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한 편의 소설이다

 

나파밸리에 위치한 미슐랭 3스타의 '더 레스토랑' 젊은 셰프 크리스토퍼 코스토우. 그는 깜짝 놀래키는 음식보다 차분히 앉아 이야기를 읊어주는 그런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식도락가라고 해서 다 비슷한 취향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젓갈의 맛이 변화해 깊은 맛을 내는 묵은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생한 배추의 단 맛과 향긋한 태양초 고춧가루의 신선함을 담은 사각대는 겉절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제대로 잘 삭힌 홍어에 삼겹살과 미나리를 넣고 이모님 손으로 직접 오래된 묵은지로 돌돌말아 입에 넣어주는 자양동 뒷골목에 숨어있는 삼합집을 찾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갓 잡아 막 배달된 참치를 고도의 기술로 잘 잘라 그 어떤 가공을 하지 않고 초밥으로 만들어내는, 정확한 밥알의 갯수와 생선 크기의 조화가 어우러진 스시 레스토랑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깊은 맛과 신선한 맛, 가공을 해서 완전히 새로운 맛으로 바뀌는 음식과 가공하지 않고 신선함으로 승부하려는 음식 그 둘 중 뭐가 옳은가. 그렇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그러나 최신 음식 트렌드라고 하면 말이 조금 달라진다. 후자쪽인 것이 틀림 없다. 채식위주의 식단, 건강한 식재료가 중요한 요즘에는 음식 간도 조금은 멀멀해야 하고, 최대한 식재료의 향과 질감을 살리며 트랜스포밍 하지 않는 것이 유행이다. 그 유행은 어느 정도 정당해보인다. 언제는 좋은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가만, 최근들어 특히 환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로컬 푸드의 중요성과  윤리적인 음식소비에 대한 철학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파 밸리의 음식 스타일은 이런 트렌드의 선두에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어딜 가나 로컬 음식 이야기고, 베지테리언 음식 메뉴를 어떻게 개발하고 있고, 글루텐이 들어가지 않은 새로운 음식 개발을 위해 고민하는 셰프들의 이야기가 주였다. 물론 프랑스 사람들이 그 자리를 내어준 것에 대해 발끈 할 수 있겠다. 다른 점이라면, 캘리포니아에는 상어지느러미 구입 판매 뿐만 아니라, 프와그라의 생산 및 레스토랑 판매도 역시 법령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가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욕심꾸러기 같은 측면이 분명히 있어요.  보르도는 시골이라기보다 도시적인 분위기가 더 많이 풍기고요. 캘리포니아는 전혀 달라요. 그래서인가봐요, 내가 이 곳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동부쪽에 더 많은 유명레스토랑이 있지만, 뉴욕은 미디어 산업의 덕을 많이 보고 있는게 확실해요. 내 생각에 캘리포니아 지역이 훨씬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있어요. 이 곳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좋은 재료와 음식에 대한 애정이 있어요.”

나파밸리에는 두 개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그리고 두 명의 유명한 셰프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뉴욕과 나파밸리 모두에 미슐랭 3스타를 기록한 프렌치 론드리의 토마스 켈러이고, 다른 하나는 요즘 새로운 나파밸리의 자랑으로 떠오른, ‘더 레스토랑 앳 매도우드(The Restaurant at Meadowood)’의 지금 만나고 있는 이 남자, 젊고 핸섬한 셰프 크리스토퍼 코스토우이다. 그는 30세가 되기 이전에 이미 미슐랭 스타를 획득했고, 2010, 서른 넷의 나이에 더 레스토랑에서 미슐랭 3스타의 영예를 얻게 됐다.







셰프들 가운데에는 테크닉을 현란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죠. 테크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우리 팀의 음식이 보다 센스를 창조하는 종류의 것이었으면 해요. 어떤 레스토랑은 매 음식마다 이 공이 어디로 튀어갈지, 어떻게 나를 깜짝 놀래줄지 긴장을 하게 하는 음식을 선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내 스타일은 보다 흘러가는 느낌의 것 같아요.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스토리를 담아내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요리. 셰프로서, 훌륭한 음식을 만드는 건 해내야만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그 다음은? 그건, 좋은 메시지를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놀라게 할만한 것이 아니라, 언제나 흐름이 있는,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요리.”

그러더니 그는 문득 생각이라도 난 듯, 나를 주방으로 이끌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를 정오에 만나는 것, 그건 상당히 흥분되는 일이다. 스태프들은 바쁘게 무언가를 준비하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향해 웃으면서 인사를 던진다. 이 곳의 오픈 키친 레스토랑(주방 안에 마련된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 더 레스토랑을 위한 텃밭 담당 디렉터가 주방으로 찾아와 요리사들을 만나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 막 수확해온 채소를 가지고 온 참이었다. 코스토우는 래디쉬의 단단한 알을 반으로 뚝 갈라 먹어보라고 한다. “이게 야생에서 채집한 래디쉬에요. 달죠.”

나파밸리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친구다. 셰프끼리의 교류도 많고, 농부와 셰프와의 관계는 더욱 돈독하다. 내가 요리하는 이 음식이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길러졌고 그동안 어떤 어려움과 어떤 즐거움이있었는지 세세하게 뒷 배경과 스토리를 다 알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더 레스토랑의 팀은, 단순히 키친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음식을 위해 농작하는 가든이 따로 있고, 그곳을 운영하는 사람도 이 팀의 일원이기 때문에 셰프 코스토우가 담당하는 음식은 주방이 아니라 땅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나파밸리의 커뮤니티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요. 이 곳에서는 물론 서로간의 경쟁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서로 배우고 도움을 주고 받는 상생의 관계가 더 중요하거든요. 그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 책을 하나 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다른 지역의 사람들도, 로컬 농부와 요리사가 함께 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레시피가 담긴 책을 직접 쓰고 있어요. 기획부터 글쓰기까지 스스로 내가 하지 않고는 못배기겠어서 시간이 좀 걸리고 있네요(웃음)” 

아니나 다를까, 그의 음식은 사람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반전의 내용을 담은 오페라라기 보다는, 시종일관 사람의 기분을 즐겁게 하는 왈츠곡과 같은 흐름이 있다. 처음 입을 즐겁게 하는 아뮤즈 부슈에서부터 아기자기한 장난감같은 마지막 디저트 캔디까지, 음식 재료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고 그 향과 맛을 흐뜨리지 않으면서 또 다른 소스와 재료를 뒤섞어 다양한 맛을 선보이는 재주를 가졌다. 긴 코스 요리를 맛보는 동안, 단 한 번도 내 위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단 한 번도 배가 불러 더 이상은 못먹겠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모든 코스가 끝났을 때 배가 고프지도 않았다. 심지어 인디 포크 록  밴드로 중무장한 레스토랑의 음악까지(그는 오늘 플레이 된 노래는 결혼식 리셉션에 사용했던 음악으로, 오늘 아내가 직접 저녁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에 찾아왔기 때문에 특별히 골랐다며  자신이 레스토랑의 음악까지 선곡한다고 했다.)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주방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꽤 오래전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한 끼 식사를 위해 기꺼이 500달러~1000달러의 돈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그가 살고 있는 아주 가까운 곳 어딘가에 완벽하게캐주얼한 레스토랑을 낼 생각이다. “자세하게 많은 내용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현재 준비중이에요. 내 아내와, 내 귀여운 딸과 언제나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그런 레스토랑을, 사람들이 언제나 복닥거리는 그런 싸고 맛좋은 레스토랑을 오픈할 겁니다, .”

 TV에 나와서 록스타처럼 뛰어다니는 셰프들을 한심하다고 독설을 퍼붓는 이 사람, 돈을 벌거라면 이렇게 살 필요가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 셰프가 사람들이 생각하듯 로맨틱한 직업이 결코 아니라는 사람, 도대체 왜 셰프라는 직업이 인기직종이 되었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사람, 그 사람에게 궁극적인 요리철학은 무엇일까. 시카고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요리사가 된 크리스토퍼 코스토우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창조할 수 있는 것만 창조해라. 맛있고, 유니크하고, 스마트하고, 아름다운 음식이 되는건 말이죠. . 어떤 음식을 만들 때, 나 자신을 먼저 알고, 내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를 잘 알고, 지금 이 음식 만드는 것을 기회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무언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내가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척 창조해낼 수는 없어요. 평생 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죠.” 

 

--->위는 마리끌레르 8월호 셰프 인터뷰 기사입니다.


개인적으로 근 한달간  샌프란시스코와 나파밸리를 '허니문(!)'으로 여행하고 원고를 쓰면서, 프랑스, 캘리포니아, 그리고 한국 음식 문화에 대해서 상당히 오랫동안 생각해보게 됐다.


프랑스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미식가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니 '맛'이라는 것에 대해서 굉장한 포커스를 두는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프와그라'가 동물학대라고 소리를 지른다고 한들, 물론 조금 신경은 쓰고 있지만, 프와그라가 레스토랑 메뉴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심지어 한국인이 개고기를 먹는다고 소리 높인 것은 프랑스의 모 여배우였지만, 사람들을 만나고보면 그에 대해 가장 넓은 아량을 가진것도 프랑스인들이다. 외국인들이 먹기 힘들것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음식을 맛나다고 먹는 것도 프랑스 인이다. 그들에게 음식의 '맛'과 '경험'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이 음식에 대해 '욕심이 많다 Greedy' 고 평가받는 것도 수긍이 된다.

반면 미국 음식문화에서 가장 트렌디한 북 캘리포니아쪽 사람들은, '신선함'과 '윤리'에 포커스를 많이 둔다. (프와그라를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것도 불법이다-물론 몇몇 레스토랑은 이 법령을 교묘하게 빠져나가 고객에게 접대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내가 아는 베지테리언 중 대다수는 미국인이다. 아마도 패스트푸드가 준 극단적인 성인병 때문에 '건강'에 더욱 예민하게 구는 것도 사실인 것 같고. 캘리포니아에서 베지테리언 메뉴가 없는 레스토랑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과 별다를바 없는 수준의 곳일 것이다. 그리고 글루텐 프리 메뉴가 없는 곳은 그저 괜찮은 레스토랑일 수 있다. 로컬 식재료로 만든 신선한 음식,최대한 식재료의 맛을 거스르지 않는,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그런 요리. 그리고 결국 이런 요리들은 환경문제와, 로컬 경제와도 결부된다. 그것은 결국 건강-윤리문제와 돌고 돈다.

그러니 일본 음식이 두 나라의 미식가들에게 모두 인기가 있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에게는 '살아있는 생선'을 먹는다는 '경험'과 그 생선을 장인정신으로 잘 만들어낸다는 요리법에 대한 욕심과 연결된다. 미국인들에게는 재료 자체의 맛과 위에 부담이 되지 않는 깔끔한 조리법이 먹힌다. 그 두 나라의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모두 일본식 요리법을 적용한다.

한국인들은? '맛'에 욕심이 많다. '깊은 맛' 오래된 '장'맛, 오래 끓여 나오는 육수. 등등에 욕심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와 닮은 점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깊은 맛, 감칠맛을 '소스'에서 주로 담당하기 때문에 그들이 우리의 '깊은맛'을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재료를 트랜스포밍한다.
그리고 우리 역시도 '건강'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이것은 윤리적인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음식이 스태미너에 좋은지, 이 음식이 간에 좋은지, 콩팥에 좋은지, 암을 이겨낼 수 있는지가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생각해보면 음식에 대해 가장 Greedy한 민족은 우리가 아닐까??



 

 


Posted by NYCbride

빈트너스 인 Vintners Inn  그리고 존 애쉬 & John Ash & Co

소노마 카운티에 위치하고 있는 작고 아담한 별 넷의 호텔. 근처의 아름다운 와이너리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테라스를 구비하고 있으며, 작은 분수대가 호텔 중앙에 자리잡고 있어 마치 이탈리아에 위치한 프라이빗한 호텔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친근하고 아름다운 공간이다. 특히 야외의 풀장에서 수영을 하면서 포도밭을 감상할 수 있고, 그 주변으로 조깅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운동조차 황홀하게 할 수 있다. 방마다 무료로 비치된 나파 밸리의 무료 와인 한 병에 벽난로를 켜면 시니컬한 사람조차 여유롭게 로맨틱함을 즐기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꼭 조깅을 즐기길 바란다. 포도밭을 즐기며 달릴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외부에 있는 작은 수영장.

유럽의 경치를 느끼기에 충분한 분위기

작고 아담한, 그리고 한가로운 호텔의 분위기. 내가 묵었던 방.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들


미국이라기보다 유럽의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무엇보다 빈트너스 인 안에 위치하고 있는 소노마 카운티의 유명 레스토랑 존 애쉬 & (John Ash & Co)레스토랑에서는 소노마 카운티 로컬 식재료를 이용해 현대적인 프렌치 아메리칸 퀴진을 즐길 수 있다. 캘리포니아의 유행이라 할 수 있는 일본 스타일의 감각이 가미된 실험적인 요소도 들어있다. 식사를 한 후에는 레스토랑과 연결되어 있는 바에서 와인 혹은 칵테일 한 잔을 하고 밤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다. 아침 식사도 가능하니, 호텔 룸 테라스가 지루하다면 레스토랑을 이용할 것.





주소 4350 Barnes Rd, Santa Rosa, CA 95403 문의 707-575-7350 www.vintnersinn.com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