어 벤츠남에 대해서 이렇다할 답변을 주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저 똥차 가고 벤츠 온다’,  별볼일 없는 남자를 만나고 헤어지고 나면 결국  벤츠처럼 완벽한 남자를 만난다정도로 요약이 되겠다. 감사한 일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내 남편은 벤츠랑은 좀 거리가 멀어보인다. 이제 학생신분에서 막 탈출해 돈도 없고, 따져보면 외모도 썩 훌륭한 편은 못된다. 물론 언제나 사려깊게 나의 입장에서 생각해주려고 노력하는 그에게 언제나 고마운 건 사실이지만. 그런데 벤츠남이라니? 게다가 벤츠라는 말이 너무 럭셔리해서 말이다.

 

 


얼마전 이효리가 결혼 발표를 했다.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10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이효리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톱의 자리를 잃지 않고 줄곧 화려하게 살아온 사람이었기에 아마도 그녀의 결혼 발표에 많은 사람들이 더 놀랐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는 그녀가 재벌집 아들이라도 만났거나, 인기 정상의 배우를 만나 결혼발표를 했다면 이렇게 이렇네 저렇네 말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녀의 결혼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것은 공통적인 반응인 듯 하다.


나쁜 남자는 매력적이다. 가끔은 치명적이다. 남녀 관계의 권력 수평 밸런스가 한쪽으로 기우는 순간, 그 남자는 나쁜 남자가 된다. 여자들의 경우, ‘사랑한다의 말을 나자신보다  널 더 생각한다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허울좋은 단어로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정기적으로 했던 플랜들을 한번에 뒤집곤 한다.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때문에 지난 달 큰맘 먹고 등록한 영어 학원을 몇 번이나 빠졌는지 생각해봐라. 남자들은 친구들의 술자리 때문에 학원을 빠지는 경우는 있어도, 여자친구 때문에 데이트 때문에 자신의 계획을 쉽게 수정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는, 그가 하는대로 참고 내버려둘 정도로 그리 순정적이지도 않다. 내가 희생한 사랑만큼 그도 나에게 되돌려주길 바란다. “너 왜 전화 안받아? 나는 너 때문에 이것도 안했고 저것도 안했고.” “누가 그러래? 내가 그러랬어?” 당신이 사랑한다는 그 나쁜 남자, 그렇게 싸우고도 결코 끝낼 수는 없었던 그 남자는, 어쩌면 내 남자가 아니다. 집안에서 공부 하나 잘했다고 오냐오냐 자란 그 이기적이고 자기본위적인, 어딜가나 잘 난 그 남자는,  아무리 잘생기고 집안이 좋았다고 한들 어쩌면 내 남자가 아니다. 그 남자에게 어울리는 여자는, 배려없는 그의 태도도 참아내고, 멋대로 연락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그를 이해만 해주는, 그런 순정적인 여자다. 당신 자신의 자존심을 멋대로 생각하고 당신을 스스로 학대하게 만드는 그 남자는 그리 훌륭한 남자도 아니다.


솔직히 우리가 이효리의 진짜 연애사를 알 턱도 없고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그녀처럼 당차고, 똑똑하고, 스스로의 삶을 사랑하는 여자가 마치 누군가를 떠받들듯 모시며 시집을 가려고 했었다면 아마 실망했을 것이다.


여기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굳이 떠받들며 시집가지 않아도 될 남자가, 내가 떠받들며 시집가야하는 남자보다 못한것 아닌가하고 생각하는 오해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 나쁜 남자들의 덫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그런 남자들이 있다. 당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지지하고 도와주며 응원하는 남자. 자신의 미래만큼이나 나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고 조율하려는 남자. 굳이 나보다 앞에 나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그까짓거 신경쓰지 않는 남자. 너무 훌륭하다고? 맞다. 당신이 떠받들어야 관계가 가능했던 그 남자보다 훨씬 훌륭하다. 하지만 당신은 충분히 그런 남자를 만났고, 그런 남자에게 관심도 받았지만, 무신경하게 그들을 흘려보냈다. 그들은 생각보다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내 남편처럼 190이 훌쩍 넘어서 장대처럼 보일 수도 있고, 항상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만 했기 때문에, 나를 깔깔대고 웃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친구의 다이어그램 안에 그를 꼼짝 못하게 묶어놓기도 했다. <아빠, 어디가>의 윤민수 같은 남자, 아내 자랑에 여념이 없는 강성진같은 남자, 그런 남자들을 놓친 건, 그런 남자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남자를 보지 않은 당신 탓일 수도 있다. 뽀얗게 앉은 먼지를 털고 나니, 그 남자가 벤츠로 보이더라 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쁜 남자군에서 남자를 만나고 있는 당신을 탓할 자격은 아무도 없다. 당신의 감정과 브레인을 멋대로 휘젓고 흔들어놓는 그 소용돌이가 지긋지긋해질 때, 그 때, 차분히 주변을 보면 되지 않을까. 잔소리 많은 어르신들의 말이 옳을 때가 더 많다. 사랑이란 꼭 폭풍우 같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천천히 젖는 것도 괜찮다. 그리고 그렇게 비가 부슬부슬 내릴 때 앞을 보고 걷기도 더 쉽다. 

 


PS 이 원고를 마리끌레르에 송고하고 책도 나온 후, 나는  이효리 결혼식에 대한 뉴스를 접했다. 참 그녀답다. 그래서 그녀를 좋아한다. 나도 결혼식이라는 걸 힘들게 준비해봤지만, 결혼식에 오는 사람도, 하는 당사자도 어서 빨리 이 '일'을 후딱 해치워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나는 남편의 의사를 존중해서 파티도 열고, 시아버님과 춤도 췄지만...여튼, 머릿속에는 오직 어서 빨리 집에 가서 눕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으니까. 온 하객들에게 미안하고 어색하고, 창피하고, 고맙고 하는 마음 뿐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식'이라는 걸 도대체 왜 하는걸까?라고 몇번이나 생각했었다.

다행히 그녀는 우리처럼 비겁하지 않았던 것 같다. 부모님을 설득하고, 소신껏 자신의 삶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좋다. 그녀가 그녀다워서. 이렇게 톱스타로 활동하는 사람들의 행동은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일깨우는 건 분명 사실인 것 같다. 15년 전, 그녀가 핑클이었을 때보다, 지금이 더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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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트너스 인 Vintners Inn  그리고 존 애쉬 & John Ash & Co

소노마 카운티에 위치하고 있는 작고 아담한 별 넷의 호텔. 근처의 아름다운 와이너리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테라스를 구비하고 있으며, 작은 분수대가 호텔 중앙에 자리잡고 있어 마치 이탈리아에 위치한 프라이빗한 호텔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친근하고 아름다운 공간이다. 특히 야외의 풀장에서 수영을 하면서 포도밭을 감상할 수 있고, 그 주변으로 조깅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운동조차 황홀하게 할 수 있다. 방마다 무료로 비치된 나파 밸리의 무료 와인 한 병에 벽난로를 켜면 시니컬한 사람조차 여유롭게 로맨틱함을 즐기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꼭 조깅을 즐기길 바란다. 포도밭을 즐기며 달릴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외부에 있는 작은 수영장.

유럽의 경치를 느끼기에 충분한 분위기

작고 아담한, 그리고 한가로운 호텔의 분위기. 내가 묵었던 방.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들


미국이라기보다 유럽의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무엇보다 빈트너스 인 안에 위치하고 있는 소노마 카운티의 유명 레스토랑 존 애쉬 & (John Ash & Co)레스토랑에서는 소노마 카운티 로컬 식재료를 이용해 현대적인 프렌치 아메리칸 퀴진을 즐길 수 있다. 캘리포니아의 유행이라 할 수 있는 일본 스타일의 감각이 가미된 실험적인 요소도 들어있다. 식사를 한 후에는 레스토랑과 연결되어 있는 바에서 와인 혹은 칵테일 한 잔을 하고 밤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다. 아침 식사도 가능하니, 호텔 룸 테라스가 지루하다면 레스토랑을 이용할 것.





주소 4350 Barnes Rd, Santa Rosa, CA 95403 문의 707-575-7350 www.vintnersi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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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조던 와이너리(Jordan Winery)

솔직히 말하자. 소노마의 알렉산더 밸리에 위치하고 있는 조던 와이너리는 최고급 부티크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는 아니다. 인터넷에서 2008 2009년 와인이 미국내 가격 40~50달러 정도에 판매되는, 그래도 꽤 괜찮은 와인인 것은 맞지만 말이다. 하지만 당신이 매일 샤토 마고를 마실 수 없듯, 중저가의 질 좋은 와인을 찾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더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게다가 조던 와이너리가 가진 4차원적인 매력을 결코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조던 와이너리가 가지고 있는 방대하고 아름다운 협곡과 호수, 목장 등 야생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자연의 모습에 반하게 될 것이다. 

와이너리는 최고급 포도수확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매일의 습도와 온도를 파악하고 병충해를 입지 않기 위해 가장 오거닉한 방법을 찾아야 하고, 토질이 변화하지 않았는지를 체크하고 등등. 물론 조던 와이너리는 조던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이 광활한  알렉산더 밸리를 가장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고 고민한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포도를 수확한다는 것은 야생 그대로의 자연을 훼손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땅을 개간해야만 하고, 수많은 전력을 들여 급수와 배수를 해야 하고, 포도알을 해칠만한 야생동물을 내쫓아야 한다. 그래서 조던 와이너리는 햇빛이 잘 내리쬐는 언덕받이에 태양에너지 패널을 설치하고 와이너리의 90퍼센트 이상의 전력을 이로부터 얻는 그야말로 친환경 와이너리다. 게다가 와이너리 곳곳을 뛰어다니는 사슴이나 야생칠면조, 그리고 좀처럼 보기 힘든 다양한 철새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포도밭 사이를 엉덩이를 뒤흔들며 뛰어가는 야생칠면조를 보며 포도를 해치지 않는지 물었다. “왠걸요. 쁘띠 보르도를 제일 좋아하는 걸요. 저렇게 포도를 따먹지만 어쩌겠어요? 우리들이 오기 전부터 여기서 살던 주인들인데, 야생동물들을 쫓아내면서까지 와인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 조던 와이너리의 믿음이에요. 이 곳을 보세요. 너무 아름답잖아요.”



한 쪽의 올리브나무 밭에서는 올리브를 수확해 친환경 올리브유를 판매하기도 하고, 웰컴 센터 뒷편으로는 블랙앵거스와 토종닭들이 방목되어 키워지고 있으며, 저 쪽 호수에서는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할 수가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야생의 조건이 구비된 조던와이너리는, 그동안 자칫 자연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여 와인테이스팅 이외의 와이너리 투어를 지양해왔다. 하지만 최근, 소노마 밸리의 관심이 높아지고, 이 사유지를 구입하던 날 태어났다는 2세대 주인인 존 조던(John Jordan)이 본격적으로 와인메이킹과 마케팅에 뛰어들면서 그가 최대한 이 자연을 보존하면서 만끽할 수 있는 방향의 와인투어를 2013 9월부터 오픈하기로 했다. 계곡에 있는 와이너리를 돌아보고, 올리브 나무 사이를 걷고,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며 피크닉을 하고 돌아가는 코스로 말이다. 최고급의 럭셔리 와인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자연과 함께 공생하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조던 와이너리, 그 와인의 향이 훨씬 짙게 느껴지는 건 그 때문이다.










주소 1474  Alexander Valley Rd Healdsburg, CA 문의 800-654-1213 www.jordanwinery.com 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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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가 Vottega

욘트빌의 빈티지 에스테이트(The Vintage Estate)에 위치하고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테가는 TV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맡을 정도로 미국 내에서는 유명한 셰프 마이클 치아렐로(Michael Chiarello)가 음식을 담당하고 있으며 특히 지역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레스토랑이다. 그는 파스타 등의 기본적인 이탈리안 요리 이외에도 일본스타일의 음식을 실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회를 소금바위 위에 얹어 서브하는 전채 요리같은 것이 특히 인상적이다.







주소 6525 Washington Street, Yountville, CA 94599 운영시간  오전 11:30~오후 3:00, 오후 5:00~저녁 9:30, 월요일 점심식사 시간 휴무.문의 707-754-4467 www.botteganapavalley.com

 



모델 베이커리 Model Bakery

나파지역에서 가장 인기를 많이 얻고 있는 베이커리로, 2대째 어머니와 딸이 운영하고 있는 곳. 90년 전에 오픈해 아티장 베이커리로 이름을 날린 세인트 헬레나 점과 나파 시내 옥스보우 마켓 바로 옆에 위치한 나파 점이 있다. 매도우드 같은 최고급 리조트의 레스토랑에 납품을 할 정도로 그 맛을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간단한 식사로 좋을만한 샌드위치와 베이커리 종류가 다양해 아침과 점심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 이 곳의 잉글리쉬 머핀은 잊지 말고 꼭 먹어볼 것.





모데





주소 St. Helena : 1357 Main St. Saint Helena, CA / Napa: Oxbow Market 644 1st St. Bldg B, Napa, CA 문의 707 259 1128(나파점) www. Themodelbak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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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밸리 음식의 특징은, 신선한 로컬 식재료만 사용해서 만든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천혜의 환경에서 자란 채소와 방목해서 키운 동물, 낚시로 잡아올린 생선까지 어디 하나 나무랄데가 없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라면 몰라도 나파밸리에서는 김치와 고추장 생각이 덜 난다. 위에 결코 부담을 주지 않는 깔끔한 음식과 와인, 나파밸리는 식도락의 도시다.

 


라토크 La Toque

미슐랭 1스타에 빛나는 프렌치 레스토랑. 이 곳의 셰프인 켄 프랑크(Ken Frank)는 나파 지역 농부들과의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받는 최상급 식재료만을 이용해 현대 프랑스 퀴진을 제공하고 있다. 라토크에서는 그가 제공하는 음식에 당신이 직접 다양한 와인을 고를 수도 있지만  처음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셰프가 그날 그날 알아서 준비하는 셰프 테이블 테이스팅 메뉴(Chef’s table tasting menu)의 음식과  그의 음식에 소믈리에가 권하는 와인 페어링을 함께 할 것을 권하고 싶다.  라토크에서 특히 주목하게 되는 메뉴는 아귀의 간으로 만든 안키모. 캘리포니아에서는 법적으로 레스토랑에서 프와그라(Foie Gras)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셰프 켄 프랑크는 이를 대체할 음식으로 거위 간과 가장 맛이 비슷한 아귀 간 요리를 서브하고, 프와 그라에 거부감이 없는 고객들에게만 무료로 프와 그라를 대접함으로써 두 요리를 비교하도록 하고 있다. 이 곳의 와인 페어링은 무척 인상적인데, 그는 단지 그 마리아주를 와인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사케를 서브하기도 하는 등 실험적이고 재미난 일을 주도하고,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나파밸리 지역에서 생산된 것만 사용하는 것과 달리, 자신의 음식과 맞는다면 프랑스의 부르고뉴든, 소테른의 스위트와인이든 가리지 않고 이용한다. 셰프 테이블 메뉴는 140달러~180달러 정도, 3가지 요리와 디저트는 74달러,  4가지 요리와 디저트 90달러, 베지터블 메뉴 85달러,  와인 페어링은 48달러~95달러 정도로 18%  서비스 및 세금 불포함 가격. 그러나 미국의 여느 레스토랑과 달리, 팁을 받지 않는다.


아뮤즈 부슈. 한입에 쏙. 그러나 이 레스토랑에서 셰프 테이블 메뉴에 와인페어링을
함께 하면.... 나중에는 배가 터질 지경이 될 것이다.

켄 프랑크 역시 일본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와인 이외에도 사케 등이 음식과 궁합만 맞는다면 페어링된다.

캘리포니아의 법 때문에 프와그라는 레스토랑에서 판매되지 못한다. 때문에 그 대안으로 만드는 음식이 아귀의 간. 내 경우에는 한국의 경리단길에 위치한 레스토랑 '댄디핑크'에서 먹어본 경험이 있는데 살짝 생선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프와그라처럼 부드럼게 넘어간다.

셰프 켄 프랑크는 직접 나와서 우리에게 아귀의 간 맛이 어땠는지를 물었다.
우리들의 분위기를 살피고는, 무료로 대접하는 프와그라를 선보이며 두 맛을 비교하게 한다.

끝이 없이 이어지는 음식의 향연.




음식과 함께 나오는 와인페어링까지 다 하고 나면 비틀비틀, 헤롱헤롱. 라 토크는 웨스틴 베라사 호텔에 위치하고 있으니, 이왕이면 호텔 예약도 함께


주소 1314 McKinstry Street, Napa, CA 94559 운영시간 오후 5:30부터 오후 11:30까지(전화 예약도 이 시간만 가능)  문의 707-257-5157,  www.LaToque.com 


PS. 웨스틴 베라사 호텔과 라토크 레스토랑은 모두 나파 시내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건너편에는 와인트레인을 타는 역이 있고, 주변에는 옥스보 마켓(파머스 마켓)이 위치하고 있다. 또한 주변에는 다양한 바가 있으니 시내 구경도 하고, 식사 후에는 한잔 더!를 외치며 2차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리끌레르 8월호에 실린 나파밸리기사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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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끌레르 8월호 나파밸리 트래블 원고 이어집니다.


Napa Valley Wine Train


나파밸리는 자동차를 렌트해 여행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드라이빙이 다소 지겨워질 때, 그리고 그동안 술을 자제하며 참아온 드라이버가 맘껏 취해야겠다고 퉁명스럽게 말할 때 조금 난감해진다. 걱정마시라.  그럴 때는 나파 밸리의 가장 중요한 지역을 가로지르는 나파 밸리 와인 트레인을 이용하면 되니까. 





나파 밸리 와인 트레인은, 셰프 켈리 맥도널드가 준비하는 식사를 포함한 고급스러운 3시간의 기차여행을 제공한다. 열차는 나파의 시내에서 출발하여 유명한 토마스 켈러의 프렌치 론드리가 있는 욘트빌을 지나, 오크빌을 관통하여, 오퍼스 원과 잉글눅 등이 위치한 루더포드, 그리고 정원이 아름다워 모든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와이너리  V. 사투이(V. Sattui)와 다양한 고급스토어가 자리잡은 세인트 헬레나를 지난다. 이 곳을 아름다운 빈티지 증기 기관차를 타고, 로컬 오가닉 재료만을 이용하여 기차 안에서 직접 조리해 바로 서브하는 최고의 음식을 맛보며, 와인바로 달려가 나파 밸리의 와인을 당신의 취향에 맞게 골라주는 소믈리에에게 와인을 추천받을 수 있다. 오전과 오후, 하루 두 번 운행하는 이 열차는 낮에는 나파밸리의 아름다운 풍경을, 저녁에는 하늘에 총총한 별과 달을 감상하며 때로는 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다. 달을 감상하는 문라이트 와인 트레인, 한여름을 스릴러로 채워줄 살인 미스테리 트레인 등 이벤트 열차권을 구입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듯. 비스타 돔 열차(Vista Dome Car)는 돔 천장으로 되어있는 전망대 열차로 144달러, 식사칸과 음료칸이 나뉘어져 이동하며 즐길 수 있는 미식 열차(Gourmet car) 114달러 정도로 이루어져있다. 뿐만 아니라, 나파밸리 와인 트레인은 와이너리 투어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한 패키지도 따로 구성하고 있으며 한국어 지원 웹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고메이 익스프레스를 타면 이렇게 와인과 간단한 음식을 먹으며 나파밸리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식사후 와인을 마실수도 있고, 식사전 와인을 마신 후 식당칸으로 옮길 수도 있다.


나파밸리의 다양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맘껏 취하라!

셰프 맥도날드는 함께 기차를 타고 가면서 손님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한다.






문의 800-427-4124 winetrain.com/ko


ps.  참고로 저녁에 와인트레인을 타면 밖의 풍경을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러니 해가 지는 시간을 잘 확인하고, 티켓을 구매할 것. 저녁에 운행하는 와인트레인은 각종 이벤트를 벌이기도 한다. 재미있는 공연이 있을 수도 있으니 다양한 상품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PLUS

이날 오전, 역에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미국 노인들의 그룹이 보였다. 이름표를 가슴에 꽂고 계신 귀여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50명쯤 되는 것 같았다. 나파밸리에 놀러오신건 알겠는데, 그것도 그룹 여행인거 잘 알겠는데 굳이 이름표까지? 곧이어 나파밸리의 스태프가 큰 소리로 외친다 "홀아비, 홀어머니 그룹 이리로 모이세요!" (--영어를 한국으로 번역할때 이런게 난감하다. 이걸 더 잘 표현할 수 없을까. 능력이 없어서. 쩝). 알고보니 사별 혹은 이혼으로 혼자가 되신 이 분들이 나파밸리에 와서 소개팅을 하시는 것이다. 오호! 그런데, 남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후 취재를 하느라 이칸 저칸 옮기면서 사진을 찍느라 이분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 테이블 하나에 남자 하나, 그러니까 남자 한명이 세 명 혹은 네 명의 여자들과 이야기를 하는 모양새였다. 한국 결혼중개회사들에 여성회원만 바글바글하다고 하는데, 여기도 별 다를바가 없구나. 

남편이 말했다. "너 우리가 70살 넘어가면 다시 인기가 많아진다는걸 명심하라구! 그때는 외모고 뭐고 상관없어. 살아만 있으면 인기남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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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끌레르 8월호에 실린 나파밸리 및 소노마 밸리 투어 기사 중 일부입니다.


보르도와 나파 밸리의 작품 1,  오퍼스 원 (Opus One)

스캇 존슨이 건축한 오퍼스 원 와이너리


힙합 래퍼 Jay-Z 이야기부터 하자. 2006년 그의 앨범 <Kingdom Come>의 첫 (싱글곡 ‘Show me what you got’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나는 그저 시간이 갈수록 괜찮아지고 있어. 나는 마치 젊은(빈티지) 오퍼스 원이라고 할 수 있어.(I'm just gettin' better with time I'm like Opus One Young)’ 이런 부유한 JAY-Z같으니라고. 힙합 가사에까지 들어갈 정도로 미국에서 최고의 고급 와인으로 손꼽히는 오퍼스 원. 이제 오퍼스 원은 그저 고급와인이 아니라,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오퍼스 원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와인가문 로칠드Rothschild 중에서도 가장 마케팅 능력이 뛰어났던 필립 드 로칠드 남작(Baron Philippe de Rothschild)과 미국 와인을 예술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평생을 살았던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의 만남만으로도 이 와인이 어떤 혁신을 이룩할 것인지 모든 사람들을 흥분시켰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포도송이는 좀 작다. 먹는 포도의 크기보다 작은 블루베리 정도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 다 큰 포도를 그냥 따서 먹으면, 그다지 맛있지 않다.


두 사람의 얼굴이 담긴 로고, 누가 로버트 몬다비이고 누가 로칠드일까?


필립 드 로칠드는 나폴레옹 3세의 파리 박람회 때 제정된 후 한번도 변하지 않았던 보르도 메독의 특급 포도주 등급 시스템인 그랑 크뤼 클라세에서 2등급이었던 샤토 무통 로칠드를 1등급으로 승격시킨 유일무이한 역사적 사건을 만들어낸 장본인이었다. 그만큼 그는 보르도에서 그리고 와인 역사에 있어서 가장 큰 권력을 가졌던 사람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로버트 몬다비는 가족이 운영하는 와이너리에서 가족 불화로 밀려난 후(훗날 자신의 와인으로 성공한 후, 동생과 화해하고 새로운 와인을 론칭하기도 했다),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건 로버트 몬다비와이너리를 오픈했다. 그는 단순히 싼 와인을 공급해 돈을 벌려고 했던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들과 달리 유럽와인과 경쟁할만한 최고급 와인을 만들기 위해 프랑스 오크통을 사용하고 럭셔리 와인 마케팅을 벌였다. 그는 금주법 이후 최초의 고급와이너리를 일군 와이너리 주인이자, 미국에 와인 르네상스를 일으킨 히어로였다. 그는 현재까지 신대륙 와인메이커들에게 마케팅의 정석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를 벤치마킹하는 와이너리들이 계속해서 나오게 됐다.


마침내 1979년 보르도의 역사와 기술이 신대륙의 환경과 젊은 에너지를 만나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의 결합은 그 자체로 최고급 와인이었다. 1981년 첫 빈티지를 시험적으로 옥션에서 판매하였는데 이는 2 4천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기록하게 된다. 이후 오퍼스 원은 그저 고급 와인이 아니라 울트라 수퍼고급 와인이라는 수식어를 갖게 됐고, ‘나파 메독(NAPA MEDOC)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와인 숙성 오크통

오퍼스원 와인 테이스팅





오퍼스원은 특별히 방문객을 위한 즐거운 전시회를 마련하는 대신 오로지 와인에만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신경을 쓴다. 그러나 웅장하게 지어진 건물 자체가 하나의 전시품이니 무엇이 더 필요하겠나. 건축가 스캇 존슨에 의해 지어진 이 모던한 건축물에서 와인투어가 끝나고 나면, 시음하던 와인을 들고 루프 테라스에서 고인이 된  로버트 몬다비와 로칠드 남작의 열정이 담긴 포도밭을 바라보며 로맨틱한 감성을 맛볼 수 있다. 오퍼스 원 와이너리 투어는 두 가지로 이루어지며 90분 정도의 와이너리 투어와 테이스팅 코스는 60불 정도, 심도 있는 대화와 테이블 테이스팅 코스로 이루어진 120분 코스는 90불 정도로 이루어진다.


오퍼스원의 옥상. 와인을 들고 올라와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한 잔 더!







주소 7900 St. Helena Highway Napa, CA 94558 문의 800-292-6787 www.opusonewinery.com 예약 필수이며, 웹사이트 예약은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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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끌레르 8월호에 실리는 나파밸리 및 소노마밸리 투어 기사를 이 곳에 옮기도록 한다.



Sideways, Napa & Sonoma

 

나는 어떻게 와인이 그렇게 진화해왔는지, 어떻게 매번 내가 병을 열 때마다 지난번에 열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이 나는지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아요. 왜냐하면 와인은 실제로 살아있기때문이에요. 그건 계속해서 진화하고 복잡미묘함을 얻어요. 그리고 정점에 다다르고 나면, 다시 천천히 피할 수 없는 쇠퇴의 길을 걷죠. 무엇보다, 맛이 정말 죽이잖아요!”   -영화 <사이드웨이>

 




파리의 심판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와인업계의 일화가 있다. 신대륙 와인을 편견에 사로잡혀 불신하던(여전히 그리 다른 것 같지는 않지만) 프랑스의 와인애호가들이 1976년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화이트와인 뿐만 아니라 레드와인까지 모두 1위를  캘리포니아와인에게 내어준 파리 테이스팅사건이다. 물론, 캘리포니아 와인은 싸다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미국이 시끄럽게 발벗고 나서 홍보한 효과도 있었고, 오랜 기간 숙성이 필요한 프랑스 와인이 몇년 되지 않은 빈티지였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분명 도도하고 콧대 높은 프랑스 와인 자존심에 상처를 낸 것은 확실해보였다. 어쨌든 덕분에 캘리포니아 와인은 전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이는 이후 <와인 미라클(Bottle Shock)>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

서로 이웃하고 있는 나파밸리와 소노마 밸리는 새로운 문화에 민감하고 진보적이며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합리적인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로 대변되는 북 캘리포니아의 지적인 토대 위에 아름다운 숲과 들판, 언덕과 산들로 둘러싸여 여유로움이 가득한,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친근하고, 합리적이며, 겸손하고, 아름답고, 여유로운 와인 산지이다. 특히 나파 밸리는 이제 수많은 와인애호가들을 불러들이며 새로운 스타일의 식도락 관광지로 거듭났고, 70년대 이후로 많은 와이너리들이 부티크 와이너리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지역 농부들과 최고급 레스토랑간의 연계를 통해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문화와 환경운동을 함께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놀라운 점이다. 그래서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를 여행하면서는 미국하면 떠오르는 그 흔한 패스트푸드 전문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와인트레인을 타고 가다 세인트 헬레나 고등학교 앞에 있는 KFC하나를 발견하고 환호를 질렀을 정도다. 와인트레인의 홍보담당자가 말했다. “왜이래, 여긴 나파밸리잖아.”) 나파밸리가 넓은 평원과 낮은 언덕들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라면, 소노마 밸리는 조금 더 높은 협곡을 많이 가지고 있다. 불과 한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있는데도, 가는 길이 구불구불 굴곡이 많이 져있어, 와인산지로 조금 늦게 발전을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덕분에 여름 휴가 기간과 주말이면 자동차로 꽉 메워지는 나파밸리와는 달리, 소노마 밸리는 훨씬 여유롭고, 친밀하고, 소박하다. 여전히 포도밭 대신 다른 종류의 농작물을 재배하는 미국농촌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고. 나파 밸리와 소노마 밸리를 달리다보면, 언덕 능선을 타고 일렬종대로 아침출근을 나서는 블랙앵거스 소떼들과, 노을의 색이 물드는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미국과 사랑에 빠지기 아주 쉽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잉글눅(Inglenook)

사실 영화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루더포드 지역의 와이너리를 구입할 때는 본격적인 와인판매사업을 할 생각이 없었다. 어린 시절, 금주법의 기간동안 뉴욕 할렘지역의 공동주택에서 살며 조부모가 가족 와인을 만드는 것을 직접 보면서 자란 그는, 조부모가 물려준 추억과 유산을 잇고 싶을 뿐이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대가족 가장답게 늙은 어머니,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패밀리 와인을 만들며 휴가를 보내는 것도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었다. <대부> 1편으로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떠오른 그는 패밀리 와인을 만들 와이너리 헌팅을 하던 중, 1975, <대부> 2편까지 찍은 돈으로 현재 잉글눅의 일부 땅과 맨션을 구입했다. 하지만, 이 곳의 역사와 와인이 너무 훌륭했던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루더포드 이웃에 살던 로버트 몬다비가 놀러와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나파 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땅을 샀다는 걸 아시나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잉글눅 입구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나파밸리 와이너리 잉글눅


핀란드 출신의 선장이었던 구스타프 니바움(Gustav Niebaum)이 오랜기간의 연구 끝에 골라낸 이 비옥한 토양 위에 처음으로 와이너리 잉글눅이 탄생했다. 그는 심혈을 기울여 와인을 생산했고, 유럽 스타일의 와인공정을 도입하여 캘리포니아 지역 최고의 보틀 와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빠르게 발전하던 캘리포니아 와인에 큰 제동이 걸린다. ‘금주법이 시행된 것이다. 당시 미국 전지역의 와이너리는 문을 닫아야만 했고, 다른 종류의 농업으로 전환해야만 했다. 그러나 니바움의 후손들은 와인에 대한 애정을 접지 못했다. 카톨릭 교회에 납품하는 것은 법적으로 인정되었기에 근근이 와인을 생산했고, 그의 손자조카 존다니엘의 와인은 최고의 질을 자랑할 정도였지만 결국 그들도 경제난에 부딪혀 대부분의 포도밭을 팔게 됐다. 이후 인수한 이 곳의 주인들은 질 좋은 포도주를 만들겠다는 전 주인과의 약속을 깨버리고 값싸고 돈이 될 법한 와인을 만들며 이 비옥한 토양의 진가를 알아주지 않았다. 코폴라가 이 곳을 인수하게 되었을 때, 어쩌면 몬다비는 그가 이 곳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구입한 땅뙈기를 시작으로 그는 잉글눅 예전을 명성을 되찾기 위해 주변의 땅을 사모으기 시작한다. 이곳을 가이드해주던 PR매니저가 저 멀리에 있는 포도밭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기 저 쪽 땅은 <드라큘라>로 번 돈으로 산 거고,  저 쪽은 <대부 3>로 샀고…” 코폴라의 와이너리는 그의 영화 역사와 함께 커졌다. 패밀리 와인을 만들려던 그가 처음으로 판매를 위해 고급 와인을 생산한 후 거기에 루비콘(Rubicon)’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이런 말을 했다. “결국, 나는 루비콘 강을 건너고 말았구나.”

코폴라의 와이너리는 한동안 루비콘 에스테이트로 불리다가 최근에서야 본래의 이름 잉글눅을 되찾았는데 이곳에도 영화감독의 와이너리답게 숨은 이야기가 있다. 그동안  잉글눅은 포도밭이 판매되고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름을 다른 회사가 쓰고 있었기 때문에 잉글눅의 대다수 땅을 가진 코폴라로서도 사용할 수가 없었고, ‘잉글눅와인은  그저 저렴한 와인 중 하나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2004년 한 와인 옥션에서 1941년의 잉글눅 와인이 2 4천 달러 이상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잉글눅이 싸구려 박스와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 전통과 역사가 잊혀지고 끊겨서는 안된다는 걸 알았다. 결국 그는 이름과 트레이드마크 모두를 구입해  니바움과 최고의 와인메이커였던 그의 후손 존 다니엘의 한을 풀어주었다. 40년 동안 4 2백만 달러를 쏟아부어서 말이다.

잉글눅에는 카베르네 소비뇽의 우아하고 엄숙한 와인 루비콘잉글눅 캐스크(Inglenook Cask)’, 그리고 화이트 와인잉글눅 블랑카노(Inglenook Blancaneaux)’ 이외에 주목할만한 중가 와인으로 진판델로 만든 에디지오네 페니노(Edizione Penino)’가 있다. 자신의 어머니 이탈리아 코폴라의 생신날에 맞춰 선물했다고 하는 이 와인은, 나폴리의 음악가였던 외조부 프란체스코 페니노를 기리며 그의 음악회사 이름과 로고를 직접 따서 디자인했다. 이 진판델 와인은 코끝까지 퍼지는 향긋한 맛으로 부드러운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소피아 코폴라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을 때 축하파티에서 대중에게 처음 선보였던 와인은 소피아 블랑 드 블랑(Sofia Blanc de Blancs)’. 그녀의 이름이 붙은 로제, 화이트 와인이 세 개나 될 만큼,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도 각별하다. 이탈리아인들은 다 이렇게 가족사랑이 지극한걸까?  


                     그가 소장하고 있는 영화 속 의상과 각종 영화와 관련한 물품들


그의 영화 <터커>에 나왔던 바로 그 자동차. 기억하십니까?!


비록 와인 투어에 즐겁게 참여할 수 없는 비알콜애호가라 할지라도, 이 곳에서만큼은 행복하다. <드라큘라>에 나왔던 의상이라든지, <터커>에 나왔던 바로 그 자동차처럼 코폴라영화 박물관이 와이너리 내에 있어 취기가 도는 상태에서 즐겁게 전시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와이너리는 이웃도시 소노마에도 있다. 앞으로 잉글눅과 소노마에 위치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와이너리는 그 역사를 계속 성공적으로 써 나갈 것 같다. 그리고 소피아 코폴라가 그 명성을 대신하게 될 때 어떤 맛으로 승부하게 될지도 꽤 궁금하고. 와인 테이스팅과 와이너리 투어가 함께 이루어지는 잉글눅 익스피리언스는 90분 정도 이루어지며 1명당 50불 정도다


주소 1991 St. Helena Highway, Rutherford, CA 94573  문의 707-968-1161 www.inglenook.com 예약 필수.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