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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25 K-pop, 그리고 신화


작년 한국에 살 때만 해도, 외국인 기자 친구들(대부분 한국에서 살고 있는 유럽, 미국의 일간지 특파원들)은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대기업들의 현실에 대해 언제나 부정적인 면을 시작으로 나에게 질문을 하곤 했다. 벌써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몇년 전 '장자연 사건'은 외국에서도 꽤 많이 다뤄진 사건이기도 했다. 적어도, 아시아 나라에서 일어나는  '어떻게 이런 일이'처럼 센세이셔널한 일로 읽혔을테니까. 그에 대해 그 프랑스 기자친구와 가끔씩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나 역시 한국의 이상한 시스템과 구조 속에 여성들이 피해자가 되는 것, 어린 친구들이 어른들의 돈놀이에 놀아나는 것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외국 언론의 가끔 객관성을 가장한 집요함은 진짜 현실을 자신들이 원하는 측면으로 과장하기도 하니까. 내가 화가났던 건, 서양인의 시각으로 동양의 기괴함을 다루려고 하는 그들의 의도 때문이었다. 어차피 한국 뉴스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그들의 잡지, 혹은 신문에는 '센세이션'함이 필수였을테니 더 그러했겠지.

여전히 소수의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가지고 있는 권력은 너무나도 크고, 외국인들이 지적하듯, 천편일률적인 아이돌이 나왔다가 사라지기도 하며, 작은회사의 적은 자본은 결국 성공하지 못한 아이돌을 양산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린 소년 소녀들에 대한 '노동권' 이야기가 나오면 우리는 정말 할 말이 없어진다.

여러가지 성장통을 겪으면서 아이돌 밴드들이 가지고 있던 내부적인 문제나 외부적인 시선은 조금씩 변화했다(여전히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가고 있고 이를 부정할 수는 결코 없지만 말이다).  K-pop에 관심을 두지 않던 내가 여전히 2009년 최고의 노래는 그 어떤 인디 밴드의 노래가 아니라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였다는 걸 부정할 수 없듯이. 그리고 언제부턴가, 내가 일하던 패션잡지에서는 배우들을 섭외하는것 이상으로 아이돌멤버를 섭외하기 위해 안달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기억한다, 처음으로 아이돌을 인터뷰하라는 지시가 편집장님으로부터 내려왔을 때, 우리 기자들끼리 얼마나 의아하게 생각했었는지. 우리가? 아이돌을?


심지어,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시스템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쓰기도 했던 외국인 기자 친구조차 작년에는 'K-pop'에 대한 특집기사를 싣게 됐다. 소수의 취향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네가 생각하듯 대단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언제나 소수의 취향이 다수의 취향보다 팬심이 오래가고,  때로는 비주류 문화가 '세련된' 취향으로 읽힐 가능성이 많음을 생각하면 이는 긍정적이다.

영국의 트렌드 세터인 <모노클>의 편집장은 이미 한국문화, 한국 음식, 그리고k-pop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지난해에는 미국의 인디 밴드를 다루는 유명한 웹매거진 <피치포크>에서조차, 언제나 독립 레이블을 위주로 했던 그들이 K-pop을 다루고 말았던 것이다.

K-pop은 적어도 색다른 취향을 갖기를 원하는 서양인들에게, 트렌드 좀 알아야 하는 힙스터들에게 그래도 알아두는 것이 좋은 장르가 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내가 꼭 즐기지 않더라도, 판타지 너드들이 즐겨보는 드라마와 책들을 꼬박꼬박 알아두듯이.

그래서 나는 소녀시대의 미국, 유럽 진출이나 싸이의 급작스런 인기가  '비주류'적인 취향을 건드렸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하곤 했다. 여기서 살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아시아인이, 여기에 있는 백인, 혹은 흑인들의 문화사이를 파고들어 최고가 되는 것은, 여기서 나고 자라 최고의 기량을 뽐낸다고 해도 쉽지 않다. 그만큼 소수 인종이라는 것, 그만큼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는 것, 그런건 아마 할리우드 영화시장이나 이곳의 음악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어려운 문제가 된다. 예전 몇몇 한국 뮤지션들이 빌보드에 오르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잘 성공할 수 없었던 이유는, 백인과 흑인이 쥐고 있는 이곳 문화의 주류 사회 속에서 1등을하겠다고 아등바등했기 때문이다. 꼭 빌보드만이 1등인가. 마치 뮤직뱅크에서 1위를 하면 그만인 한국사회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미 오래전 이야기가 됐지만, 소녀시대의 경우에는, K-pop이 동남아시아를 점령하고, 일본을 장악한 후,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은 서양의 힙스터들이 '새로운 비주류 취향'으로 슬쩍 건드리기 시작하면서 그들만의 작은 세계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하여 소녀시대는 그 작은 비주류 마니아들의 인기에 힘입어 미국으로 건너올 수 있게 됐고, 굳이 빌보드를 추종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새로운 문화'로 읽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아, 그리고 그 때 미국과 프랑스 쇼에 나온 '수영'은 너무 예뻐서 나도 깜짝 놀랐다. 동양의 밀라 쿠니스가 따로 없었다......!라는 개인적인 의견.그러나,, 소녀시대와 빌 머레이라는 이러한  기괴한 조합이라니... ㅋ)




싸이는 또 어떤가. 그 역시 캐치한 웃기는 뮤직비디오 하나로, 사람들의 비주류적 취향을 주류로 끌고 왔다. 젠틀맨이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그 기세는 확실히 꺾여있다. 내 생각에 앞으로 싸이가 그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유명한 래퍼나 가수와 함께하는 피처링 컨셉트로 가는 것이 옳지 않았나 그런 것도 생각해본다.


여하튼, 미국에서 K-pop은 주류로 읽히지는 않아도, 대중문화에 대한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서는 안되는 새로운 소재가 된 것은 사실이다.

오늘은 <The Atlantic>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최근 미국에는 뉴키즈 온더 블록이나 백스트리트 보이즈 처럼 오래전 아이돌들이 다시 결합하여 공연도 하고 하면서 90년대를 추억하게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뉴키즈 온더 블록의 팬들은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를 지속하면서, 최근 있었던 그들의 공연을 직접 마련하는 저력까지 보였는데 게스트가 무려 보이즈 투 맨이었다. 중요한 것은 <The Atlantic>매거진에 나온 내용은,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한국의 K-pop밴드 신화를 본받아야 한다면서, 그렇게 여전히 자신들이 어린 아이돌인줄 알고 똑같이 90년대 짓이나 하고 있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신화처럼, 자신들의 세대를 끌어안으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 writer가 한국문화 팬인지, 아니면 영어를 엄청나게 잘해서 영어로 원고까지 쓰며 살고 있는 한국인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내용이 상세하다. 심지어 한국의 SNL 을 들먹이기까지 한다.




http://www.theatlantic.com/entertainment/archive/2013/07/what-the-backstreet-boys-could-learn-from-k-pop/278036/


번역을 하면 이렇다.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K-POP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함께 하고 있는 보이 밴드 신화는 그들이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어린척 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 이유는 그 나이를 함께 끌어안기 때문이다.

백스트리트 보이즈는 그들의 20번째 기념 앨범 <In a World Like This>를 다음주에 발매한다. 이것은 2009 <This is Us>가 나온 이후 첫번째 레코드이다. 멤버들은 평범한 수순의 홍보 활동을 펼쳐왔다. 컴백투어를 하고, 라디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아침 쇼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것들 말이다.

그러나 이 그룹이 20년 가까이 되었다는 것은 이 땅에서 현재 플러그를 꽂고 팝뮤직을 듣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보다 훨씬 오래 함께했다(늙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밴드의 유명세는 그 때 그랬던것과는 더이상 같을 수 없다. 백 스트리트의 지난 앨범 <This Is US는 미국 빌보드차트 200 9위로 데뷔했지만, 중간 정도의 성공을 거둔 두 개의 싱글만이 있었을 뿐이다. 이 그룹은 2011년 뉴키즈온더블록과 함께 이미 10년도 전에 변해버리고 만  사람들의 노스탤지어를 이용하여 돈을 좀 벌었지만, 많은 새로운 팬을 노릴 수는 없었다.

백스트리트보이즈는 ‘As long as you love me’때 이후로 이미 얼마나 크게 음악시장이 변해버렸지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그들이 어린 리스너들을 사로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 <The Wall Street Journal>인터뷰에서, 멤버 케빈 리처드슨은 얼마나 오늘날의 대중관객들이 백스트리트보이즈가 최고지점에 있을때는 결코 존재하지 않았던 소셜미디어 때문에 아티스트로부터 새로운 컨텐트를 지속적으로 기대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새로운 팬들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작년의 보이그룹은 아마도 다시 적응할 필요가 있는지도 모른다.

운 좋게도, 그들에게는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이 있다. 한국의 백스트리트보이즈에 해당하는 신화이다.

한국의 팝시장은 미국의 것에 비하여 한참 어리지만, 그 트렌드는 미국의 트렌드 : 덥스텝, 오토튠, 음악경쟁쇼, 등등을  반추하게 한다. 그러나 최근의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아주 격렬한 그룹액트에 훨씬 많이 매달려있다. 그것은  소년들과 소녀들로 이루어진 집합체(한국에서는 아이돌 그룹이라고 부른다)의 프로덕션을 노래와 댄스 그 이상의 것을  그들이 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과학으로 바꾸어버린 것이다. K- pop이 음악적인 스타일에서 그리고 아티스트들에 있어서(음악경쟁 쇼 덕택에) 더 다양한 측면을 포함하기 시작하였지만 아이돌 그룹은 여전히, 특히 돈이 있는 곳들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에만, 61개의 그룹과 듀오가 데뷔를 했고, 그 중 33팀이 남자였다.

그래서 K-pop은 보이 밴드에 관해서는 하나 혹은 둘을 더 잘 알고 있다. 1998년으로 되돌아가서, SM엔터테인먼트가 신화라고 불리는 그룹을 탄생시켰다. 6명 멤버인 보이밴드는 2003년 레이블을 떠나기 전까지 SM엔터테인먼트의 이름 아래 4개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했고, 17개의 음악상을 거머쥐었다. 그들은 한국에서 현재까지 가장 오랫동안 함께하고 있는 남자 음악 그룹이고, 최근 함께 15번째 기념일을 기억하기 위한 11번째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했다.

그룹으로서, 신화는 백스트리트 보이즈 보다 다섯살이 어리지만, 그러나 그들의 한때 자국에서 최고의 보이밴드였던 이들이 멋진 성인으로 거듭나는 방법에 있어서는, 그들이 닉카터&Co보다 몇년은 더 성숙한 것 같다.

신화의 모든 여섯 멤버들은 지금 30대이고, 육체적으로 해야하는 것, 그러니까 의무적으로 군대에 다녀오는 것들도 모두 마친 상태이다. 그룹으로 15년을 함께 하면서 그들은 지속적으로 노래를 발표하고, 투어를 했으며, 텔레비전에 출연해왔다. 그들의 2012년 앨범 <The Return>은 작년 8만장이 팔렸고, 이것은 4년만의 공백 이후 돌아온 그룹으로, 그것도 이미 과포화된 시장에서 다른 아티스트와 경쟁하면서도 한국에서 공고한 숫자를 기록한 것이었다. 현재 일부 멤버들은 연기를 하고, 다른 사람은 음악을 만들고, 어떤 이는 새로운 세대의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것에 관련되어 있다. 이 모든 멤버들은 여전히 한국대중의 귀와 마음에 남아있는 신화이다.

신화가 항상 함께하고 있다는 것 이외에도, 이 그룹의 지속가능함의 필수적인 부분은 현명한 자기인식 때문이다. 최근 SNL코리아의 에피소드에서, 신화는 호스트로서 박물관에서의 밤이라는 적절한 타이틀을 붙인 촌극에서 자기자신들을 스스로 찔러 웃음을 유발하였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훨씬 어린 버전을 연기하였는데, 말 그대로 지난 세대에서 온 유물로 기능하며,  방문객이 조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난 시대의 보이밴드 의상을 입고 나타난 신화는 어린 박물관방문객 앞에  형상으로  서서 그들이 누구인지 인식하지 못한 채 그룹의 아이덴티티 앞에서 혼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같은 에피소드의 ‘Digital Short’에서 신화는 보험설계사 영업직원을 연기하며 아이돌 퇴직 보험 플랜이라 불리는 상픔을 판매한다. 패키지는 은퇴한 아이돌들이 여전히 소리를 지르며 좋아하는 팬들과 생일파티를 축하하고, 적극적인 아티스트에게 기습키스를 당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은퇴한 아이돌이 여전히 젊고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도록 스토커를 마련해주는 것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내용은 다소 뻔하기는 했지만, 그들의 자기 겸양과 겸손은 신화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그것은 밴드 멤버들이 10대들에게 맞추어진 노래를 그나이에  습관적인 형태로 부르는 것이 우스꽝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 그것은 그들이 곧 진짜로 그러했었지가 될 것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신화로부터 배울수 있는 것은, 그래서, 보이밴드에서 성인으로 성장했다는 어색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방법을 던져버리고 농담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최근 홍보 전략은, 그러나, 결코 그것을 돕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아주 진지하게 오래된 슬로건(“백스트리트가 돌아왔다!”)을 여전히 연주하면서 지속적으로 그들 자신과 데이트하고 있다.

 

(이후 3단락은 현재 잠이 와서 생략)


번역을 해놓고 보니, 이 글을 쓴 사람은 거의 한국문화전문가인듯하다. 이제 이렇게 자세한 내용의 글이, 잡지의 중요 섹션을 차지하게 된 것은 분명 지금 <백 스트리트 보이즈>가 죽을 쑤고 있기 때문인 것 같기는 한데(뒤의 생략된 부분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느끼하게 구는지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K-POP을 띄워주는 분위기는, 분명 여전히 한국문화를 즐기려고 하는 일부 소수 마니아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미국에 살면서 어쩐지 뿌듯해지는 부분이기도 하고.


예전에 신화의 김동완 인터뷰를 했을 때, 참 현실적인 아이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고스란히 그렇게 원고에 쓴다고 썼는데, 모 블로그에서 잡지 인터뷰를 퍼다 놓고 "이 기자 언니는 우리 오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해서 참 상처 받았던 기억이... ㅎㅎ난다. 너희 오빠들은 이제 더이상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을 살고 있는 늠름한 성인들이란다....라고 말하고 싶었었다.
:)


이러나 저러나, 신화 SNL은 어디서 보지? 이곳에서는 정말 한국 TV를 어둠의 경로로 보는 수밖에 없는데.... 저 원고를 보니 더더욱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백스트리트 보이즈의 노래 한 곡










Posted by NY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