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아일랜드 친구가 결혼을 하고 뉴욕으로 허니문을 왔다. 브루클린의 게스트하우스에 묵고 있어서 지난 주말 우리는 또다시 브루클린으로 향했다. 그들이  한참 맨하탄 모마에서 전시회 구경을 하는동안 스모가스버그 광팬인 우리는 또다시 브루클린 이스트리버파크로 가서 한바퀴를 돌아보기로 했는데,

이번 주에는 '브루클린 플리 레코드페어'를 하고 있는 것!


한국에서도 가끔씩 레코드 페어를 진행하는 담당자들을 몇몇 알고 있었던 관계로 종종 들러 LP를 구입하곤 했었는데, 이렇게 브루클린의 레이블과 음반가게들이 총집합하는 레코드페어는 처음!


스모가스버그에서 햄버거 하나를 사 들고, 우리는 이 음악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천막들을 돌기 시작했는데, 입구에서부터 멋지게 DJing을 하고 있는 이 분위기.





각 레코드 레이블에서 자신들이 발매하고 있는 혹은 유통하고 있는 밴드와 가수의 앨범을 판매하고, 브루클린의 유명한 음반가게에서는 자신들이 판매하고 있는 레코드를 잔뜩 들고와 머천다이즈와 함께 판매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르별, 가수별로 정리를 해놓아서 이 천막에서는 어떤 스타일을 판매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특히 중고 LP판매가 눈에 띄는데 엄청나게 구하기 어려운 음반부터, 전혀 알수 없는 앨범들(나로서는) 까지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나는 테이프의 세대였다. 대학교 때도 CD살 돈이 없으면 테이프를 구입해서 휴대용카세트플레이어를 들고 다니며 들었는데. 이사다니면서 버리지 말고 모아둘걸. 지금 생각하니 아날로그적인 것이 특히 그립네.



자요, 자요, 싸요, 싸. LP3개에 1달러! 풀박스 사시면 20달러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미친듯이 모여 골라대고 있다. 여기서 친구들까지 만났다. 왜 아니겠나. 우리도 곧 자메이카로 신혼여행을 이어간다는 친구들을 위해 자메이카 앨범으로 세개 골랐다. 누군지는 우리도 모른다. 노래가 좋은지는 우리도 모른다. 가져가다 깨져도 뭐, 하나에 33센트인걸? :)



테이프 사세요. ACDC앨범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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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 집을 구한지 며칠 안되던 시점이야기다.

집 주인의 동의를 구해 방역업체를 부르고 잠시 시부모님댁으로 가기로 했다. 사실, 한국에서 배로 보낸 몇 박스(대략 14박스)의 짐이 시부모님 댁으로 도착했기 때문에 그 짐을 뉴욕까지 운반해야할 필요가 있었다(한국에서 미국까지 배로 부치면 2달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1달만에 도착을 했고, 당시에는 뉴욕의 집을 구한 상태가 아니라서 우리짐을 모두 시부모님이 계신 위스콘신으로 부친 상태였다).


문제는 내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위스콘신으로 간 것이다. 중형 밴에는 남편과 시아버님 두 명밖에 탈 수가 없어서, 나 혼자 비행기를 타고 와야하는 상황. 예전엔 혼자 여행하는게 그렇게 좋았는데, 결혼하고 나니, 왜 혼자다니는게 그리도 싫은지. 게다가, 남편이랑 함께 있으면, 힘들게 발음 굴려가며 영어 안해도 되잖아. 그리고 너네나라 저가항공은 지연도 너무 많고, 제대로 잘 알려주지도 않잖아.

하지만, 기차 여행이라면 좀 다르다. 대학교 때 유럽배낭여행하던 그 기분이 다시 모락모락 올라올 것 같았다. 쿠솃타고 파리에서 로마까지 다녔던 몸이라구! 남편, 내가 에단호크 같은 남자랑 만나 중간에 내려서 뉴욕으로 늦게 돌아올지도 몰라.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위스콘신의 밀워키에서부터-시카고, 시카고-뉴욕에 이르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총 24시간 이상이 걸리는, 특히 시카고에서부터 뉴욕의 경우 시카고 밤기차를 타고 뉴욕 저녁에 떨어지는... 그런 횡단열차를 타기로 한 것이다. 미국의 중부에서 동부로.


이 어찌나 멋진 계획인가!


생각해보면 내 주변에 미국에서 기차타고 여행했다는 사람은 하나도 못봤다. 나 역시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샌프란시스코로, 샌프란시스코-나파/소노마-오레건-포틀랜드는 자동차로 여행했기 때문에 기차 여행은 어쩐지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위스콘신에서 아버님이 해주시는 맛있는 바베큐를 먹고,




어제 묘사했던 것처럼 남편의 머리를 이렇게  망쳐 잘라 놓고  (기념하여 밀워키 역에서 사진 한 컷).


그리고  나는 홀로 밀워키에서 시카고로 가는 기차를 탔다.


남편 안녕. 내일 모레 만나







오후 5시 45분에 출발, 그 다음날 저녁 6시 35분 도착. 그러니까 장장 25시간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에는 유럽과, 일본, 우리나라에 있는 고속열차가 없다. 도시인구가 집약적으로 모여있지 않고(몇몇 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흩어지는 방식으로 도시가 형성된 미국의 경우에는 기차보다는 비행기가 훨씬 더 편리하게 이용된다. 이미 수많은 저가항공이 운항되고 있는 미국에서 고속열차를 운영하면서 생길 마이너스 요소를 감수하기 싫어하는 것도 있고.(미국은 무조건 민영화를 외칠 것이다)-아무리 그래도 나는 시카고에서 뉴욕까지의 고속철이 운영되어야 한다고 투덜댔다. (저가항공의 경우 출발시간이 지연되는 경우는 너무나 흔하다. 이미 우린 뉴욕공항에서 시카고를 가는 비행기를 3시간 반이나 넘게 기다려 탔다. 우리집에 놀러온 시카고에 살고 있는 친구는, 지연되던 비행기가 자정이 다 되어 결국 캔슬되고, 그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오기도 했다...! 기차라면, 이런 일이 과연 일어날까?!)


여하튼, 나는 고속철이 아닌, 25시간짜리 기차를 탔다.


시카고에 도착하여 혼자 저녁을 챙겨 먹고,

다시 시카고 유니온 스테이션으로 향했다.


시카고 유니온 스테이션, 모두 한밤 기차에서 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서, 줄을 일찍 서지 않았으면 좋은 자리에 앉지 못했을 것 같다. 티켓에 자리가 씌여있는 것도 아니라서, 줄을 서고 안으로 들어가면 그 기차의 객실담당하는 담당스태프 언니가 자리좌석번호를 나누어준다.


물론, 나는 기차 안에서 잘생긴 에단호크를 만나지는 못했고,

대신 한밤에 술에 취했는지 뭐에 취했는지, 기타를 두드려대며 사람들을 괴롭히는 한 남자와 같은 칸에 타서 잠을 다 설쳤고,



심령사진처럼 나온 나의 사진. 한밤엔 어두워요.



생각보다 외경은 그리 예쁘지도 않았으며






들고간 책은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나에게 짐덩이가 되었고,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도록 되었지만, 내 컴퓨터에는 영화가 없어서, 옆에 앉은 언니 아이패드로 나오는 드라마를 몰래 훔쳐봤고,

몇칸을 지나가면 카페 칸이 나와서 가봤는데, 그저 그런 샌드위치와 맛이 없는 커피를 팔았지만, 나는 네 번이나 커피를 마셨다.



시어머니가 싸주신 비스켓과 쿠키가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듯.


그리고 한낮이 되어서야 그 기타치던 배짱이 아저씨는 잠이 들었다. 가끔 이해가 안되는건, 한국사람들은 벌써 조용하라고 소리쳤을텐데, 미국인들은 이런 사람들에게 뭐라고 잘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저녁이 다 되어 나는 펜스테이션에 도착.


전, 다시는 밤 열차를 타지 않겠어요. 물론 비행기 값보다 저렴하긴 하지만. 그리고 미국에서 열차를 타봤다고 자랑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음, 하신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지만, 글쎄, 나는 다음에는 영화 다섯편쯤 컴퓨터에 저장하겠다. 그리고 내 뒤에 앉아 밤새도록 떠든 커플에게도 한 소리를 하고, 저 앞에서 기타를 치는 취한 남자에게도 따끔히 한마디 해야지. 

그리고 다.시.는. 미국에서는, 혼자 열차를 타는 일은 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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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밸리 어디에서 잘까?


Where to Stay


매도우드 Meadowood

나파밸리 세인트 헬레나에 위치하고 있는 매도우드는 그 이름답게 울창한 숲 속에 안락한 휴식을 제공하는 나파밸리 최고의 럭셔리 리조트다. 골프는 물론이고, 테니스, 수영 그리고 아름다운 숲 사이로 나있는 조깅코스, 그리고 피로를 풀어주는 스파까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편안하고 프라이빗한 장소를 제공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실리콘 밸리 지역 상류층을 위한 결혼식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이 곳의 숙박시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울창한 숲 오솔길 사이로 프라이빗하게 지어진 오두막이 한 채씩 따로 동을 이루고 있고,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야외 테라스와 직접 나무로 불을 피워 은은한 나무의 스모크를 즐길 수 있는 벽난로가 모든 방마다 구비되어 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어정쩡한 드립 커피를 내리는 대신, 깔끔한 캡슐 네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으며 굳이 레스토랑으로 향할 필요 없이 방으로 식사를 부를 수도 있다. 스튜디오부터 가족을 위한 스위트와 로지, 힐사이드 뷰부터 숲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까지 다양한 룸 타입이 있다.

무엇보다 매도우드에는 미슐랭 3스타에 빛나는 크리스토퍼 코스토우의 더 레스토랑(The Restaurant)’이 있고 아침 식사 뿐만 아니라 매도우드 가든에서 직접 수확한 재료로만 만드는 그날의 메뉴로 다양한 다이닝을 선보이는 더 그릴(The Grill)’도 유명하다. 이 너른 매도우드에서 로맨틱한 피크닉을 하고 싶다면 원하는 장소를 선택하고 요리를 주문할 수도 있다. 특히 동선이 긴 이 공간을 이동할 때 컨시어지로 연락만 하면 메르세데스 벤츠가 당신의 오두막 문 앞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주소 900 Meadowood Lane St.Helena, CA 94574 문의 www.meadowood.com, 877-963-3646


 











All photographs by  Meadowood




웨스틴 베라사 Westin Verasa

나파의 다운타운에 위치하고 있어 밤 늦게까지 능동적으로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호텔. 샌프란시스코의 페리빌딩 파머스마켓을 성공적으로 만든 디자이너가 나파밸리에 구성한 옥스보우 마켓이 도보로 3분 거리에 있고, 바로 길 건너편에는 나파 밸리 전 지역을 도는 나파 밸리 와인 트레인이 위치하고 있다. 무엇보다 잠자리에 들기 아쉬워 한 잔 더 걸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는 이만한 장소가 없다. 자동차로 운전하지 않아도 바로 호텔 주변으로 모여있는 수많은 바와 레스토랑이 당신에게 최고급 나파밸리 와인을 서브할 테니까.

합리적이고 모던한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는 룸은 대부분 나파 강이 보이거나 나파의 구시가지가 보이는 뷰를 가지고 있어서 아늑하고 편리하다. 특히 1층에 있는 바에서는 무료로 제공하는 와이너리의  이벤트가 벌어지곤 하기 때문에 머물고 있는 동안 뱅크 카페 & (Bank Café & Bar)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지 않은지 체크해볼 것. 이외에 미팅룸은 물론, 헬스클럽, 스파, 강가로 이어지는 길 등을 잘 구비해두어 편안하게 산책 및 운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애완동물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그리고 방 안에 X-Box 등의 게임기와 DVD 플레이어등  여행길에 쉽게 지치는 아이들을 위한 제품를 구비해 가족여행객들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고 있다. 주소 1314 Mckinstry St. Napa, CA 94559 문의 707-257-1800 www.westinnapa.com





All Photographs by Westin Ver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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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밸리 음식의 특징은, 신선한 로컬 식재료만 사용해서 만든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천혜의 환경에서 자란 채소와 방목해서 키운 동물, 낚시로 잡아올린 생선까지 어디 하나 나무랄데가 없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라면 몰라도 나파밸리에서는 김치와 고추장 생각이 덜 난다. 위에 결코 부담을 주지 않는 깔끔한 음식과 와인, 나파밸리는 식도락의 도시다.

 


라토크 La Toque

미슐랭 1스타에 빛나는 프렌치 레스토랑. 이 곳의 셰프인 켄 프랑크(Ken Frank)는 나파 지역 농부들과의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받는 최상급 식재료만을 이용해 현대 프랑스 퀴진을 제공하고 있다. 라토크에서는 그가 제공하는 음식에 당신이 직접 다양한 와인을 고를 수도 있지만  처음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셰프가 그날 그날 알아서 준비하는 셰프 테이블 테이스팅 메뉴(Chef’s table tasting menu)의 음식과  그의 음식에 소믈리에가 권하는 와인 페어링을 함께 할 것을 권하고 싶다.  라토크에서 특히 주목하게 되는 메뉴는 아귀의 간으로 만든 안키모. 캘리포니아에서는 법적으로 레스토랑에서 프와그라(Foie Gras)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셰프 켄 프랑크는 이를 대체할 음식으로 거위 간과 가장 맛이 비슷한 아귀 간 요리를 서브하고, 프와 그라에 거부감이 없는 고객들에게만 무료로 프와 그라를 대접함으로써 두 요리를 비교하도록 하고 있다. 이 곳의 와인 페어링은 무척 인상적인데, 그는 단지 그 마리아주를 와인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사케를 서브하기도 하는 등 실험적이고 재미난 일을 주도하고,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나파밸리 지역에서 생산된 것만 사용하는 것과 달리, 자신의 음식과 맞는다면 프랑스의 부르고뉴든, 소테른의 스위트와인이든 가리지 않고 이용한다. 셰프 테이블 메뉴는 140달러~180달러 정도, 3가지 요리와 디저트는 74달러,  4가지 요리와 디저트 90달러, 베지터블 메뉴 85달러,  와인 페어링은 48달러~95달러 정도로 18%  서비스 및 세금 불포함 가격. 그러나 미국의 여느 레스토랑과 달리, 팁을 받지 않는다.


아뮤즈 부슈. 한입에 쏙. 그러나 이 레스토랑에서 셰프 테이블 메뉴에 와인페어링을
함께 하면.... 나중에는 배가 터질 지경이 될 것이다.

켄 프랑크 역시 일본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와인 이외에도 사케 등이 음식과 궁합만 맞는다면 페어링된다.

캘리포니아의 법 때문에 프와그라는 레스토랑에서 판매되지 못한다. 때문에 그 대안으로 만드는 음식이 아귀의 간. 내 경우에는 한국의 경리단길에 위치한 레스토랑 '댄디핑크'에서 먹어본 경험이 있는데 살짝 생선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프와그라처럼 부드럼게 넘어간다.

셰프 켄 프랑크는 직접 나와서 우리에게 아귀의 간 맛이 어땠는지를 물었다.
우리들의 분위기를 살피고는, 무료로 대접하는 프와그라를 선보이며 두 맛을 비교하게 한다.

끝이 없이 이어지는 음식의 향연.




음식과 함께 나오는 와인페어링까지 다 하고 나면 비틀비틀, 헤롱헤롱. 라 토크는 웨스틴 베라사 호텔에 위치하고 있으니, 이왕이면 호텔 예약도 함께


주소 1314 McKinstry Street, Napa, CA 94559 운영시간 오후 5:30부터 오후 11:30까지(전화 예약도 이 시간만 가능)  문의 707-257-5157,  www.LaToque.com 


PS. 웨스틴 베라사 호텔과 라토크 레스토랑은 모두 나파 시내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건너편에는 와인트레인을 타는 역이 있고, 주변에는 옥스보 마켓(파머스 마켓)이 위치하고 있다. 또한 주변에는 다양한 바가 있으니 시내 구경도 하고, 식사 후에는 한잔 더!를 외치며 2차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리끌레르 8월호에 실린 나파밸리기사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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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마리끌레르 7월호 샌프란시스코 여행기

San Francisco, On the Road

오클랜드 앞의 언덕을 넘어 꼭대기에 다다르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갑작스럽게 거기서 열 한 개의 신비로운 언덕과 푸른 태평양 바다, 그리고 그 앞 감자밭을 메운 안개, 연기, 그리고 늦은 오후시간의 황금빛이 가득한 그 아름다운 하얀 도시 샌프란시스코가 눈앞에 펼쳐졌다. – 잭 케루악 <길 위에서


외국여행으로 한껏 흥분해 캘리포니아를 찾는 여행객들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도  캘리포니아는, 그리고 특별히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인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 1위의 자리를 결코 잃지 않는 곳이다.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기후와 자연환경이 주는 여유로움과 높은 행복지수, 거기에 대도시가 가지는 활기와 스피드가 적당한 밸런스를 이루는 이 곳에서 얼굴을 찡그리고 있거나 불평을 하고 있는 누군가를 스쳐지나가기도 쉽지 않다(그런 사람들을 목격했다면 아마도 십중팔구 관광객일 가능성이 높다. 그것도 동부쪽). 한여름에도 25도 이상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고, 한겨울에도 10도 이하의 온도를 내려서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날씨로 인해 사람을 짜증나게 하거나 우울하게 만들 일이 거의 없는 건지도 모른다. 사시사철 꽃을 감상할 수 있고 푸른 나무를 만날 수 있고, 한겨울에도 공원에서 피크닉을 할 수 있는 곳, 금문교만 건너면 요트를 타고 바다를 향한 아름다운 고급 맨션을 감상할 수 있는 소살리토에서 여유를 보낼 수 있는 곳,  그곳이 샌프란시스코다.

샌프란시스코를 하면, 일단 거대한 금문교와 금문교 공원, 바다 사자를 감상할 수 있는 피어39(Pier 39)와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 알카트라즈, 그리고 깎아지른 듯한 언덕을 기어올라가는 트롤리버스, 케이블 카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렇게 관광지들을 야도하고 돌다 보면 샌프란시스코의 진면목을 놓치기 십상이다. 2 3일 꽉짜인 여행가이드의 스케줄을 졸졸 따라다닐 것이 아니라면, 관광지에서 사진을 한 장씩 꼭 찍고 싶어하는 노부모님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낳은 자유롭고 진보적인 도시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그 도시를 둘러싼 사람들을 살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소살리토에서 바라본 샌프란시스코>


<그 유명한 금문교 >


<석양이 지는 무렵의 샌프란시스코>


 

BEATNIK, HIPPIES, HIPSTER

샌프란시스코의 노스비치(North Beach)는 비트 제너레이션의 문화가 태동한 곳이다.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로 대변되는 비트문학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획일화와 동일화에 대항하고, 물질적이고 기계적인 현대 문화에 대해 반기를 들며 목적없이 흐르듯 살아가는 삶, 극단적인 자기 만족을 추구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잭 케루악 이외에 앨런 긴즈버그, 윌리엄 S 버로스,  로렌스 퍼링게티 등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시간을 보냈고, 급기야  퍼링게티는 노스 비치에 시티 라이츠 서점(City Lights Bookstore)을 오픈했다. 이 바로 옆에 있는 베수비오 카페(Vesuvio Café)는 지금까지도 비트문학의 팬들에게 중요한 공간으로 지금까지 역사와 함께 숨쉬고 있으며 바로 앞의 거리는 잭 케루악 스트리트로 명명되었다.

City Lights Book Store 주소 261 Columbus Avenue at Broadway, San Francisco,CA94133 영업시간 10am~12:00am 문의 (415) 362-8193

60년대 후반, 비트문화의 영향을 받아 히피 문화가 샌프란시스코 헤이트 애쉬버리(Haight & Ashbury)에서 꽃을 피우게 된다. 소설가 헌터 S. 톰슨을 이곳을 ‘Hashbury’라고 이름을 붙일 정도였다. 집을 떠난 젊은 이들은, 마리화나를 피우고, 보헤미안 라이프스타일을 구가하며  기존의 주류 문화를 비판, 반문화 하위문화를 내세우며 평화를 외치는 운동 서머 오브 러브(Summer of Love)를 벌여 매일 신문을 장식했다. 그렇게 사이키델리 록이 헤이트 애쉬버리를 거점으로 시작되었고,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 재니스 조플린(Janice Joplin)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하나의 문화현상이 됐다. 70년대 헤이트 애쉬버리의 이웃, 게이문화 지역 카스트로 디스트릭트(Castro District) 출신의 미국 최초의 게이 시장 하비 밀크가 선출된 것은(업무를 시작한 11개월만에 그를 시기하는 다른 정치인에 의해 암살되었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어난 60년대 히피 문화, 반 문화현상이 샌프란시스코를 어떻게 진보적인 도시로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은 자유를 꿈꾸었던 당시 히피 정신과는 상관없이 상업화가 되어버린 헤이트 애쉬버리를 아쉬워하지만 여전히 이 곳을 찾으면 넝마나 다름 없는 자유로운 의상을 한 보헤미안들과 길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히피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수많은 빈티지 스토어들은 그리 높지 않은 가격대로 재미있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재미를 누리게 해주고 중고 LP 콜렉터들에게는 성지로 여겨지는 역사적인 인디음악 전문 뮤직 스토어 아메바 레코드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Amoeba Music  주소 1855 Haight St. San Francisco, CA 94117,  영업시간 11am - 8pm, 문의  415.831.1200

Cha Cha Cha 캐리비안 음식과 쿠바식 타파스를 파는 곳으로 가격대비 식사가 훌륭하다. 점심식사를 10달러 이하에 해결할 수 있으니 헤이트 스트리트 구경 후 들리기 좋은 곳.  샌프란시스코 지역 웹사이트 매거진 <베스트 오브 베이>에 꼽힌 음식점. 주소 1801 Haight St. San Francisco, CA 94117  영업시간 월요일~목요일, 일요일 11:30 am ~11 pm, 금요일~토요일 11:30 am ~ 11:30 pm


<헤이트 애쉬버리>


<헤이트 스트리트 공원앞의 보헤미안들>


아메바 뮤직 스토어



50~70년대의 젊은이들이 노스 비치와 헤이트 애쉬버리 지역에 모여들었다면 21세기의 청년들은 미션 구역(MISSION DISTRICT)으로 향한다. 미션구역은 쉽게 말해 서울의 홍대 앞 거리와 가로수길 지역을 뒤섞은 것 같은 지역이다. 카스트로 디스트릭트와 이웃하고 있는 이 지역은 브루클린이 그랬듯 예전에는 그리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곳이었다. 현재도 길을 잘못 들면 아직 남아있는 어두운 분위기를 감지할 수도 있지만, 요즘 가장 핫하다고 할 수 있는  갤러리와 커피숍, 유명 레스토랑과 스토어들이 대부분 이 곳에 오픈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이 지역들이 어느 정도로 개방적이고 자유로운가 하면, 미션 구역에 살고 있는 동성애자들과 아티스트들은 카스트로 구역이나 미션의 일부 구역에서는 누드로 다닐 자유를 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토론을 자주 벌이고 있다고 한다.

미션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두 개의 유명한 벽화 길이 있다. 클라리온 앨리(Clarion Alley)와 발미 앨리(Balmy Alley). 노동자의 삶을 주로 다루며 멕시코의 벽화 운동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화가 디에고 리베라가 그의 아내 프리다 칼로와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며 샌프란시스코 곳곳에 그렸던 벽화와 스타일은  샌프란시스코의 아티스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미션 디스트릭트에 이러한 벽화 길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미션 구역은 남미 문화 지역으로 오랫동안 히스패닉이 거주했던 공간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젝트가 벌어지기에 적합한 공간이기도 했다. 아티스트 공동체가 만들어낸 공식적인 이 거리 이외에도 미션 디스트릭트를 걷다보면 곳곳에 그려진 벽화와 스트리트 아트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가난한 아티스트가 찾아드는 지역은 그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조만간 한 지역으로 변모하며사람들을 부르는 법이다. 서부에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 핸드 드립 커피(이곳에서는 포어 오버(pour over)’라고 부른다)숍 앞에는 자전거를 타고 온 힙스터들이 한가롭게 여유를 즐긴다. 또한 클라리온 스트리트가 맞닿아 있는 발렌시아 스트리트는 독특한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가로수길과도 비슷한 분위기의 스트리트다. 가구 빈티지 스토어는 물론이고, 신인 가구 디자이너의 스토어, 유럽 브랜드 의상을 판매하는 편집 매장 등이 즐비해 쇼핑이 가능하다. 멕시칸 음식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레스토랑이 하나 둘 자리를 잡고 오픈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건데, 미션 지역은 앞으로 그 구간을 더욱 넓혀나갈 것이다.

The Community Thrift Store 샌프란시스코의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공간으로 빈티지 가구, 중고 의상과 음반, 책들이 가득하고 가격과 제품이 매우 훌륭하다. 주소 623 Valencia St. San Francisco, CA 94110 영업시간 10:00am ~ 6:30pm 문의 415-861-4910

Four Barrel Coffee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 로스팅 전문점 중 하나. 커다란 공간으로 로스팅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고, 샌프란시스코의 바이커 족을 위해 문앞에 만든 대형  자전거 거치대가 인상적이다. 375 Valencia St., SF, CA 94103 영업시간 7:00 am~ 8:00 pm 문의 415-252-0800

Incanto  미션 구역에 위치하고 있는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오가닉 로컬 식재료를 위주로 건강하고 실험적인 음식을 제공한다.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 주소 1550 Church Street, San Francisco CA 94131 영업시간 수~토 5:30pm~10:00pm ~ 5:30pm~9:30 pm 문의 415 641 4500


미션구역에 위치한 클라리온 앨리, 벽화길. 이 길의 끝은 발렌시아 거리.


요즘 미국 힙스터들은 '포어 오버' (즉 핸드드립) 커피를 마신다. 포배럴커피


 

GREEN, LOCAL, ORGANIC  

50-60년대 샌프란시스코가 반문화와 하위문화를 통해 주류문화에 대한 반발과 반전, 인권을 이야기 했다면, 지금 21세기의 샌프란시스코는 비영리기업, 로컬 마켓, 환경을 생각하는 지역문화, 공동체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힙스터라 칭해지는(실제로 미국에서 힙스터라는 단어는 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가지고있기 때문에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지만)젊은이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일 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시의 가장 중요한 정책이기도 하다. 이미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리수거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쓰레기 비율을 거의 0%에 가깝게 만들고 있다. 대형 버스 앞에는 자전거를 실어나르는 거치대가 마련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버스가 하이브리드 전기 버스로 점차 디젤 버스를 대체하고 있는데다 시에서는 조만간 전기 충전소를 도시 곳곳에 설치해 전기차 사용을 장려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언덕이 많은 도시에 가장 많은 자전거 인구가 있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지만, 시에서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역사적으로 언제나 진보적인 삶을 살아왔던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이 자전거를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요즘 30대들은 평소에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필요한 경우 자동차를 대여하는 비영리기업을 이용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좀처럼 정크푸드로 대변되는 고도비만의 미국인을 보기 힘들다. 건강한 음식, 건강한 생활습관이 만들어내는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최근 뉴욕을 비롯한 동부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의 농부와 도시인을 직접 만날 수 있게 하는 자리인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 재배자와 구매자가 서로 만나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정을 나누고 건강한 식재료를 정당한 가격에 구입한다는 컨셉으로 시작된 이 시장은 비영리기업에 의해 페리 빌딩(Ferry Building)앞에서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3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열린다. 오가닉 로컬 재료로 만들어진 저렴한 고급 스트리트 음식을 점심식사로 때울수 있음은 물론이고 샌프란시스코와 베이지역에서 재배된 채소와 음식 재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이곳은 이제 지역 경제 운동의 이미지를 넘어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는 쇼핑마켓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마리끌레르에서 함께 하고 있는 마르셰@혜화와 같은 파머스 마켓의 성공적인 롤모델로 일컬어지고 있다. 페리 빌딩 내부로 들어가면, 페리 마켓 프라자가 구성되어 있는데 오가닉 마켓은 물론, 다양한 올리브 오일, 직접 짜낸 주스,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버섯가게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스토어가 몰려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유명한 베트남 음식점 중 하나인 슬랜티드 도어(Slanted Door)’가 이 빌딩에 위치해 있는데 예약을 하지 않으면 평일 점심도 쉽게 맛볼 수 없다.

파머스 마켓 주소 One Ferry Building San Francisco, California 94111 문의 (415) 983-8030


페리 빌딩 앞에서 이루어지는 신나는 파머스 마켓. 농부들이 직접 판매한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파머스 마켓의 먹거리.

이것저것 구입해서 먹다가 결국  예약해둔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캔슬하고 말았다.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은 좋은 음식에 민감하다. 베지테리언 메뉴가 없는 레스토랑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레스토랑에서 주문을 받을 때 대부분의 스태프들은 당신이 베지테리언인지 아닌지, 어떤 특정 재료에 알러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꼭 체크한다. 요즘에는 베지테리언 메뉴는 기본이고, 글루텐 프리 음식을 표기해 넣을 정도다.  따라서 동네 슈퍼마켓들도 로컬 푸드 판매와 오가닉 음식 판매를 하지 않으면 손님을 잃기 십상이다. Bi-Rite Market은 요즘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인기 많은 슈퍼마켓으로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 그것도 베이 지역 위주로 생산되는 식재료를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음식을 만들어 샌드위치와 같은 기본적인 조리 음식도 판매하고 케이터링 서비스도 한다. 특히 오가닉 아이스크림이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이 되어, 주말에는 긴 줄을 따라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현재  아이스크림 가게는 슈퍼마켓과 분리되었고 샌프란시스코 2호점이 새로 오픈을 했다. Bi-Rite Market 주소 3639 18th Street, San Francisco 영업시간 9:00 am~ 9:00 pm 문의 415 241-9760


최근 미국 서부쪽에서는 노점상 트럭 음식점들의 문화를 인정하고 이를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추세다. 젊은이들에게는 소자본으로 가게를 오픈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대중들에게는 저렴한 음식을 공급하면서도 건강하지 않은 패스트푸드 음식점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소마 스트리트 푸드 파크(SoMa StrEat Food Park)는 이러한 트럭음식들을 한군데 모아두고, 앉아서 먹을 자리까지 마련해 저렴한 가격에 맛좋은 트럭 음식들을 골라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음식 종류도 다양해서, 간단한 햄버거와 타코, 부리토에서부터 스시와 아프리카 향토 음식까지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점심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은 물론이고, 저녁에도 맥주 한잔을 들이키는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SoMa StrEat Food Park 주소 428 11th St, San Francisco,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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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