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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30 패션디자이너 레베카 밍코프도 칭찬한 시어머니가 주신 선물 (4)


오늘은 잠깐 아주 사적이지만, 기분 좋았던 이야기를 하나 하고 넘어갈까 한다.

한국에 가기 전, 나는 갑자기 좀 바빠졌다. 결혼하자마자 미국으로 그냥 넘어왔기 때문에, 결혼식에 와준 분들에게 감사인사도 못했고 해서 작은 성의표시라도 할 요량으로 마음을 먹고 있었다. 덕분에 선물은 사지도 못했는데 맘만 좀 바빠졌다. 거기다가 몇몇 잡지사의 원고 청탁이 있어서(아주 감사히도)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급하게 마무리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은 미국의 패션디자이너 레베카 밍코프를 인터뷰 하고 돌아왔다(마리끌레르 2-액세서리 전문 잡지를 위한 것). 합리적인 가격의 고급패션라인을 자랑하는 레베카 밍코프가 한국에 론칭을 한다고 한다.


레베카 밍코프를 잠깐 설명하자면, 미국의 디자이너로 핸드백과 슈즈가 특히 너무 비싸지 않은 가격에(나에게는 여전히 비싸지만) 판매되고, 한국여성들처럼 시크한 페미닌함을 보이고 싶은 여성들에게 잘 어울리는 제품으로 이미 몇몇 해외구매대행사이트를 통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었다.




미국 글래머 매거진에 나온 그녀의 기사. (레베카 밍코프 코리아 제공)

딱 봐도, 뉴욕스타일의 예쁜 언니인데, 직접보면 모델 뺨도 때릴 것 같은 스타일에 외모, 몸매를 자랑한다.


어쨌든, 그녀의 인터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마리끌레르2를 꼭 참고하시기 바라고, 오늘 얘기하고 싶은건 인터뷰하기 전, 내 액세서리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레베카 언니께서 '나 이 펜던트 맘에 든다'하고 칭찬해준 것을 좀 자랑할까 싶어서다.

물론 사람들끼리 만나면, '어머, 만나니까 정말 예쁘시네요!' '머리결이 너무 고우세요!' '오늘 그 드레스 어디서 샀어요?, 나도 사고 싶다!'라는 입에 발린 칭찬이 익숙한 이 바닥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조금 시니컬한 뉴요커 패션디자이너 언니가, 특히 액세서리에 강한 것으로 소문이 난(핸드백, 슈즈, 주얼리 등) 언니가 내 그리 비싸지 않은 목걸이에 관심을 보여주시다니, 뭐 어깨가 좀 으쓱할밖에.


꼭 자랑하겠다기 보다, 이 펜던트는 사실 내가 구입한게 아니라, 위스콘신의 작은 도시 웨스트벤드에서 살고 계신 우리 시어머니가 지난 크리스마스 선물로 직접 해외배송을 해주셨기 때문이다. 그때는 서류상으로 혼인신고를 해놓기만 한 상태라, 실질적으로는 결혼식 전이었지만, 어쨌든 법적으로 내 시어머니가 되신 후 해준 의미있는 선물이었다.







특히나 펜던트는 '드림'이라고 뒤에 씌여져 있고, 이렇게 펜던트 안에 원하는 참을 구입해서 넣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시어머니는, 내가 프랑스 파리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 책을 좋아한다는 것, 여행과 음악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을 그동안 나와 화상채팅을 하며 꾸준히 이해해주시고 이렇게 '손혜영의 꿈'이라는 이름으로 선물을 보내주셨던 것이다.


이게 실제로 얼마나 비싼건지 나는 잘 모르지만(아마 아주 비싼 건 틀림없이 아닐테다 우리 시집식구들의 선물 철칙은 '결코 비싼 것을 사주지 않는다'기 때문에, 매해 크리스마스나 생일 때가 되면 3만원 이하의 선물을 고르느라 오히려 더 힘들다), 상대방의 장점과 꿈을 이해하고 해주신 이 선물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러니 레베카 밍코프님께서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셨을 적에, 나는 "이거 우리 시어머님이 사주신거예요, 호호"하고 자랑을 하며 뿌듯했던 것이다. 어쩌면 패션디자이너인 그녀는 자신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위해 눈여겨 본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 소품이 나에게는 그냥 펜던트가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시어머니의 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가 되어 더욱 좋았다고 할까.


미국남편을 만났다고 해서 '시월드'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뭐, 시월드의 부정적인 의미를 제하고라도, 내 부모님, 내 가족이 아닌 서로다른 문화권의 가족과 친해지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꼭 '외국인' 시어머니라서가 아니라, 그냥 우리 '시어머니'는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신다. '내가 샤넬 백 하나 사줄테니 나한테 평생 고마워하고 잘해라' 하는 시어머니보다, '이거 내가 널 생각하면서 산 길거리 목걸이란다'(심지어 길거리 목걸이도 아니고)라고 웃어주는 시어머니가 정말 고맙다.

그렇다 오늘은, 그냥 좀 자랑질이었다. 9월에 브루클린에서 열리는 북페어 때문에 시어머니가 뉴욕에 놀러 오시는데, 나는 한국으로 떠나버린다. 그럼에도 여전히 잘 다녀오라고 웃어주시는 우리 시어머니, 좀 자랑해도 되지 않나?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