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때는 나도 스포츠광팬이었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가 어렸을 때는 가수나 배우를 좋아하는 것 만큼 스포츠 선수를 좋아하는 것이 하나의 성장과정이었다.


중학교때 한일 배구경기가 있었는데, 하종화 선수의 엄청난 활약으로 2:0으로 지고 있던 한국팀이 연속 세 세트를 내리 이겨 기적적인 승리를 거머쥐고 하루아침에 대중들에게 배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그러나 그 경기를 끝까지 본 사람은 없었다. 그날  한밤에 해주던 중계가 갑자기 3세트 중간에 끝을 내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그 경기를 보다 만 반친구들 몇몇이 아침에 어찌나 호들갑을 떨었던지. 기적적인 승리도 그랬지만, 학교에 오자마자 하종화가 얼마나 잘생겼는지, 그리고 일본의 나카가이치는 또 얼마나 멋진지 이야기꽃을 피웠고, 결국 우리는(당시에 우리는 인천의 여중생들이었다)하종화 선수를 보기 위해 마치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처럼 버스를 타고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주말마다 배구경기를 보러 가곤 했다.(정말 나도 한 때는 '빠순이'었다!) 학교의 농구팬들이었던 친구들과 배구선수가 멋지네, 농구선수가 멋지네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었고.

뿐인가, 고등학교 때는 LG트윈스의 전성기였는데(또 나는 이때 다시 서울로 이사와서 서울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서 야구장도 더 자주 갔다), 유지현, 서용빈, 김재현 세 명의 젊은 야구선수들에게 열광하며, 자율학습을 땡땡이치고 야간경기를 가곤했다(역시 야구 경기는 주말 경기가 아니라 야간경기가 제맛이다).

하지만, 스무살이 되고, 소개팅과 미팅을 하며 남자에 대한 판타지를 가질 필요가 없어지자 자연스럽게 나의 스포츠스타 사랑은 막을 내렸고, 가끔씩 남자친구들과 스포츠이야기가 나오면 장단을 맞출정도만 알게 됐다.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축구는 A매치만 보는 여자들, 아니면 월드컵만 보는 여자들, 나말고도 많지 않나?


하지만, 내가 남편과 함께 일요일마다 축구도 아니고 야구도 아니고 심지어 농구나 배구도 아닌, 미국의 풋볼을 보게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남편은 대단한 미식축구 광팬이라서, 결혼하고 미국에 오면서 조심스럽게 부탁을 했다. 일요일만큼은 TV채널의 자율권을 자신에게 달라고. 심지어는 시어머니조차 남편고향의 풋볼팀 티셔츠를 나에게 선물로 보내주셨다.

위스콘신 출신의 남편의 팀 이름은 그린베이 패커스(GreenBay Packers).



게다가 이 팀이 미국에서 상위에 드는 풋볼팀이라서, 나의 시가족들의 풋볼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가끔 남편이 "네가 제일 좋아하는 팀은 어디?" 하고 물으면 나는 반사적으로 "그린베이 패커스!"라고 대답해야 한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 하면 나는 남편을 놀려주느라 "톰 브래디!"라고 대답한다. (톰 브래디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팀 소속이고 유명한 슈퍼모델 지젤의 남편이다)


뭐가됐든 평일에는 한없이 성실한 남편이 주말이 되면 늘어지게 누워서 하루종일 이팀 저팀의 모든 경기를 보고, 컴퓨터까지 펼쳐놓고 다른 팀의 상황을 보고, 뉴욕이라 그린베이패커스 경기를 안해주면 실망하고, 때로는 각 팀의 프레스 컨퍼런스까지 다 봐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조금 이른 시간에는 차마 맥주는 못 마시고 계신 남편님


드디어 오후 네시가 넘어가면서


그린베이 패커스의 티셔츠를 입고


와이프가 일하느라 커피를 네잔째 들이키는 동안 옆에서 맥주를 열심히 드시고 계심.


그러다 문득 그 옆에서 열심히 한국 잡지사의 마감에 정신이 없는 나의 뻘건 눈을 발견하고는 미안했던지

"뉴욕댁, 너는 좋은 아내야, 나의 축구사랑을 이해하는 너는 최고." 하고 뜬금없는 멘트를 날린다.


그리고 한달 전 쯤 그린베이패커 팬들이 모이는 바를 집 바로 근처에서 발견하고 환호를 날렸던 그는, 일요일에 혼자 바에 나가서 50불을 술값으로 탕진하고 몇주째 스스로 자숙하며 집에서 TV 시청으로 만족하는 중.


딜린저스라는 바에 이런 G마크를 발견하고 환호.


하지만, 그렇다고 남편의 풋볼 사랑을 마냥 예뻐하는 와이프가 있어서는 안되기에, 나는 가끔씩 그를 놀리곤 한다.

"그린 컬러에 옐로 컬러라니. 너희는 그런 것도 모르니? 경기를 잘하려면 상대방을 제압하는 컬러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린에 옐로? 야, 그건 유치원 삐약삐약 컬러 아냐."

그럼 새삼스럽게 부르르 흥분하며 반격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하나의 재미다.

"원래 그린베이패커스의 컬러는 그린에 골드야. 옐로가 아니라고."

"뭐라구? 너 색약이야? 저게 무슨 골드니 옐로지."

"원래는 골드를 나타내려던 거라고. "

"그렇다고 치자. 어쨌든 그린에 골드, 서커스 컬러야?"

"그린에 골드! 이건 엄연히 우아하고 고상한 기개를 나타내는 컬러라고!"

"서커스 컬러, 아님, 뭐야, 치어리더 컬러? 아님, 어릿광대 컬러 아닌가?"

"아냐!!! 그냥 톰 브래디나 좋아해버려."


하지만, 어느새, 나 역시 남편과 풋볼을 이야기하는 좋은 아내(진짜다! 좋은 아내다!)가 되어버린 나. 그러나 축구의 국제경기만 보듯, 나도 풋볼은 수퍼볼만 보기로. 남편에게 이정도 숨쉴구멍은 만들어줘야, 주중에 다시 잔소리를 하지. :)

Posted by NYCb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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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10.14 2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rachel 2013.10.15 0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인이고 한국남자고 간에 주말에 티비나 겜만 하는 남편
    너무 싫어요.ㅜㅜ 그나마 님이 아이가 없어서 남편분의 주말
    취미를 인정해주시나봐요. 애생겨서 저러면 쫒아내야함^^
    미국은 야구가 아닌 풋볼이 더 인기가 많은가봐요?!

  4. noa 2013.10.15 0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그 시절 학교앞 분식집에 김재현과 서용빈이 떡볶이를 먹으러 왔었어요. 안타깝게도 저는 그날 안가서 같은반 친구가 받아준 싸인만 챙겼었는데...ㅋㅋ

  5. tranquility 2013.10.15 0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유없이 비방하는 댓글이나 더러운 댓글들은 일일이 반응해줄 필요 없어요. 현실의 불만과 욕구를 인터넷으로 분출하고 푸는 사람들일 뿐이니깐요.

    • NYCbride 2013.10.15 03: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처음 악플을 봐서, 오, 이런 데도 이렇게 오는구나 했어요. ㅎㅎ 앞으로는 무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이 공간에 글을 다는 분들의 의견을 함부로 삭제하면 안될 것 같아서. 아무리 악플이더라도요 :) 감사합니다.

  6. 모히또 2013.10.15 0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유없이 험한 댓글 다는 사람들 반응해주시지 마시고 답글도 달지 마시고 그냥 지우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동물에게는 그냥 먹이를 안 주는 게 좋대요.

    미국인이기 이전에 사람이에요. 국적이 문제가 아니라 말이 통하는지 착한지 그런 문제 아니에요?

    크게 좀 보세요. 마음 좁게 갖지 말고요

    부산남자 만나지마, 대구사람들은 안돼, 광주에서 온 사람이랑 왜 만나고 다녀, 강원도 사람들이랑 결혼하다니 제정신이야?

    윗분들이 하신 말이랑 차이가 뭔데요?
    작게작게 분류하기 전에 우리들은 다 사람인데 그렇게 나누는 데에 의미가 있나요?

    위에 댓글다신 분들 출신 대학이나 지역때문에 남들이 쑥덕대고 결혼하지 말라느니 하는 소리 하고 다니면 참 좋겠어요.

    정신차리고 마음이 좀 자라셨으면 좋겠어요
    뉴욕댁님 포스팅 재미있게 보고 댓글 보다가 기분 팍 상해서 댓글을 길게 남겨버렸네요.

    • NYCbride 2013.10.15 0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감사합니다. 여기 오셔서 기분이 상하셨다니 흑흑. 무시하시고, 기분 푸셔요. :) 저는 괜찮습니다. 아, 오늘 이 블로그 인기 좀 많았구나 싶어서 으쓱할 정도입니다. :)
      악플의 경우에는 한 번 지우기 시작하면 저랑 좋은 의미에서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까지 지울 우려가 있고, 그래서 일단은 그냥 두려고 합니다. 아 세상에는 이렇게 화풀이 하는 사람도 있구나, 찌푸리게 되지만, 그런 분들도 다 한국인이고 우리 이웃이니까, 방문하실 수 있도록 하려고요. 그런데 더 좋은 의견을 가지신 분들이 많다는 걸, 그런 악플에 저대신 더 많은 의견을 주신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도 확인하게 되서 기분이 더 좋아졌어요. 감사합니다!!!! :)

  7. 뉴욕가이 2013.10.15 0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뉴욕..물가 참 비싸죠. 전 맨하탄인데 코딱지만한 스튜디오로 한 달 3200불...등등. 퍼브에서 50불
    쓰신거면 아주 적게 쓰신거네요. 그 정도는 용서를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남자들 스트레스 푸는 방법 중
    하나인거 같습니다. 남자들 밖에서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저만 해도 저녁마다 조깅하지 않으면 뭔가 쌓이는 듯한 느낌이니까요. 본인 시간도 허용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 온지 벌써 20년인데도 가끔 한국이 그립네요. 한 내후년엔 뉴저지 쪽으로 갈까 싶습니다. 교통은 시간이 멀어지겠지만 사는 환경은 확실히 틀려질것 같아서요.

    • NYCbride 2013.10.15 0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저도 적게 쓴거라는 거 압니다. ㅎㅎ 일종의 농담이었는데 잘못하다간 남자분들께 혼날것 같아요. ㅎㅎㅎㅎ 뉴욕렌트, 맞습니다. 너무 비싸요!!!! :)

  8. 개념 2013.10.15 0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린베이란 팀이 있긴 있군요.
    전 프렌즈가 떠올랐거든요.
    브래드 피트가 등장한 에피에서 챈들러랑 피비가 풋볼 보는 척 하면서 둘러대던 팀이 그린베이였던 듯...ㅋㅋ

    암튼 글 재미있게 보고 킥킥 웃으면서 스크롤 내리면서 스치듯 댓글을 보다가... 눈버렸네요.
    그냥 대꾸도 마시고 삭제해버리시면 좋을 듯...
    신고 기능은 없는가요?
    아무데나 악플 다는 것들은 한 번 혼쭐을 내줘야 하는데...

  9. 2013.10.15 0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asd 2013.10.15 0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외국 나가 사는 국제결혼은 반대 할 이유가 없죠.
    제가 개인적으로 다문화가 싫은 이유는 내가 싫은데, 다문화가 싫은 사람들이 아무런 잘못도 없이 국제결혼자들과 섞여 살아야 하고, 나의 자녀들이 그들의 혼혈 자녀들과 결혼할 위험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제가 너무 수비적이고 편협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제 얘기를 한번 들어보세요.

    한국은 말이죠.
    수천번씩 외세의 침략을 받은 나라이다보니 외국의 인종이라는게 그리 달가운 인종은 아닙니다.
    근데 그보다 중요한 현실적인 문제는, 북한과 전쟁이 났을때 전 국민이 혼혈이 된다면 한국에 남아 목숨걸고 나라를 지킬 국민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는 겁니다.
    한국의 문화유산과, 언어, 인종, 관습.. 이 모든 것들이 혼혈과, 그 자녀들이 다른 혼혈들과 만나 재 혼혈화, 또 그 자녀들의 재 혼혈화로 완전히 사라져 가는건 원치 않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혼혈은 반은 한국인이 아니라, 반은 외국인일 뿐입니다.

    게다가 한국의 국제결혼 이라는게 글쓴이 분 같은 사랑해서 결혼 한 것이 아니라,
    대다수가 농어촌 총각 매매혼, 외국인 노동자의 국적 얻기용으로 전락해 버린게 현실 아닙니까.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 국적을 얻었을때 사돈에 팔촌까지 친인척 수십명씩 한국에 초청 입국 시키고, 그들이 경기도 용인(?) 강수연양 강.간 살인 사건같은 강력 범죄를 저질렀을때 한국은 과연 사회 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바로 그제인가?
    스리랑카인 세놈이 한국 여대생 윤.간하고 그 여대생이 충격으로 고속도로에서 아마도 차를 세우다가 치어 죽은 사건이 밝혀졌죠.
    가해자인 스리랑카인 한 놈은 불법체류로 추방당한 상태였고, 또 한 놈은 자진 출국한 상태였고, 또 한 놈이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국제결혼자 였습니다.

    이 놈이 잡힌 이유도 가관입니다.
    한국인 부인과 운영하던 가게에서 일하던 한국인 알.바 여자애에게 돈 줄테니 같이 자자고 성매매 제의했다가 알.바 여자애가 경찰에 신고했죠.
    성범죄라 경찰이 휴대폰 사용기록 조회하려고 압수했는데 폰 속에 다수의 한국인 여성들과 같이 음란 행위 했던 사진과 동영상이 다수 발견 되었죠.

    유명한 사건 하나만 더 들죠.
    방글라데시인이 돈이 많은 척 금붙이로 몸 치장하고 이태원에서 한국인 여성들에게 길 물어본다며, 가르쳐주면 고맙다고 햅버거 가게로 유인합니다.
    햄버거 안에 마약 넣어 먹이고 기절시킨 뒤 1박 2일동안 밤새도록 강.간하고 비디오 카메라로 찍은 방글라데시 놈이 있었는데, 피해자인 한국 여중생이 신고해서 잡혔습니다.
    그 놈 집에서는 17명에 달하는 한국인 강.간 피해 여성들의 동영상이 발견되었죠.

    어느 파키스탄인 노동자의 얘기를 해 볼까요?
    한국에 들어와서 사랑한다고 어느 한국인 여성을 꼬셔 국적을 얻습니다.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을 이슬람 종교 유학 시키겠다고 파키스탄으로 보냅니다.
    그 사이 또 다른 한국인 여성을 꼬셔서 첩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 여자도 멍.청한게 둘 사이에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한국에서는 중혼이 법으로 금지 되었기 때문에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합니다.
    한겨례 신문 기획 취재로 나온 기사인데 기사 내용은 그렇습니다.
    둘이 좋다는데 남들이 무슨 상관이냐는 그런 식으로 기사를 실었더군요.

    외국인들로 인해 이런 사태가 한국에서 확산되는 현실에서 과연 국제결혼이 환영받을 수 있을까요?
    글쓴이 분처럼 외국 나가서 살면 문제가 없는데, 문제는 자꾸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서 소통을 하려 한다는 것이죠.
    다문화를 원치 않는 사람들은 그게 너무 싫은 겁니다.
    국제 결혼자들이 자꾸 한국 사회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거지요.

    • Omg 2013.10.15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읽고 보니 어느정도 동감 !

    • NYCbride 2013.10.15 1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asd님, 다른 견해에 대해 정중히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제 삶에 대한 말씀이 아니라고 하시고 저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답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을 만들고 있는 이상, 아니,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저는 이에 대한 관점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asd님께서는 때를 잘못 골라 태어나신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이제는 이렇게 제가 미국에서 올린 글을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확인하실수도 있고, 필리핀 어느 농가에서 asd님이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 그 인종분들이 재배한 바나나를 구입해 드시고 계시며,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그들 손으로 직접 만든 의상을 입고 계십니다. 우리는 세계의 문화에 이미 많이 노출되어있습니다. asd님 혹은 가족분 중 한분은 외국으로 해외여행을 자주 나가시기도 할 것이고, 그러면서 우리들의 식문화, 생활문화는 이미, asd님이 생각하시는 '한국문화'와는 많이 달라져가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우리의 언어와 글과 좋은 관습을 버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문화란 변화하는 것이라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김치만 해도 그렇지요.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배추도 마찬가지고, 심지어 쌀을 주식으로 삼은 것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처음 세워졌을때는 아니지요. 문화는 변화합니다. 천천히요. 심지어 우리나라 언어를 확인하면, 언어도 상당히 많이 변화했습니다. 물론 그 중심은 잃지 않았을 것입니다만.
      세계는 서로 소통하고 있고, 우리는 외국으로 외국인은 우리나라로 각자의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이주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동포나 교민은 외국으로 나가서 살지 말아야 할까요? 그 위험함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다시 문을 닫고 우리의 것을 얼마만큼 고수해야합니까? 우리의 것을 보존하고, 찾고,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 한국문화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일민족문화'에 대한 지나친 판타지에 대해서는,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보수적이고 이기적인 국수주의는 재고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단일민족만이 국가를 이룬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것 같은데, 그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미국의 뉴욕, 유럽의 대도시, 싱가포르조차 수많은 이민자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이민자들의 국가이지요. 하지만, 이 이민자들은 대를 거듭하며 스스로 미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살아갑니다. 아시아인이건, 남미계인이건, 유럽출신이건, 아프리카출신이건 간에 말입니다. 가까운 중국만해도, 한족과 수많은 소수민족들이 중국인으로 불리고 있고요. 그렇다고 그들이 자신의 문화를 잃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 만나는 유태인들은 히브리어를 배우고 관습까지 유지하지요. 게다가 한국에 있는 다문화라면, 그들이 왜 한국의 문화를 헤칠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어떤 근거입니까? 한국에 있는 다문화가정의 2세들은 한국인입니다. 그들은 한국의 문화를 지키고 한국을 사랑할 것입니다. asd님의 노후에 세금을 내고 연금을 드릴 분들은 그분들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한국인들이 혼혈인이 되어야한다, 라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지리적 조건상, 같은 민족이 한 국가를 이루고 있어서 운좋게도 '인종차별'과 같은 사회적 문제없이 잘 살아왔죠.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단일민족'을 외치기에는 세상이 많이 변했고, 아마도 더 변할것입니다. 아마도 외국대도시의 현상과 마찬가지로, 서울에서는 한국사람들이 꺼려하고 힘들어하는 직업에 공급이 부족해 동남아시아에서 끊임없이 노동자들이 들어올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이 원해서일 수도 있지만, 한국이라는 사회가 더 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했고, 그들이 원해서 들어온 그들에게 이러한 인종차별적 잣대를 들이대야 할까요?

      물론 그 과정에서 언제나 좋은 사람들만 한국에 들어올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사건은 참 안타깝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한부분만을 보고 전체를 평가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못하냐, 저게 못하냐라고 비교하며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지만, 외국인여자노동자들에게, 한국남자에게 시집온 외국인부인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알고 계십니까? 둘 다 일어나면 안될 일들입니다만, 세상에는 폭력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너희 외국인 꺼져'가 능사인가요? 문제는 한국사회가 그들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저임금으로 일을 해줄 수 있는 노동력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비인간적으로 그들을 이용하면서, 그들을 얕잡아보고 인간이 아닌듯 대합니다. 필요할 때 싸게 부리면서 평일에는 보기 싫으니 꺼지라고 합니다.

      저는 asd님을 설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잘 알면서도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우리는 결국 그들과 함께 살아갈 것이라는 거죠.
      어떤 결과에는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악행이 저질러졌습니다. 맞습니다. 그들은 끔찍한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며 이용하며 그들에게 악행을 하고 있는 사회는 더 큰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개인을 위협하고 결국 asd님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한국 인터넷을 통해 한국인들과 소통하는 것이 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그냥, 저를 무시하고 지나치시는 게 어떨까요. 죄송하지만, asd님이 변화하시지 않는만큼 저도 변화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인으로 태어났고, 미국인을 만났지만, 여전히 한국인입니다.그리고 한국과 다양한 문화들에 대해 소통하고 싶습니다. 가끔 농담도 하고 싶습니다. 그건 제 권리이고, 이주노동자들의 권리일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세상에는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과도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데, 보통은 그런 경우 최대한 무시하려고 합니다. 저희 집 앞 슈퍼마켓에 일하는 한 분이 정말 무례한데, 그래도 저는 그 가게를 가야하고, 그래서 그냥 얼굴 보고 계산하고 나옵니다. 그런게 어쩔 수 없는 삶인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11. 2013.10.15 07: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에선 시집가면 그 쪽 집안 사람 되는겁니다..
    미국인이면 미국 홈페이지도 많은데..굳이 관심밖인 종목을 자랑삼아 올리실필요까지야..
    한국인은 미쉭축구 안좋아합니다.

    • 이런된장 2013.10.15 0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감입니다.

    • Omg 2013.10.15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틀린 말은 아님...동감

    • ㅇㅇ 2013.10.15 1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의 블로그에 와서 지랄하는 니가 더 불청객임 너같이 열폭종자나 보기 싫은거겠지 ㅋ
      원글님 결혼생활 보기 좋아요 앞으로도 많이 많이 올려주시길^^

    • TT 2013.10.17 0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으이고 답답한 분아. 여긴 개인 블로그에요. 보기 싫었으면 찾아온 너가 잘못이에요.

  12. 파스텔 2013.10.15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사세요. 행복해보이시네요 :)

  13. 호이호이 2013.10.15 0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포츠는 오로지 축구뿐 미식축구? 그냥 미국에서 하는 핸드볼

  14. 호호양 2013.10.15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에도 스포츠를 좋아하는 남편들이 많은데 보통은 축구나 야구겠죠.
    역시 미국인이라 풋볼을 좋아하는 점이 다르네요.

    그리고 서계어디든 역시 부부은 서로 잘하기 나름인 것 같기도..^^;;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15. 삿포로 2013.10.15 1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반대로 제가 스포츠 좋아하고 남자친구는 안좋아해서 고민이에요ㅠ ㅎ

  16. 마우 2013.10.15 1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에 쇼프로에서 풋볼에 죽고 못사는 부부가 나와서 상담하더라구요. 푸핫.
    주말이면 완전 풋볼에 빠져서 아내는 나몰라라 하는데, 자기는 또 풋볼에 빠져사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더라구요.
    아내가 이런저런 컴플레인을 하는 와중에도 "당신이 내가 풋볼을 좋아하는걸 이해해줘서 다행이야"라고 하다가 쇼 진행자에게 쫑크먹더군요 ㅋㅋ
    뉴욕댁님은 현명하게 대처하시는 것 같네요. 히히

    정말 미국에서 풋볼은 어마어마한 위치를 차지하는 스포츠같아요.
    풋볼하는 날은 풋볼장 근처에도 가지 말라고 할 정도이니까요. ㅠ
    아기자기한 부부생활 포스팅 잘 보고 가용:)

  17. 2013.10.15 1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8. 수진 2013.10.17 0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저도 비슷! 제 남편은 컬리지 풋볼을 더 사랑하는지라.. 요즘 토요일은 무조건 ESPN 채널 고정입니당. 판타지 풋볼 전략짤때는(선수 고르기)말을 안시키는것이 좋아요 ㅋㅋ 아마도 풋볼시즌 끝날때까지 그렇겠죠 :-)

  19. 엑스뉴요커 2013.10.31 0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예전에 뉴욕에 살땐 풋볼을 좀 봤던것 같은데, 몇 년간 미국을 떠나있다 보니 이젠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네요. 미식축구보단 그냥 축구가 더 재밌어져서 이젠 눈길이 안가요. 뉴욕 이야기 더 많이 올려주세요~

  20. 한랑 2013.12.04 16: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이런 국제결혼에 말들이 많을까요 ㅠ 사랑해서 결혼한 것인데.. 저는 다문화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이 국가경쟁력을 가지려면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이 확고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그 애들이 자라서 한국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에 보탬에 될만한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1. 허니베져 2014.09.23 23: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블로그 뜨나 검색하다 여기까지 와 버렸네요 ㅎㅎ 일부 사람들의 댓글이 충격적이네요.. 한국 사람들끼리만 소통하고 외국인에 대해 안 좋은 얘기만 듣고 자란 이들이, 그 이상의 세상을 경험한 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할 수는 없겠죠. 국내에서의 다문화는 안 좋게 생각하는데, 왜 외국에서의 한류 열풍은 그렇게 기분 좋아 하는 건지, 세계적인 혼혈 스포츠맨 이야기는 또 왜 그리 반기는지, 참 이중 적인 모습입니다. 한국 여자는 당연히 '자신들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참 시대 착오적입니다. 단일민족? 우리 조상은 모두 아프리카에서 왔답니다.