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욕 하지만, 사람들은 뉴욕이 섬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심지어 살고 있는 나조차도, 한강 건너듯 퀸즈에서 맨하탄을 가면서(물론 강 사이에 있는 맨하탄이라는 섬이기는 하다) 뉴욕시 전체가 알고보면 섬으로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을(브롱크스는 제외하고) 망각하곤 하는 것이다. 특히나 내가 살고 있는 퀸즈, 그리고 브루클린은 맨하탄처럼 강을 건너지 않는, 알고보면 바로 이웃하고 있는 친한 사이고, 그 옆쪽으로 롱아일랜드가 주욱 이어져 하나의 큰 섬을 이룬다.



여하튼 내가 살고 있는 퀸즈 쪽으로는 '이스트 리버' 그리고 맨하탄과 뉴저지를 사이에 둔 강은 '허드슨 리버'라고 불린다.

지난주 윌리엄스버그에 있는 푸드 플리 마켓에 갔다가 바로 옆에 있는 페리 선착장을 발견했는데 우리집에서 가까운 롱아일랜드시티에서 고작 두 정거장이면 윌리엄스버그에 바로 도착. 그리고 이 페리가 마치 통근지하철 처럼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베니스 여행할 때 수상버스 타본 이후로, 이런 통근페리는 처음!

물론 스태튼 아일랜드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맨하탄 맨아래쪽 끄트머리로 내려오면(월가 아래쪽) 스태튼 아일랜드로 향하는 공짜 페리가 있는 것은 보았지만, 스태튼 아일랜드에 가본적이 아직 없고, 고작해야 자유의 여신상 보러 배 한 번 타본게 다라서 나는 조금 흥분상태였다.

그래서 지난주 남편과 나는 다음주 주말에 브루클린을 나들이 갈 때는 꼭 페리를 타보자고 약속을 했던 터였다. 허드슨 리버를 달리는 페리도 있는데, 아무래도 뉴저지와 뉴욕간의 애매한 점이 없지는 않을 것 같고, 이스트리버 페리만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는 않는 것 같다(보면 이스트리버 페리는 로고도 다르게 쓴다).(여튼 허드슨 리버를 오고가는 페리는 다음 기회에)게다가 나는 퀸즈 주민이기 때문에 이스트리버 페리로!



이스트리버 페리는 일단 맨하탄의 미드타운에서 시작해서, 내가 살고 있는 롱아일랜드시티 방향으로, 그리고 브루클린의 그린포인트, 북 윌리엄스버그, 남 윌리엄스버그, 최근 돈많은 맨하탄 주민들이 이주를 많이 했다는 덤보지역으로 갔다가 월 스트리트쪽으로(그러니 덤보와 월스트리트 사이가 좋아진게 아닐런지) 그리고 다시 여름에는 거버너스 아일랜드(여기에서는 여름에 뮤직 페스티벌도 열린다- 오직 여름에만 오픈하는 섬)까지 이어진다.


가격도 편도 4불, 자전거를 들고 다닐 경우에는 1불이 더 붙는다. 하루종일 무제한으로 타고 다니는 티켓은 12불, 자전거를 들고 하루 무제한권은 15불이니까, 여행객들이 하루 정도 페리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듯 하다.


우리는 일단 롱아일랜드에서 시작하여 북윌리엄스버그까지 두 정거장을 편도로 끊었다.(페리선착장 앞 무인발매기가 고장이라서, 직접 직원이 배 앞에서 돈을 받았다)



페리 타는 곳을 수작업으로! 누가 친절하게 해줬을까?

롱아일랜드시티에서 바라보는 맨하탄, 미드타운이 바로 보인다. 왼쪽
뾰족한건물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중간 뾰족한 건물이 크라이슬러빌딩.




드디어 승선, 출발!


출발 어겐!

카약타며 주말을 즐기시는 분들이 보인다, 언젠가 나도 꼭 해봐야지.




날씨가 그리 좋지 않은 오전이라, 아까도 말했지만, 뉴욕은 섬이기 때문에 갑자기 이렇게 습도가 높아지면 하늘이 흐릿흐릿. 낮에는 쨍쨍해져서 꽤 더웠는데, 이런 습도가 느껴지면 꼭 비가온다. 아마 내일이나 모레쯤 비가 올듯.


지난 주, 날씨가 좋았을 때 윌리엄스버그에서 찍은 사진들도 참고하시길.






사진찍는데 덥썩 뛰어든 귀요미 남편. 뒤로 선착장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보인다. 올때는 몰랐는데 브루클린에서는 타는 사람은 많다.



오늘은 피곤해서 못갔는데 9월말까지만 오픈하는 거버너스 섬을 못간것이 못내 서운하다. 다음에는 거버너스 아일랜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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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이제는 제법 괴로웠던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고 하는데, 뉴욕의 여름도 이제 끝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제 고작 뉴욕에서 몇달을 살면서, 38-39도의 뜨거웠던 7월의 끔찍한 시간도 견뎌봤고, 견디다 못해 에어컨을 구입하자마자 일교차가 10도차 이상 나는 28도의 상큼한 여름의 한낮도 (아쉽게) 즐겨봤다. 8월의 뉴욕은 생각보다 견딜만했다. 며칠을 제외하고는 선풍기조차 몇번 틀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여름은 여름이다. 한낮에 집밖을 나서면, 여전히 내리쬐는 강렬한 햇볕을 피하려고 그늘을 찾곤 했다. 친구 가족들이 놀러온 주, 뉴욕은 마지막 여름의 햇살을 떨어뜨려서 어린 두 아이들을 더위에 칭얼대게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을 핑계삼아, 뉴욕에 있는 작은 해변가를 찾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이터널 선샤인>에 나왔던 몬톡에 가보자며 화이팅을 외쳤는데, 기차를 타고 서너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하니, 아무래도 길 위에서 버리는 시간이 아쉬웠다. 코니 아일랜드는 월미도처럼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패스. 그래서 우리는 한국사람들에게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ROCKAWAY BEACH'를 찾아가기로 했다.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 도착한 해변



한시간 반을 걸려 다다른 로커웨이 해변 평일에도 마지막 여름을 보내려는 뉴욕사람들이 발걸음이 제법 많았다. 하지만 작년에 있었던 허리케인 샌디 때문에 이미 해변가의 대부분이 여전히 공사중이었고, 그 중 일부 오픈하고 있는 해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망중한을 즐기는 모양이었다.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다른 길 위에 있는 해변가를 이용하라고 써 있는 표지판.


해변가 한 옆에서 스케이드보드를 타는 청년들


해변가의 스케이트보더


표지판까지 해변가의 분위기를 물씬. 상어와 함께 서핑을 즐기라는 뜻? :)


드디어 도착.


사실 뉴욕에서 바닷가에 놀러온 것은 두번째였는데 다른 한 번은 롱아일랜드 출신의 친구집을 방문했을 때 근처의 해변에 잠시 놀러간 적이 있다. 하지만 롱아일랜드의 해변은 대부분이 백인들이었고, 솔직히 유색인종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가끔씩, 이렇게 해변가에만 가도 사람들이 얼마나 끼리끼리 모이고 싶어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문화, 인종을 가리는지 확인하게 되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예전에 발리 근처에 있는 한 작은 섬을 갔을 때도, 그곳 해변가를 메우고 있었던 사람은 현지주민도 아닌, 오로지 백인들.. 그 사이에 누워있는 내가 얼마나 민망했던지.


하지만 로커웨이 비치의 가장 큰 장점은, 백인,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이 아주 보기좋게 어울려 있었다는 것이다. 매우 서민적이고, 다양한 인종이 모여있는 뉴욕다운.. 그런 곳.
일을 하느라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한 남편조차 저녁에 돌아온 우리에게 물었다.

"어떤 인종이 제일 많았어? " 나의 대답에 만족한 남편은, 8월이 다 가기전에 다시 한 번 더 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 비가 오는 것으로 보건데, 태평양 물보다 온도가 낮은 대서양의 물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 같다 ㅠㅠ)


햇볕에 선탠을 하고 있는 백인 언니


친구들끼리 찍은 사진을 확인하고 있는 흑인 청년들


한가로운 로커웨이 해변에는 파라솔을 빌려주는 공간은 없다는 것을 명심할 것. 그늘을 원한다면 미리미리 준비!



아이폰5의 파노라마 사진 놀이! :)


정 힘들 때는 나처럼 맥주와 음식을 파는 매점으로 고고씽! 테이블에서 망중한을 보내고 있는 한 힙스터 오라버니.



동네에 유명한 타코집인 듯. 힙스터들이 줄을 늘어서있어서, 어쩐지 더 먹고싶더라는.





타코집 바로 옆에 있던 음료수가게!

이 길 입구에 있는 베지 아일랜드...라는 커피도 팔고 뭐 그러는 곳이었는데 한국언니가 먼저 안녕하세요! 하고 우리에게 인사를 날려준, 어쩐지 친밀했던 곳.


여름은 너무 덥다고, 그래서 겨울이 더 좋다고, 언제나 노래를 부르지만, 또 이렇게 여름이 훌쩍 지나가며 가을 냄새를 슬며시 풍겨대니 아쉽기만 하다. 곧 겨울이 되면 나는 또 이곳의 여름을 다시 그리워하겠지. 그것도 모든 인종을 품어내는 로커웨이 비치의 여름을.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